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The Emperor of Ice-Cream: 죽음을 바라보는 방식 [문학]

글 입력 2018.06.30 15:1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The Emperor of Ice-Cream
Wallace Stevens

Call the roller of big cigars,
 The muscular one, and bid him whip
 In kitchen cups concupiscent curds.
 Let the wenches dawdle in such dress
 As they are used to wear, and let the boys
 Bring flowers in last month's newspapers.
 Let be be finale of seem.
 The only emperor is the emperor of ice-cream.

 Take from the dresser of deal,
 Lacking the three glass knobs, that sheet
 On which she embroidered fantails once
 And spread it so as to cover her face.
 If her horny feet protrude, they come
 To show how cold she is, and dumb.
 Let the lamp affix its beam.
 The only emperor is the emperor of ice-cream.




 시의 배경이 되는 장소는 장례식장이다. 장례식을 생각하면 어떤 모습들이 떠오르는가? 가족과 친척들이 울고 있는 모습, 조문객이 조화를 전달하는 모습, 검은색 상복을 입고 고인을 애도하는 모습이 일반적일 것이다.
 
 하지만 시인은 장례식장에 방문한 조문객에게 줄 답례품으로 담배와 아이스크림을 언급한다. 근육질의 남성은 아이스크림을 만든다. 상갓집에서 일을 하는 아이들은 검은색 상복이 아닌 평소에 입는 옷을 입고 일을 한다. 의도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어두운 분위기의 장례식장과 대조되는 소재를 사용한 것이다.
 
 이러한 장면은 더 나아가 고인의 얼굴을 덮는 천으로까지 확장되는데 시인은 흰 천이 없으니 고인이 직접 수 놓았던 공작새가 있는 천을 고인의 얼굴에 덮으라고 말한다. 이러한 장면은 독자가 고인의 장례식을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가 아니라 우스꽝스럽게 느끼게 한다.

 그렇다면 Wallace Stevens는 왜 장례식장을 이렇게 표현한 것일까? 죽음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본 것이다. Wallace Stevens가 시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바는 죽음은 모두가 겪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우리가 죽음을 과도한 슬픔으로 받아들이고 누군가가 죽었을 때 매우 슬퍼하고 눈물을 흘려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있다고 말했다(실제로 과거에는 고인의 장례식에 돈을 주고 사람을 불러 장례식장 앞에서 시끄럽게 울게 시키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그의 관점에서 죽음은 우리의 피와 살이 흙이라는 자연으로 돌아가는 변화의 과정일 뿐이며 이러한 변화는 일상에 늘 있는 것이므로 너무 지나친 슬픔을 부여할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Wallace Stevens의 시를 읽으면서 나도 저러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뿐 만 아니라 Wallace Stevens의 관점으로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Wallace Stevens이 아닌 누가 죽음을 저러한 방식으로 여길 수 있을까? 고착화된 고정관념을 부수고 새로운 관점을 독자에게 제시하는 그의 능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그의 시를 통해 어둡고 무겁고 슬픈 것으로만 인식했던 죽음을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해 볼 수 있어 시를 읽는 내내 즐거웠고 많은 사람들이 Wallace Stevens의 시를 읽으며 죽음을 새롭게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박성원.jpg


[박성원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