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세 거장의 에튀드, 프레디 켐프 피아노 리사이틀 [공연]

쇼팽, 라흐마니노프, 카푸스틴의 에튀드
글 입력 2018.07.0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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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주목할 만한 피아노 리사이틀이 열린다. 프레디 켐프의 에튀드 공연이다. 에튀드라는 장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클래식 애호가들도 많겠지만, 친숙치 않아 공연 감상을 망설이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나에게도 클래식은 아직 조금 어려운 장르다. 그런데 최근 음악보다 공연을 먼저 접하면서 클래식의 매력을 몸소 느끼고 있다. 공연을 보고 거꾸로 음악에 흥미가 생긴 거다. 이번 공연이 보여줄 또 다른 클래식의 세계는 어떨지 매우 기대가 되고, 클래식은 알고 보면 더 풍부해지는 공연이기에 몇 가지 궁금한 점들을 찾아 보았다. 나를 포함해서, 좀 더 쉽게 공연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얇고 짧은 정보를 소개하려고 한다.

우선 '에튀드'의 사전적 정의는 '연주 기교의 연습용으로 작곡한 곡', 즉 한 마디로 연습곡이다. 그런데 집에서 테크닉을 연습하기 위한 용도였던 이 연습곡을 하나의 예술로 끌어 올린 것이 바로 쇼팽이다. 기교와 풍부한 정서의 조화를 통해, 집을 넘어 공연장에서 울림을 선사하는 곡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물론 쇼팽 혼자서 이 장르를 완성시킨 것은 아니지만, 쇼팽의 에튀드는 많은 에튀드 곡 중에서도 으뜸으로 손꼽힌다.

그의 에튀드는 작품번호 10번과 25번 두 가지가 있는데, 특히 작품번호 10번은 드라마, 영화 등에 많이 삽입되어 많은 사람들의 귀에 익은 곡이다. 그리고 바로 이번 공연의 레퍼토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쇼팽


F.Chopin: Etudes Op.10
쇼팽: 연습곡 작품번호 10

제 1번 C장조
제 2번 a단조
제 3번 E장조
제 4번 c샤프 단조
제 5번 G플랫 장조
제 6번 e플랫 단조
제 7번 C장조
제 8번 F장조
제 9번 f단조
제 10번 A플랫 장조
제 11번 E플랫 장조
제 12번 c단조


(*Op.(Opus)는 작품번호, No.(Number)는 곡의 번호를 가리킨다)

총 12곡으로 이루어진 에튀드 작품 10은 고난이도의 기교로 연주자에게 엄청난 고통을 준다고 한다. 음악을 듣자마자 '아무나 칠 수 있는 곡이 아니'라는 게 단박에 느껴진다. 지루하기는커녕 오히려 온몸에 긴장감을 주는 음악이다. 그런데 이 곡이 기교만으로 가득찬 것은 절대 아니다. 현란하면서도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선율이 곡에 따라 갖가지 감흥을 선사한다. 봄의 생명력이 연상되는 밝고 아름다운 곡도 있고, 비오는 밤과 어울리는 서늘하고 감상적인 곡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No.3과 No.5가 확 꽂혔다.





쇼팽의 연습곡이 19세기 초중반에 작곡되어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면 20세기 초에는 라흐마니노프, 현대에는 니콜라이 카푸스틴이 있다.



라흐마니노프


베토벤하면 교향곡, 쇼팽하면 피아노가 떠오르는 것처럼 라흐마니노프하면 '피아노 협주곡'이다. 피아노 협주곡에서 볼 수 있는 그의 스타일이 에튀드에서도 나타나 있다. 장중하고 우아하며, 서정적이고 아름답다. '회화적 연습곡'이라는 제목처럼 다양한 이미지들을 떠올리게 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Op.33과 Op.39 두 작품 중 Op.39를 만나볼 수 있다.


S.Rachmaninov: Etudes-Tableaux Op.39
라흐마니노프: 회화적 연습곡 작품번호 39

제 1번 c단조
제 2번 a단조
제 3번 f샤프 단조
제 4번 b단조
제 5번 e플랫 단조
제 6번 a단조
제 7번 c단조
제 8번 d단조
제 9번 D장조






카푸스틴


일반 대중에게는 세 작곡가 중 아마 가장 덜 알려진 이름일 테지만, 재즈와 클래식을 조화시켜 세계 음악계에서 자신의 입지를 굳힌 작곡가다. 처음 음악을 들었을 때 꽤나 놀랐다. 재즈인지 클래식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재즈적 색채가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푸스틴은 자신이 재즈 피아니스트가 아닌 작곡가일 뿐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의 말대로, 장르를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다만 클래식 피아노의 세계를 훨씬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그의 재즈적 색채에 주목해 본다면 매우 즐거운 음악적 경험이 될 것 같다. 또, 장르적 매력뿐만 아니라 그의 음악 자체가 매우 즐겁고 경쾌해서 누구나 좋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N.Kapustin: 8 Concert Etudes for Piano Op.40
카푸스틴: 8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작품번호 40

I. Prelude
VII. Intermezzo
VIII. Fin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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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작곡가와 에튀드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지만, 엄청난 난이도를 자랑하는 세 작품을 한 공연에서 선보인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연주자 프레디 켐프의 역량이 크게 돋보일 것 같다. 우리에게 친숙한 한국 피아니스트들의 영상을 덧붙였는데, 이들의 연주와 비교해봐도 좋을 것이다. 다양한 연주자들이 연주했던 명곡들을 그가 또 어떻게 해석해낼지 기대가 된다.


[박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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