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사랑이 국경을 만났을 때, 국경의 남쪽 [공연]

글 입력 2018.07.12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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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사랑은 국경도 넘는다고 한다. 이 말은 꽤 큰 무게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견고하고 강한 사랑의 무게 혹은 그만큼 넘기 어려운 국경의 무게를 짊어질 것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이 땅의 남과 북에 관한 이야기라면 상황은 조금 달라질 수 있다. 전혀 다른 두 국가의 경계보다도 본래 한 곳이었던 땅을 갈라놓은 선이 생겨난지 약 70년, 국경은 목숨도 버리고 사랑도 갈라놓을 막강한 힘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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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혹은 현실


아버지가 남에 계신 할아버지와 편지를 주고 받은 것이 발각되어 신변의 위협을 받은 선호네 가족은 국경을 넘기로 결심한다. 사랑하는 연인 연화를 북에 두고 떠나온 선호는 어떻게든 그녀를 남으로 데려오기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일하며 돈을 모은다. 불운하게도 사기를 당하지만, 그를 지켜보던 경주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여 가정을 꾸린다. 북에서 건너온 연화는 선호의 상황을 모두 깨달은 뒤 지난 사랑을 서로 그리워하지만 그녀 역시 새 인연을 만나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극의 메시지가 여자와 남자의 지고지순한 로맨스가 얼마나 낭만적인가였더라면, 선호와 연화는 재회를 기뻐하며 사랑을 다시 시작하겠지만 엔딩은 순정 보다 현실에 가까웠다. 사랑이 국경을 마주하며 달라졌다는 것, 이 선 하나를 따라서 삶이 이렇게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느낌이 들었다. 당신이 살고 있는 땅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가장 사무치는 감정인 사랑을 통해 그야말로 극적으로 표현해 낸 <국경의 남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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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으로 생겨난 벽


이들 사이는 국경으로 갈라졌지만, 둘이 다시 이어질 수 없었던 이유는 그뿐만은 아니었다. 북을 떠나 남에서 지낸 세월의 벽-그 세월 동안 서로 달라진 둘에게는 이전만큼 강한 그리움, 열정 가득했던 사랑은 희미해지고 쉽게 무너뜨릴 수 없는 시간이라는 산-이 하나 솟아있었다. 남으로 온 선호의 가족이 다른 형제들에게 외면 받던 장면, 가정을 꾸린 선호가 연화를 마주하던 장면에서 그 감정이 오롯이 관객에게 전달된다.
 
통일이라는 말이 검색창에 오르내리고,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진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이슈도 함께 도마에 오른다. 이들을 만나게 할 것인가, 더 논의가 진행되어야 하는 것인가. 법적으로 다른 두 국가에 살고 있으므로 정치적인 합의가 이루어져야만 한 가족이 만날 수 있다는 것, 어쩌면 만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 헤어지면 언제 다시 볼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은 결코 남의 일로만 느껴지지 않는다. 함께 겪어온 역사이고, 같은 땅에서 계속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인지 같이 눈시울을 붉히게 된다.

그러나 더 마음아픈 일은 그들이 만나도 나눌 수 있는 시간의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너무나 달라져버린 피붙이를 향해 서로 건넬 수 있는 말이 보고싶었다, 잘 지냈느냐 이후에 무엇이 될 수 있을까. 다시 하나가 될 수 없어 자신의 자리에서 상대를 배려하고 응원해주는 것을 가족 혹은 지난 연인으로서 묵묵히 이어나갈 뿐일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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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보다 사랑이 먼저

   

“사랑이여, 새로운 아침이 와도
나를 잊지 마세요”

 
이 말은,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던 것이었지만 결말로 따지자면 이뤄지지는 않은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맺지 못한 사랑이지만 극에서는 이념보다 사랑이 먼저라고 말한다. 둘을 갈라놓은 것은 국경과 그로 말미암은 시간의 벽이었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던 연인의 뜨거운 마음에 대해 생각해달라는 것이다.

비로소 견고하고 강력했던 이념의 차이, 정치적인 차이를 허물려는 과도기에서, 사람의 마음보다 우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마음 속에 찬찬히 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사람의 마음을 남쪽과 북쪽, 이쪽과 저쪽으로 늘 이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닐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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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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