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기립박수는 '관크'인가? [공연예술]

글 입력 2018.07.1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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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커튼콜 中>
[출처]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초연) 공식 트위터 계정


이번 주 수요일에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보러 갔다.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하며 필자 취향에 맞는 극이기에 많은 애정을 품고 있다. 수요일 공연은 3층에 단체관람이 많았지만 부산스럽게 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또한, 공연 자체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필자의 양옆에 앉아있던 관객들을 포함한 3층에 있던 다수의 사람은 한마음으로 커튼콜 때 기립박수를 보냈다. 필자도 역시 기립했다. 그런데 바로 뒷좌석에 앉아있던 관객이 소리쳤다.

“안 보여요. 좀 앉아주세요.”

그분을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좋은 공연에 대한 답례로 일어서서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객석 문이 열릴 때까지 필자는 앉지 않았다.
 
기립 박수를 지적받는 것을 여러 번 들어봤지만 직접 겪은 건 처음이었다. 솔직히 불쾌했다. 공연을 본 희열감을 무시 받는 기분이었다. 공연장을 나와 집으로 갈 때 공연의 좋았던 점 끝에 관객의 지적이 계속 생각났다. 지금도 아쉬움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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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립박수를 보내는 관객들>
  

커튼콜 기립은 관람을 방해하는 소위 ‘관크’가 아니다. 공연을 보러 많은 공연장을 다녔지만, 공연 시작 전 어셔(좌석 안내원)가 주의사항으로 기립을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던 적은 없었다. 장면이 전환되거나 극이 끝났을 때 관객이 호응으로 박수를 치는 것처럼 커튼콜 기립은 매우 자연스러운 행위이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 무시할 수 없는 관객의 권리이다.
 
기립박수가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배우들에게는 그 날 공연의 완성도가 높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증거이다. 관객들에게는 공연으로 받은 감명을 표현하기 위한 마음이다. 결국 기립박수는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단순히 커튼콜 무대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감동을 무시할 수 있을까. 배우와 관객의 상호교류를 저해한다고 생각한다.
 
기립박수는 용기가 필요하다. 무대가 끝나고 객석에서 나 혼자 일어나 박수를 친다고 가정해보자. 혼자 일어난 사람은 매우 민망할 수도 있다. 수백 명이 있는 곳에서 단독행동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기립하고 싶었던 공연을 아무도 일어나지 않아서 혹은 뒤에 앉은 관객에게 방해될까 봐 하지 못한다면 후에 아쉬움이 생긴다. 필자 또한 이런 경험을 겪었기 때문에 관람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합이 좋았던 공연에는 반드시 기립한다. 소심한 관객이라면 맨 뒷좌석에 앉아 마음껏 기립박수를 보내는 방법도 하나의 대안이다.
 
공연은 사람들에게 생각할 점과 감동을 주기 위해 열린다. 2~3시간 동안 사고 없이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연기해준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기립박수는 절대 어렵지 않다. 같은 돈을 내고 보는 관객으로서 다른 관객의 표현을 존중하는 매너를 고려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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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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