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우리'와 '그들'의 차이가 낳은 공포와 분노, 낯선사람

글 입력 2018.07.0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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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우리'와 '그들'의 차이가 낳은 공포와 분노
낯선사람



2014년쯤에 한 인권영화제의 슬로건에 매료된 적이 있었다. 그때 영화제의 슬로건은 '우리,여기,있어요'였다. 딱보고 개인의 실존과 권리를 존중해야한다는 의미겠거니 했는데, 내 추측보다 깊은 의미가 있었다. 인권운동가가 개막식인가 폐막식때 이야기 해줬다. 그녀는 차별이 '우리'와 '그들'을 구분하는데서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머리를 한번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들이 특별히 달라서 차별받은게 아니라, 우리의 인식 자체가 틀렸기에 차별받았다는 사실이 그때의 나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그들은 특별히 떨어지거나 도와줘야하는 존재가 아닌, 우리와 함께 숨쉬고 살아가는 인간이었다.

이 사회에서 그 사람들이 '그들'이 아니라 '우리'였다면, 그러니까 뉴스나 괴담에 나오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이웃이나 가족이었다면 그들은 무언가이기 전에 사람이었을 것이다. 세상에는 성소수자, 취약계층, 다문화, 등 여러 이름을 달고 차별과 혐오가 생산되지만, 막상 '그들' 중 얼굴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얼굴이 없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온정을 베풀지 않는다.

사람들은 '우리'와 '그들'을 나누는 것은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며 언제고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에 머물 것이라 생각한다. 아니, 사실 오히려 그런 사실이 우리를 더 괴물로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낯설다는 것, 혹은 우리와 다른 '무언가'라는 상상은 너무나 쉽게 대상을 왜곡시킨다. 세상에 존재한 많은 비극이 '우리'와 '그들'의 미세한 차이에서 탄생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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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화단 운동은 서양의 낯선 문화에 대한 강렬한 경계심으로 탄생한 운동이었다. 그 기저에는 치밀한 이익관계가 내재되어 있지만, 이익관계를 넘어선 광기에는 분명 '우리'와 '그들'의 차이가 있었다. 오늘 소개할 연극 <낯선 사람>의 원전은 니츨러의 유고작 <의화단 운동>(1926)은 당시 역사적 사건 속에서 목격할 수 있는, 유럽과 동양 사이의 심리적 상태와 그 차이를 드러내고 있는, 미완성 소설에 있다. 이 작품을 각색하여 새롭게 재창작한 <낯선 사람>은 의화단 운동이 가지고 있는 역사성과 슈니츨러의 심리적 접근을 동시대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수많은 페르소나를 걸치고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 분열과 갈등은 필연적이다. 우리는 수많은 '우리'와 '그들'을 마주한다. 꼭 외부에서만 '그들'을 만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때로 우리 안에서도 낯선 사람을 발견한다. 현대사회에서 자신의 얼굴을 온전히 바라보는 것은 쉽지 않다. 기술과 행정의 발달로 우리는 거울을 닦을 새가 없다. 결국 우리가 바라볼 수 있는 것은 깨진 거울 속에서 '나'를 바라보는 것과 같다. 수많은 파편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나'를 만난다. 어디까지, 혹은 무엇이 진짜 자아인지 모르는 세상 속에서 연극 <낯선사람>은 새로운 성찰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낯선 사람
- 나는 분열한다, 고로 존재한다. -


일자 : 2018.07.14(토) ~ 07.22(일)

시간
평일 20시
토 15시, 19시
일 15시
월 공연없음

장소 :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기획/제작
테아터라움 철학하는 몸

관람연령
중학생이상 관람가

공연시간
100분




문의
티위스컴퍼니 (Tiwis)
070-7705-3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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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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