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나에게 클래식의 세계는 항상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곳이였지만, 그와 동시에 엄숙하고도 심오한 그 세계를 과연 내가 이해할 수 있을까 싶어 쉽게 가까이 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아트인사이트를 통해 이번에 예술의 전당에서 피아노 리사이틀을 한다는 소식을 알게되었다. 여전히 궁금했다. 그래서 찾아보니 프레디 켐프라는 연주자가 쇼팽, 라흐마니노프, 카푸스틴의 에튀드를 연주하는 리사이틀 이였다.

그가 세 거장의 에튀드를 어떻게 해석하고, 본인의 것으로 표현할 것인지 궁금했고, 원래 에튀드와 비교하면서 듣고 싶어졌다. 그러기 위해 공연을 보기 전 세 거장의 에튀드를 미리 들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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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튀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쇼팽의 에튀드. 본래 '단순히 기술적 훈련을 위한 연습곡'으로 쓰여졌던 에튀드는 쇼팽을 거치면서 기술적 측면과 더불어 예술성까지 갖추어 완성된 장르가 되었다.이번 피아노 리사이틀에서는 쇼팽의 에튀드 중 첫번째 연습곡집인 *op.10 전곡을 만나볼 수 있다.

쇼팽의 에튀드는 그 명성만큼 영화,드라마에도 자주 나왔는데 그중에서도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에 삽입되어 우리에게 익숙한 곡인 op.10-5를 들어보자. 이 곡은 주로 검은건반으로 연주하여 부제인 흑건으로도 많이 불리는데, 빠른템포와 함께 왼손은 스타카토를 오른손은 레가토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비교적 치기 어렵다고 한다.

*op:작품 자체의 고유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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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의 에튀드는 '회화적 연습곡'이라고도 하는데 제목처럼 곡을 듣는 순간 시적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라흐마니노프의 에튀드 op.33과 op.39 중 op.39의 9곡이 무대에 오른다. op.33 역시 궁금해서 둘다 들어봤는데, op.39는 op.33에 비해 좀 더 서정적이고 슬픈 느낌이였다. 알고보니 op.39는 그의 아버지와,친구 그리고 스승의 잇따른 죽음으로 그가 불행을 겪던 시기에 작곡되었다고 한다.

밑에 첨부된 op.39-1은 마치 폭풍이 휘몰아치는 바닷가의 파도를 떠올리게 하며,현란한 연주기교가 돋보이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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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푸스틴은 클래식에 재즈적 요소를 가미해 자신만의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한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이다.  카푸스틴의 밝고 통통튀는 에튀드들은 한번 들으면 귀에 쏙쏙 들어오며, 기존 클래식에 비해 재즈적인 리드미컬함이 돋보여서 매력적이다. 그러나 카푸스틴의 곡은 재즈적인 리듬감이 돋보이면서도 정통 클래식을 잃지않아 더욱 의의가 있다.

카푸스틴의 곡들은 클래식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거나 접근하기 어려웠던 사람들도 쉽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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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 켐프는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이다. 그는 8세가 되던 해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데뷔하였으며, 1998년 차이콥스키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3위 입상과 만장일치로 청중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프레디 켐프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무언가 배우고,더 발전할 수 있는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라디오에서 연주하는 협주곡,피아노와 빅밴드를 위한 프로그램 등 끊임없이 새로운 레퍼토리를 수용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방대한 레퍼토리를 소화하는 그가 어떤 예술적 감성과 테크닉으로 세 거장의 에튀드를 표현할 지 몹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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