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이 비르투오시 이탈리아니 [공연]

글 입력 2018.06.27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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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클래식에 입덕하게 되는 건가. 요즘 하도 클래식을 자주 꾸준히 듣다보니까. 처음엔 좀 어렵고 낯설고 어색하면서도 새롭고 설래고 첫만남처럼 좋았는데, 지금은 마냥 좋다. 어려운 감정은 이제 가시고 마음껏 즐기고 왔다. 너무 좋았다.

문화 생활이 왜 '교양'이라고 칭하는지를 느꼈다. 어릴 때부터 부자인 집안과 갑자기 떼돈 번 졸부의 차이는 문화생활을 누리는 양식의 차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문화 자본을 소비하는 태도라고 할까. 꾸준히 오랫동안 접하지 않으면 예술은 즐기기가 낯설 것 같다. 이는 여유에서 오는 걸까. 사랑하는 마음일까. 영혼, 정신을 맑게 해주는 아름다운 선율이었다. 클래식이라는 선물을 받아서 감사하다. 정말 순수하게 기뻤다. 부드러운 협주와 섬세함을 느꼈다. 정말 기뻤다.

곡을 듣는데 왠지 이탈리아의 감성이 느껴지기도 하고. 내가 이탈리아에 간 것처럼 유럽의 청량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너무 낭만적이다. 공연 전체가, 모든 곡들의 분위기가 전부 몽실몽실 부드러웠다. 같은 곡이어도 연주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하는데, 이번 공연은 전부 낭만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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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는 역시 비발디의 사계 (2부 전체 다)라고 느꼈다. 이 공연의 꽃으로 가장 화려했다. 봄은 꾀꼬리처럼 청량하고 봄느낌이었다. 그리고 여름은 우울해서 좋았다. 폭풍우 치는 듯한 소리. 게다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의 현악기의 빈 공간을 쳄발로가 채워주다니 감격이다. 감정을 건드려서 더 대리만족을 시켜주는 걸까. 이렇게 클래식을 즐기게 되는 것이고. 가을을 들으면서 든 생각이 있다. 클래식은 곡이 너무 길어서인지 내가 음을 다 외우지는 못하겠다. 흐름을 따라가서 들을뿐. 못외워서 아쉽지만 오히려 그래서 그 점이 더 좋다. 모험자 여행가의 게임음악 같기도 하고. :)

그러고보니 지휘자 없이 눈짓과 손짓으로만 연주해도 너무 잘 맞다는게 정말 대단했다. 제일 좋았던 겨울구간. 격정적이어서 짜릿했다. 몸이 들썩이는 걸 말리느라 힘들었다.

확실히, 이제 요즘은 클래식이 안어렵다. 자주 봐서 그런가. 순수하게 너무 즐겁다. 귀가 호강한다. 아쉬운 점이 조금 있었는데 악장마다 박수치는 관객(나중에는 안해서 다행이었다)과 음향 울림이었다. 소리가 너무 퍼져서 아쉬웠다. 진짜 화려하게, 메인 멜로디로 이끄는 바이올린 소리가 잘 안들려서 아쉬웠다. 소리가 무대에만 맴도는 것 같아서.. 더 좋은 구조였으면 더 크고 풍성하게, 넓게 들을 수 있었을텐데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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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첫곡은 역시 휘몰아치는 곡, 그리고 우아하고 분위기 있는 곡들이었다. 첼로 너무 배우고 싶다. 앙코르를 네번이나 하다니 정말 놀라웠다. 힘들지 않을까, 그리고 열정에 너무 감사했다. 나에게 정말 너무나 큰 선물이었다. 손아프게 박수를 엄청 졌다. 미술은 내 눈, 시각을 즐겁게 해주는 예술이고 음악은 내 귀를 즐겁게 해주는 예술이다. 이제 정말 순수하게 즐기는 것도 너무나 좋다. 행복하고 기쁘다.

아니 이렇게 좋은 곡들을, 그 옛날 사람들이 계속 해왔다니 놀랍다. 이 좋은 곡들이, 아직도 사람들에게 낯설다니. 이제 좀 억울해지려고 한다. 나도 이제 갓 즐기고 있기 때문에. 역시 우리 생활 속에 가까이, 친숙하게 있어야 한다. 오랜시간 꾸준히 보아야 친해질 수 있다. 너무 즐거운 공연이었다. 유쾌하고 행복한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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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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