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제 1회 페미니즘 연극제 '노라이즘' [공연]

글 입력 2018.07.10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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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라이즘_포스터.jpg
 

굵직한 연극들 중 여성이 주인공인, 여성 중심 서사인 연극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만큼 연극계는 오래전부터 남성중심 서사로 진행되어왔고, 그 서사 속 여성인물은 대상화 되거나 폭력적으로 소비되는 것 뿐이었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페미니즘이 사회 이슈로 부상하고, 미투 운동이 시작되면서 연극계 젠더 역할에 대한 문제들도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던 중 반가운 연극제가 등장했다. 문제의식에 발맞춰 페미씨어터가 주최하는 제 1회 페미니즘 연극제가 개최된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선의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는 페미씨어터의 페미니즘 연극제는 텀블벅 후원을 통해 모금에 성공해 지난 달 부터 시작해 이달 말까지 진행되고 있다.

약 10개의 작품들 중 극단 불한당의 '노라이즘'을 접해볼 수 있게 되었다. 노라이즘은 헨릭 입센의 문학 작품 '인형의 집'을 각색한 연극이다. '인형의 집'의 주인공 노라는 예술작품 속 등장하는 여러 여성인물들 중 가부장제 구조에서 벗어나 자신의 주체성을 찾으려 한 여성 인물의 시초라고도 생각된다. 대략 150년 전, 소설 속 노라는 "우리들의 집은 한낱 놀이방에 지나지 않았다"며 남편에게 가부장제의 불합리함을 지적하고 "본가에서는 아버지의 인형, 여기에 와서는 당신의 인형에 불과했다"고 하며 수동적인 자신의 모습을 깨닫기 때문이다.

소설을 우리나라의 시간과 공간에 맞게 각색한 연극 '노라이즘'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줄거리>

은행장이 될 진규는 자신의 아내 노라를
최고의 현모양처를 찾는
TV프로그램에 신청한다.

노라가 모르는 사이에
그녀의 생활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되고,
사람들은 노라의 모습을 보며
현모양처로서의 자격을 평가하기 시작한다.

노라는 모든 관문을 통과하고
현모양처가 될 수 있을까?


지혜로운 어머니와 상냥한 아내를 의미하는 '현모양처' 프레임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여성이라면 누구든 가장 가지고 있는 프레임일 것이다. 누군가의 어머니나 누군가의 아내가 아닌 독립된 여성으로 존재하기 위해 연극 속 노라가 어떻게 다뤄질지 궁금하다. 소설 '인형의 집' 속 노라는 결혼보다 신성한 의무인 내 자신에 대한 의무를 지키기 위해 "그런 것은 이제 믿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우선 저는 하나의 인간이란 사실이 중요합니다." 라고 말하며 집 밖으로 탈출했다.

1879년의 노라가 2018년에는 어떻게 박차고 나올지 생각하며 연극 '노라이즘'의 관람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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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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