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당신은 지금 사람입니까? 연극 노라이즘 [공연예술]

글 입력 2018.07.09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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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폭행 피해 사실을 고백하는 미투 운동이 거센 열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공연예술계 역시 페미니즘과 소수자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발맞춰 꾸준히 제작되어오던 페미니즘 연극의 맥을 잇기 위해 제 1회 페미니즘 연극제의 막이 올랐다. 페미 씨어터가 주최하는 제 1회 페미니즘 연극제는 6월 20일부터 7월 29일까지 약 한 달 간 총 9편의 페미니즘 연극을 올린다.


 
노라이즘
 

내게는 거룩한 의무가 있어요.
나 자신에 대한 책임이에요.

 
필자가 초대받은 이 연극의 제목 노라이즘Noraism은 다소 생소해보이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소개되어 있는 고유명사이다. 노라이즘은 남녀불평등의 인습에 반하여 인간으로서의 여성의 지위를 확립하고자 하는 주의를 나타내는 말로, 헨리크 입센의 희곡 < 인형의 집 >의 주인공 노라에서 기인한 명칭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이 연극은 < 인형의 집 >을 원작으로 한다.

< 인형의 집 >은 한 평범하고 화목한 가정에게 찾아온 한 사건을 바탕으로, 남성 중심 사회를 떠나 자신의 자아를 찾으려는 인물 ‘노라’를 등장시켜 당대의 문제작으로 떠오른 작품이다. 그러나 연극 < 노라이즘 >은 기성극을 그대로 올리지 않고 현대 한국을 배경으로 재창작을 거쳤다.

현대 한국 여성의 차별 경험은 다양한 방식으로 축소되거나 부정 당한다. 특히 치열한 투쟁을 거쳐 현재에는 개선된, 과거의 불합리한 제도를 예로 들어, 현재의 여성들이 겪는 성차별이 크게 대단치 않은 것으로 매도되는 경향이 있고, 여성 투쟁은 ‘해일이 오는데 조개를 줍는’ 행위로 받아들여지고는 한다. 이에 따라, 최근의 여성 운동은 ‘바로 지금, 바로 여기에서’를 모토로 한다. 연극 < 노라이즘 > 역시 이러한 관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데, 바로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는 한국의 ‘노라’를 다룬 연극 < 노라이즘 >의 대략적인 스토리라인은 다음과 같다.
 
은행장이 될 진규는 자신의 아내 노라를 최고의 현모양처를 찾는 TV프로그램에 신청한다. 노라가 모르는 사이에 그녀의 생활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되고, 사람들은 노라의 모습을 보며 현모양처로서의 자격을 평가하기 시작한다. 노라는 과연 모든 관문을 통과하고 현모양처가 될 수 있을까?
 
연극 < 노라이즘 >에는 원작에 없는 현대적 요소가 등장한다. TV프로그램이라는 설정은 노라에게 현모양처의 잣대를 들이미는 사회가 허위와 위선으로 가득 찬 세계임을 더욱 상징적으로 폭로한다. 이는 얼핏 영화 < 트루먼쇼 >를 떠올리게 한다. 트루먼이 가짜 세계의 문을 열고 진정한 스스로의 세계를 찾아 나서듯이, ‘노라 쇼’의 노라 역시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 떠날 것이다. 획일화된 미의 기준, 획일화된 여성의 기준에 맞춰 찍혀 나온 인형처럼 갇혀 살게 된 현대의 여성들. 객석에 앉아있는 수많은 ‘노라’들에게, 연극 < 노라이즘 >이 전할 메시지를 기대해 본다.





제1회 페미니즘 연극제
- PLAY PLAY FEMINISM -


일자
2018.06.20(수) ~ 07.29(일)

장소
미아리고개예술극장
달빛극장, 드림시어터
마로니에공원 야외무대
대학로 일대(이동형)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최
페미씨어터

제작
극단 불한당 / 극단애인 / 무아미아
바람컴퍼니 / 여기는 당연히, 극장
우주마인드프로젝트 / 창작집단3355
페미니스트극작가모임 호랑이기운
프로덕션 IDA + 극단 기일게

관람연령
중학생이상 관람가




문의
플레이포라이프
010-2069-7202





[이채령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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