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 '사각(死角)'에 대한 단상

글 입력 2018.07.04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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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死角)'에 놓인 '사람'들에 대해. 그리고 그들을 자신의 '사각(寫角)'에 담은 영화들.


사각(死角)
 : 어느 각도에서도 보이지 아니하는 범위
 : 관심이나 영향이 미치지 못하는 범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사각(寫角)
 : 찍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카메라의 위치나 렌즈의 각도
 : 카메라 앵글




보이지 않는 곳, '사각(死角)'지대


우리는 흔히 보이지 않는 곳을 '사각지대'라고 표현한다. 사각지대에 대한 정확한 사전적 정의는 없지만 차마 보지 못한 곳, 보이지 않기 위해 숨어 들어가는 곳으로 통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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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사각지대는 주류가 있는 곳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이러한 사각지대에 속한 '비주류'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힘들다.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기에는 너무도 많은 장애물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개인의 특수한 상황 및 성향으로 치부하며 쉽게 지나치거나 '비정상적인 인생'으로 낙인찍어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들이 있다. [사각지대]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 알면서도 외면한 사람들을 '사각(寫角)'을 통해 만나볼 예정이다.



'사각(寫角)'에 다양성을 담다


문화예술계. 특히 영화계는 비주류에 대한 차별에서 벗어나 다채로움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화 속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직도 벡델 테스트(1985년 미국의 여성 만화가 엘리슨 벡델이 남성 중심 영화가 얼마나 많은지 계량하기 위해 고안한 영화 성평등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영화가 대부분이며 장애인 또는 백인이 아닌 다른 인종의 사람들은 조연, 엑스트라에 그치는 경우도 수없이 많다.

어쩌면 영화는 카메라를 통해 사각지대를 비추는 동시에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을 지우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프란시스 맥도먼드의 수상소감은 주목할 만하다.




'Inclusion Rider' 


그녀가 마지막에 외친 이 두 단어는 여성, 성소수자, 유색인종, 장애인 등 그간 알게 모르게 소외돼 온 다양한 인물들을 일정 비율 제작진 및 출연진에 '포함'해 달라는 계약상의 첨부조항을 가리킨다. 조항을 만들어 관용을 논할 만큼 영화 현장은 아직 모두를 포용하기 부족한 것이다. 프란시스 맥도먼드의 수상소감은 우리가 다양한 사람들을 수용하는 것에 있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줬다.

프란시스 맥도먼드의 수상소감은 강렬했지만 당장 사람들의 가치관을 바꾸진 못할 것이다. 오랜 기간 유지된 전통과 이데올로기는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로 인해 다양성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용기를 내 먼저 포용하는 사람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러한 작은 변화가 세상을 바꿔나가는 것이다. 영화도 그렇다. 어찌 됐건 영화도 꾸준히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 다루며 이러한 사람, 이러한 인생도 있음을 알리고 사회를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다. [사각지대]도 이러한 변화를 위한 노력에 함께 참여하고자 한다.



모난 돌을 둥글게, 둥글게


'사각(四角)'형은 빈틈없고 안정적인 도형처럼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사각지대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빈틈없는 도형일수록 변화의 가능성은 작고 외면되는 다양성은 많다. 완벽함과 안정성을 위해서는 잘못됐지만 보호되는 사회적 통념도, 수용돼야 하지만 외면받는 가치도 있기 때문이다. 모난 사각형의 세상은 차갑고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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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각형의 모서리를 깎다 보면 어설프지만 어느 정도 원의 형태를 보이는 것처럼, 이러한 사각지대도 깎아내다 보면 둥근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각지대]를 통해 둥근, 더 좋은 세상을 위한 답을 찾아보고 싶다.

당장은 이러한 현실에 대한 해결책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다. 혹자는 영화는 한낱 재미를 위한 콘텐츠일 뿐, 이 속에서 해답을 찾지 못할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언제나 늘 그랬듯이". 재미를 위한 영화일지라도 그것을 통해 사각지대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난다면 좋은 답안을 토론할 수 있는 장이라도 마련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사각지대]는 이러한 생각들로 출발한다. 우리 함께 사각지대 속으로 한 발짝 나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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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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