[Review] 라 트라비아타, 비극의 아름다움 [공연]

글 입력 2018.06.30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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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포스터-라트라비아타-10.jpg
 


라 트라비아타
6.23. 7:30pm 공연

비올레타: 오은경
알프레도: 김동원
제르몽: 최병혁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인생 첫 오페라였고 그렇기에 기대가 많았던 작품이다. '지루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또한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리라. 하지만 강동아트센터에서 열린 '라 트라비아타'는 이런 나의 걱정을 없던 것으로 만들고 막연한 기대를 만족스러운 방식으로 충족시켜 주었다. 인터미션 포함 140분이라는 꽤 긴 시간 동안 이어진 공연이었지만 시간 가는 줄 몰랐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 날은 '오페라'라는 장르가 두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품위 있고 애달프게 전달하는데 최고의 선택임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지금부터 몇 가지 '라 트라비아타' 공연의 좋았던 점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1. 비극적이지만 아름다운 이야기


'라 트라비아타'는 소설 '동백꽃 아가씨'를 원작으로 한다. '동백꽃 아가씨'는 저자인 알렉상드르 뒤마 2세의 실제 경험이 담긴 비극적인 이야기이다. 화류계 여성이었던 뒤마의 전 애인이 폐렴으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그녀를 기리기 위해 '동백꽃 아가씨' 소설을 썼고 이를 베르디가 오페라로 각색한 것이 '라 트라비아타', 즉 '바른길을 벗어난 여자'인 것이다.

비록 시대적 측면 때문에 비올레타의 다소 수동적인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비올레타와 알프레도의 사랑 이야기는 심금을 울리기 충분했다. 둘의 사랑은 알프레도의 아버지인 제르몽의 방해와 이로 인한 알프레도의 오해로 틀어진다. 너무나도 알프레도를 사랑하지만 제르몽의 아버지의 간곡한 부탁을 미처 거절할 수 없었던 병약한 비올레타와 그녀 하나만을 바라봐서 그 배신감이 배로 찾아왔던 알프레도, 그리고 마냥 악역이라 할 수 없는 아버지 제르몽까지... 하나같이 누구의 잘못이라고 말하기 힘든 그저 안타까운 상황이다.



2. 배우의 완벽한 노래와 연기


오페라는 처음이었지만 성악 공연을 아예 처음 본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이번 공연 출연진의 실력과 지금까지의 성악 공연 경험을 비교해 볼 수 있었다. 비록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알 수 있었다. '라 트라비아타'에 나오는 전 출연진은 내공이 상당하다는 것을.

주 출연진인 비올레타, 알프레도, 제르몽 역의 배우분들은 물론이고 이름 없는 단역들까지 너무나도 출중한 노래 실력을 보여줘 이야기에 몰입감을 더해주었다. 그리고 오페라를 듣기 전에는 그 장르를 '이야기가 있는 성악 공연' 정도로 생각했다. 노래만 잘하면 된다고 여긴 것이다. 그러나 이 생각은 정말로 잘못된 생각이었다. 배우들의 표정, 손짓, 호흡까지 그 역에 잘 녹아들어서 표출되는 느낌이 남으로써 이야기가 매끄럽게 진행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라 트라비아타' 출연진들은 노래와 연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더욱더 완성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3. 오케스트라의 환상적인 선율


좌석이 무대 가까이 있는 2층 가장자리 쪽이라서 우리 자리는 오케스트라가 훤히 잘 보이는 곳이었다. 그래서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지휘와 악기 종류, 연주하는 모습 등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현악기, 관악기 등 웬만한 악기는 다 있는 작지 않은 규모의 오케스트라였는데 지휘자의 리드에 따라 시작과 끝, 악기 소리의 강약이 정해지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니 신기했다.

아는 곡은 솔직하게 초반에 나오는 '축배의 노래'밖에 없었으나 그 뒤에 나오는 다른 곡들도 상황에 어울리는 즐겁거나 애절한 곡들이 많았다. 특히 비올레타가 죽음을 맞이하는 제3막의 곡들은 비극적인 비올레타의 상황에 너무나도 잘 맞아 눈물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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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본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성공적인 선택이었다. 무대가 다 끝나고 배우와 연출, 감독 등이 인사를 올릴 때는 절로 박수가 나오더랬다. 그리고 오페라는 특정 부유층만 즐기는 문화라거나 다소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은 공연이 끝나고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다음에 기회가 닿는다면 다른 오페라 작품도 기꺼이 볼 의향이다. 다음에는 어떤 아름다운 무대가 나를 기다릴지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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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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