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생활자의 특별한 유럽 서점 순례

 

신경미 지음

352쪽

값 17,000원

카모마일북스

인문>인문교양

출간일 2018년 5월 29일

 

‘시간을 파는 서점’에서 저자는 2010년 아이들과 함께 남편이 유학 중인 네덜란드로 떠나게 된다. 이 때부터 네 명의 딸들과 함께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유럽 구석구석의 서점을 돌아다니며 추억을 쌓는다. 이 책은 저자가 다녀온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만난 책들, 사람들, 역사 등 문화를 기록한 것으로 책이라는 하나의 매체를 통해 더 많은 이들과 그간의 여정을 나누고자 한다. 단순히 유럽의 역사가 깊은 유명한 서점을 소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점이라는 공간 안에 깃든 문화에 대해서 풀어내고 있다.

 

책을 한 장씩 찬찬히 읽어 나가는 동안 지난겨울 유럽으로 여행을 다녀온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당시 유럽의 여러 미술관과 박물관에 다니면서 생각하고 느꼈던 감정이 나에게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여행을 하는 동안 우리나라에서 접하기 힘든 작품을 직접 불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장소들에서 나는 그 이면의 무언가를 느끼었다. 이들의 일상에서 예술이 자신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그들이 예술을 대하는 태도 등과 같은 사람들의 심리적, 문화적 기질을 엿볼 수 있었다.

나는 작품이 전시된 박물관 같은 곳을 순행하였다면 저자는 책이 전시된 서점이나 책방을 찾아다니면서 책의 문화와 가치 그리고 책을 대하는 각 나라마다의 태도와 성격을 이해하였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즉 나는 예술 작품을 통해서 이 안에 녹아있는 유럽 사람들의 문화를 이해하였다면 저자는 서점과 책이라는 대상을 통해서 바라본 것이다. 완성된 하나의 작품과 대면하기 위해서 그 장소까지 가는데 드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이 과정에서 만나게는 수많은 사람들과 상황에서 우리는 또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낀다. 아마도 저자도 이러한 이야기들을 하고 싶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였기에 그가 말하고 있는 이야기들에 많이 공감하였다. 평소에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에 대하선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책 군데군데 내가 다녀온 서점도 있어 매우 반가웠다. 여행 당시엔 그 서점이 단순히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 인기 장소로만 생각하였다. 그런 긴 역사를 가진 곳인 줄 알지 못하였다. 미리 알았더라면 좀 더 의미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다음에 다시 유럽에 방문하는 기회가 된다면 여기에 소개된 서점들을 반드시 들려 시간을 보내야겠다.

 

우리나라는 아직 유럽에 비해 책에 관련한 프로그램이나 인식, 문화 등이 현저히 낮다. 그래도 해방촌, 종로, 연남동 일대 뿐만 아니라 지역 곳곳에서 독립책방이나 독립출판사가 생겨나고 있는 현재 분위기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종이책에 관심이 있고 그 수요가 꾸준한 것을 알 수 있다. 책과 서점 그리고 여기에 담겨있는 우리 인간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나누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꼭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