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책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잡지. '출판저널'

글 입력 2018.07.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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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잡지.
'출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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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저널'을 알고 있는가? 올해로 창간 31주년을 맞는 출판 계통의 터줏대감 격인 잡지이지만, 애석하게도 출판계 관련자, 책을 각별히 사랑하는 애독자층이 아니고서는 이름조차 생소할 확률이 높다. 그 이유가 단지 출판산업의 불황, 책 읽는 사람의 감소에 있다고 자위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산업 자체가 분명하게 불황이지만, 불황 속에서도 돋보이고 있는 매거진들이 있고, 성장하고 있는 축도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

썰이 길었다. 혹여 매거진 관계자인 당신이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좋은 콘텐츠가 특정 부류에게만 전달되고 유지되는 현 상황이 아쉬워 몇 자 적어 본 것으로 널리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 사실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 또한 출판저널을 처음 읽었다. 31년이 된 잡지를 처음 접했다는 것은 분명한 장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영향력이 어떠했고, 얼마만큼 좋은 양질의 콘텐츠를 가졌었는지, 어떤 인기를 끌었었는지를 배제한 체 현시점에서 가장 따끈따끈한 505호를 읽는다는 것. 이 부분은 오랜 시간 읽어온 잡지의 신간을 읽을때보다 훨씬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그동안 다루었던 콘텐츠와 현재의 구성과 기획이 있게 된 변화를 알지 못하니, 비평과 판단에 있어 뜬구름을 잡을 확률도 있다는 건 분명한 단점이리라.

각설하고 이 정도의 상황 안에서 내가 처음 만난 '출판저널'에 대한 소감을 본격 밝혀보자면, '하나하나는 소중한데, 전체는 조금 심심하다'는 것. 일단 매거진의 시작을 여는 에세이 부분의 '책 바깥에서' 코너의 글. 너무 좋았다. 말과 글을 필두로 현시대에서 생각해 봐야 할 문제를 꼭 짚어낸 에세이에 많은 부분 공감했고, 미쳐 정리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정리되었다. 책의 시작이 참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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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에세이 파트의 '책 바깥에서' 코너의 글이다. 제목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사람을 살리는 말'이라니. 말이라는 게 내뱉기는 쉬워도 주워 담을 수는 없는 것 아니던가. 표현하면 그저 잘하는 줄 알고 쉽게 내뱉는 무수한 말들이 사람의 생사도 관여할 수 있는 시대. 발 없는 말들이 천리 가는 게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 SNS 안에서 무궁무진하게 재생산되는 시대. 이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다. 글도 참 좋다. 참 잘썼다.


이렇게 훌륭한 시작이 있는 매거진이니, 그 속은 또 얼마나 옹골찰까. 기대와 설렘을 가득 안고 시작 다음을 읽어간다. 아 역시 좋다. '해외 도서관 탐방' 코너에서 다룬 네덜란드 우트레흐트대학 도서관 이야기, 역시 좋았다.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네덜란드의 도서관 이야기, 정보 면에서도 훌륭했다. 다소 딱딱한 면이 없지 않아 있고, 특정 독자층만 관심을 가질만한 부분이지만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장 인터뷰 부분도 나쁘지 않았다. 국가적으로 어떤 흐름과 어떤 준비를 해나가는지, 거시적으로 따져볼 수 있다는 면에서 분명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리라.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20,000원이라는 정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잡지'라는 측면에서 볼 때 20,000원은 제법 가격이 높은 편에 속한다. 지면 대부분이 컬러로 구성되어 있는 예술 분야의 잡지도 앞자리가 만 원대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출판저널'처럼 콘텐츠를 꽉 채우는 속성의 전문지라 할지라도 20,000원짜리 잡지는 흔치 않다. 비단 가격만의 문제는 아니다. 정책적 흐름을 볼 수 있는 인터뷰 코너라던가, '파주출판도시 조성 완료 계획', '서울시 도서관 5개년 계획'과 같은 부분에서 어쩐지 국가기관이 발간하는 무가지 또는 기업의 사보 같은 인상을 받는다는 것이 문제다. 즉, 성격이 애매모호하다. 콘텐츠는 공공의 일들을 많이 다루고 있는데, 그 공공의 일들은 국가기관의 무가지 혹은 누리집에도 등장하는 속성이 있어 어쩐지 지면을 너무 많이 차지한다는 느낌마저 든다.

가격이 보다 합리적으로 낮춰지거나, 콘텐츠가 좀 더 참신해지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하지 않고서는 감히 짐작하건데, 31년을 맞았으나 아직도 생소한 이들이 많은 지금의 정체성을 벗어나기 힘들지 않을까.

다시 한번 언급하건데, 출판저널의 콘텐츠는 분명히 양질이다. 그러나 좀 더 면밀히 따져보자면 지금의 컨텐츠와 지금의 구성이 과연 20,000원 짜리인가 하는 부분은 여전히 물음표다. 좀 더 성격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시대가 끼치는 영향이 분명히 있겠으나, 디지털 시대에 슬로시티가 빛을 발하고, 퓨전 한정식과 역사성 깃든 종갓집 한식을 다르게 보듯. 명확한 정체성으로 보다 많은 독자층에게 각인되고, 남아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31년의 가치가 단지 '오래된 잡지'로만 통용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에이린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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