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샤갈 러브 앤 라이프展

마르크 샤갈은 어떤 사람일까?
글 입력 2018.07.15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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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술에 문외한이라 부끄럽게도 샤갈에 대해 잘 모른다. 샤갈전이 열린다는 소식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친구의 SNS 게시물이 언뜻 기억날 뿐이었다. 그래서 찾아본 그의 작품들은 미술 교과서에서 많이 본 것 같은 것들이었고, 그 순간 잊고 있었던 중학교 때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중학교 시절 나는 미술 선생님과 음악 선생님을 유독 무서워했다. 미술 시간엔 교과서에 나온 작품들의 제목과 창작자를 외워 쪽지 시험을 보곤 했는데, 틀린 개수만큼 손바닥을 맞아야 했다. 음악 시간도 마찬가지였다. 선생님께서 어떤 음악의 한 부분을 들려주시면 제목과 작곡가를 맞춰야 했고, 틀리면 책상 위에 무릎 꿇고 올라가 허벅지를 맞았다. 반 1등부터 꼴찌까지 그 누구도 매를 피하진 못했다. 매 맞는 차례가 점점 다가올 때 느꼈던 공포가 아직도 생생하다. 이런 탓에 시험 전날이면 작품들을 머릿속에 꾸역꾸역 넣기 바빴고, 몇몇 친구들은 커닝페이퍼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니 당연히 감상다운 감상은 해본 적이 없다. 더구나 시험이 끝나고 나면 외운 것도 순식간에 증발하고, 작품들을 다시는 쳐다 보고 싶지도 않았으니 정말 최악의 교육 방법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게 남는 것 하나 없는 중학교 교육을 마치고, 고등학교 땐 미술 수업 자체가 없었다. 그렇게 나의 미술 지식수준은 중학교에서 멈췄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나는 미술이나 고전 음악엔 별로 관심이 없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며 살아왔다. 근데 지금 와서 찬찬히 생각해보니 내가 그것들에 관해 이유모를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건 사실 한 번도 제대로 ‘감상’이란 걸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인듯하다. 아직 미술은 나에게 낯설고 어렵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노력해보려고 한다. 여태껏 바쁘다는 이유로 미뤘던 미학 공부도 하고, 전시회도 많이 다녀보려 한다. 특히 이번 ‘샤갈 러브 앤 라이프展’을 시작으로 내가 예술을 조금이나마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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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의 일생을 짧게 알아보자. 샤갈은 1887년 7월 7일 러시아 비테프스크에서 태어나 미술 공부를 하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 후 1910년 파리로 간 샤갈은 당시 유행하던 야수주의, 입체주의 등의 영향을 받아 환상적이고 특이한 화풍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제1차 세계대전 중 귀국한 그는 자신의 영원한 뮤즈, 벨라 로젠벨트와 결혼하게 되고, 그곳에서 미술학교 교장을 맡는 등 여러 활동을 재개하려 했지만 사회주의 리얼리즘과의 마찰로 1922년 가족과 함께 러시아를 영구히 떠나게 된다.


러시아 제국도 소련도 모두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나는 신비에 싸인 낯선 사람일 뿐이다. 아마도 유럽이 나와 나의 조국 러시아를 사랑해줄 것이다.


위의 말을 통해 그가 조국에 대해 느꼈던 복합적인 감정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러시아를 떠나 베를린, 파리 그리고 뉴욕으로 옮겨 다니며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도 그의 국제적 명성은 높아져 갔다. 뉴욕, 시카고, 유럽의 대도시에서 작품 전시를 했으며 무대장치 디자인도 했다. 그러던 중 1944년 아내 벨라가 갑작스럽게 사망하게 되자 그는 큰 충격에 빠지게 되는데, 그런데도 샤갈은 삶의 희망을 놓지 않고, 벨라에 대한 커다란 사랑을 작품에 녹여내며 활동을 이어나갔다. 그는 자신의 작품들이 초현실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것들은 전부 실제 추억들을 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삶의 굴곡진 부분들보단 행복하고 기뻤던 순간들을 작품에 담아내려 했던 샤갈의 낙천주의는 많은 이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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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샤갈의 삶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알고 나니 전시회가 더 기대된다. 왜냐하면, 신기하게도 내가 최근에 깨달은 무언가가 샤갈의 가치관과 많이 닮아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바로 ‘사랑’에 대한 생각이다. 아직 말로 정리되지 않은 정도의 생각이지만 이번 샤갈 전시회에서 나만의 답을 찾아오고 싶다.





샤갈 러브 앤 라이프展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기간
2018.06.05. (화) ~ 09.26. (수)

시간
11:00~20:00

주최
조선일보사, (주)디커뮤니케이션

문의
02) 332-8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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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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