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100년의 시간, 그리고 알란과 함께하는 세계여행

글 입력 2018.07.0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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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넘어도망친100세노인_티저포스터1.jpg
 

100세의 알란, 그는 그의 생일날 아침 양로원을 탈출했다. 탈출하자마자, 알런은 갱단의 돈가방을 우연하게 '훔치게 되는' 일에 휘말리게 된다. 이 정신없는 소동 속에서 우리는 알란이 자신의 소동에 동행하게 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그의 인생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러시아, 중국, 프랑스 등 세계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각 지역의 춤과 분위기, 그리고 역사적 인물들을 만나면서 우리는 20세기의 파란만장한 현대사의 산 증인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냉전, 세계대전, 사회주의 , 자본주의, 산업혁명 등 사회의 굵직한 부분들을 실제로 겪은 알런은 여전히 100년이 지나도록 모험을 좋아하는 노인으로 남아있다.

알런은 사건사고가 많은 인생의 끝에서 사랑하는 고양이를 만나게 되었다. 삶의 처음으로 진심을 다해서 사랑하는 고양이, 근데 그 고양이가 죽자 알런은 더이상 혼자 살고 싶지 않아서 양로원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가 그의 생일에 필요했던 것은 그냥 얘기할 수 있는 친구, 편안함, 그리고 술 한잔이었다.


연극_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_공연사진_김정일(양소민)에게 정체를 들킬 위기에 처한 청년 알란(권동호)와 아인슈타인(주민진).jpg
 

연극의 내용 뿐만 아니라, 무대 디자인이 굉장히 일품이었다. 소품들이 들어가있는 여러가지 상자들이 쌓여있고, 그 조형물 자체가 소품이 되기도 하였다. 조명처리로 그 상자들에 연도와 장소들이 나오기도 했고, 연극의 피날레에서 알란을 가운데 두고 그 연도와 장소들이 반짝거리면서 알란을 둘러싸는 장면은 관객들로 하여금 울컥하는 감정을 들게 하였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동안 알런과 함께 100년의 세계사를 여행한 우리들도 알런이 자신의 삶을 파노라마처럼 되돌아보는 그 아름다운 광경은 가장 멋진 피날레라고 할 수 있었다.


연극_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_스페인 프랑코 장군(서현철)의 목숨을 구한 청년 알란(양소민).jpg
 

개인적으로 이 연극은 아쉬운 부분들이 많이 있었다. 100년의 시간을 2시간안에 담다보니, 연극 자체가 너무 시간에 촉박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60여명의 역을 5명의 배우가 소화해내는 캐릭터 저글링은 굉장히 흥미로운 연출법이었지만, 연극의 후반으로 갈수록 배우들의 대사전달력이라던지, 동작들이 조금 힘이 떨어지는 모습들도 보였고 이 연극의 내용 자체가 굉장히 꽉차고 알찬 내용인데 그것을 러닝 타임에 맞춰서 너무 정신없이 내용을 이끌고 나간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아쉬웠다.

노인의 인생이 굉장히 정신없고 쉴틈없는 인생이었지만, 그래도 노인이 들려주는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보고 듣는 관객들이 노인의 인생을 조금 더 이해하고 관찰하기 위해서는 숨돌릴틈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승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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