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또 다른 나'의 발견

글 입력 2018.06.3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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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 의문이 나를 찾아온다. 왜 책을 읽지, 그림을 보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공연을 보러 다니는 걸까.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처럼 예술 작품을 찾아다니는 걸까. 단순히 내게 위로를 주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을 본다는 만족감 때문에? 정말 그게 전부일까. "대체 예술에 어떤 마력이 있는 걸까?"에 대한 질문은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난해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예술가의 삶을 조명한 책과 영화, 전시를 찾아다닌다. 그것 안에는 그들 스스로 "내가 예술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사람들에게 예술로 무엇을 전해주고 싶은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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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


"나는 예술가입니다." 왜냐하면 나에게 그 말은 무엇인가를 온전하게 찾아낼 때까지 늘 노력하는 걸 의미하거든. 그건 "나는 그것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있습니다. 이미 그걸 찾아냈지요"라는 이야기와는 정반대되는 말이다. 나에게는 그 말이 "나는 무엇인가를 찾고 있고, 아주 열중하고 있다"라는 걸 뜻한다.


 

예술로 발견하는 '또 다른 나'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예술가, 자신을 바쳐서까지 예술에 대한 답을 탐구했던 빈센트 반 고흐의 말에서 예술가의 마음을 엿보았다. 예술가들이 지독한 탐구를 통해 자신의 작품에 담고자 했던 것은 사람과 세상에 대한 진심 어린 마음이었다. 계속해서 무언가 탐구하고,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세상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 노력했던 그들의 고민은 그들의 작품 속에 짙게 묻어 나와 우리에게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끔 만든다. 그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 예술로 표현한 고민의 흔적이 우리에게 '또 다른 나', 그리고 '길' 을 찾게 돕는다.

예술이 가진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개인이 표현한 예술 작품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그 안에서 나를 발견한다는 점. 작품에서 공감과 위로를 받고 나를 굳건히 지켜나가는 사람들이 있고, 작품과 커다란 마찰을 통해 완전히 다른 발견하고 바뀌는 사람들도 있다. 예술은 숨어있던 나를 발견하게 하고, 기존의 나를 성장시키고, 인생을 다양한 빛깔로 만들어나가게 한다.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삶의 부분을 예술가의 눈을 통해 빌려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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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생각 표현 = 예술의 연장선?

그들이 밤을 지새우며 고민하고 절망하며 만들어 낸 작품은 우리에게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생각을 자신에게 비추어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된다. 예술을 감상한 사람들에게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만든 생각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작품은 그것을 향유하는 관객을 통과하고 나서 그들의 생각과 맞물려서야 진정한 예술 작품이 된다. 그런 점에서 관객의 생각도 예술의 일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의 생각은 중요하다. 예술을 감상하고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일은 예술에 하나의 의미를 더하는 일이다. 즉, 관객의 작품에 대한 생각도 예술의 연장선이다.



거리에서 이젤을 펼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 그는 이미 화가야.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김형수)

거리에 이젤을 둔다는 말은, 나로부터 태어난 생각과 감정을 세상에 보내고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 앞에 평가 받는다는 말이다. 세상에 자신의 작품을 내보인다는 것이 쉬운 일이라고 여길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정성스레 빗은 작품 안에는 단순한 생가과 감정을 넘어 '나 자신'이 온전히 담겨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에 따뜻한 시선을 보내며 공감할 수도 있지만, 때로 차가운 시선과 무시를 보낼 수도 있다. 이때 세상 사람들로부터 '내 작품'만 거절당한 느낌을 받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 자체가 사람들로부터 거부당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 앞에 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내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 거듭 생각하고, 때로 검열하며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쓰게 된다.

예술가가 세상에 내놓은 작품은 이런 험난한 과정에서 탄생한다. 우리가 예술 작품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일 또한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 없다. 예술 작품 자체를 이해하고, 거기에 자신만의 의미를 찾고, 마지막으로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다. 나의 생각을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일이 남았다. 사람들마다 예술 작품에서 발견하는 것이 다르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의 생각에 다양한 평가를 달기도 한다. 이건 좋은 생각이야, 아니 이건 너무 동떨어진 생각이야! 사람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세상 밖에 내 생각을 노출하는데 제약을 두게 한다. 거리에 이젤을 두기가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나는 김형수 작가의 책에 나온 저 구절을 항상 마음에 두고 있다. 왜냐하면 나 또한 거리에 이젤을 두기 두려워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예술가가 힘들게 만들어 놓은 작품을 오인하면 어쩌나, 내가 이 작품에 대해 이렇게 말해도 되는 걸까, 이게 전부 잘못된 생각이면 어쩌지. 예술 작품을 보며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감정과 생각임에도 나는 그 생각을 자주 의심하고 불안하게 여겼다. 그래서 그걸 표현하는 일이 더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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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INSIGHT = 나를 이해하고, 발견하는 '통로'

'ART insight'에 글을 쓰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도 막막했지만, 쥐어짜고 쥐어짜서 힘들게 생겨난 생각을 제대로 된 단어와 문장으로 표현하는 일도 어려웠다. 가끔은 내가 느낀 것과 그것을 표현한 글이 너무도 동떨어져서 충돌을 겪었다. 그 시점에 참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ART insight'의 'Insight'의 뜻대로 내게 좀 더 나은 '통찰력'이 생겼다고 믿게 되는 시기가 찾아왔다. 더 깊고 진지하게 생각하려 노력하는 나를 발견했다. 어떤 생각이 더 예술가가 진정 표현하고자 했던 의미에 가까운 것인가 고민하고, 그가 무엇을 표현하려고 했는지 깊이 파헤쳐 보고, 다시 세상에 이 작품은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봤다. 그리고 예술을 통해 나 자신을 이해하려고 했다.

그동안 써왔던 글을 모아서 읽어보면 내가 예술 안에서 고통적으로 무엇을 발견하고, 어떤 시선으로 예술을 바라보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기록을 남기지 않고 간간이 보고 듣던 시간 안에 넓게 펼쳐져 있던 조각난 나의 모습이 하나의 퍼즐로 맞춰지는 기분이었다. 'ART insight'를 통해 나를 이해하는 시간이 생겼다. 'ART Insight'라는 예술이 풍부하게 솟아오르는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보며 더 나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작은 골방에서 혼자 기록을 남기고, 어느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던 시간과는 전혀 다른 일이 일어난 것이다. 사람들이 나와 같은 것을 보고 들으며 어떤 다른 생각을 하는지 관심을 기울일 수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을 하나의 문장으로 떠올렸다. '아트인사이트는 나를 이해하고, 나를 발견하는 통로였다.'




[김하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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