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이야기] 여는 글: 무엇을?

이야기의 이야기 시즌2 프롤로그
글 입력 2018.07.1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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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이야기 시즌2
여는 글


'여는 글' 이라고 써놓고 깜빡이는 커서를 바라본다.

무엇을 연다는 걸까?





요즘은 어디까지를 '좋아한다'라고 말할 수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단지 무언가를 좋아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바로 튀어나오는 직관적인 대답에 의존해야 하는 걸까? 만약 기준과 범위가 있다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좋아하는 거고 어느 범위를 넘어서면 좋아하지 않는 게 되는 걸까. 좋아하는 것 사이에도 우열이 있다면 가장 덜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지 않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오래전부터 습관적으로 좋아한다고 말해왔던 게 있다면 소설, 더 넓게는 문학이다. 대학 입시를 치르며 원서를 쓰기 위해 전공을 결정해야 할 때, 대학에까지 가서 더 공부하고 싶은 게 소설밖에 없었다. 짧은 인생 중 몇 안되는 확신의 순간이었다. 그때는 그게 선명한 빛이라고 믿었다. 그 빛을 따라가다 보니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게 되었고 이런저런 글을 쓰게 되었다. 돌아보니 참 일관된 흥미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일까, 가끔 의심이 불쑥 솟는다.

내가 막연히 읽고 쓰는 삶을 꿈꾸는 이유가 단지 충분한 경험을 하지 않아서가 아닌지, 그저 읽고 쓰는 게 익숙한 것일 뿐인데, 익숙하다는 이유만으로 좋아한다고 믿게 된 것은 아닌지.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니는 나같은 사람보다 세상에는 훨씬 더 열정적으로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는 갈수록 자주 느낀다. 무언가를 좋아한다고 느끼는 건 절대적인 게 아니라 상대적임을 감안하더라도, 그럴 때마다 내가 이 분야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게 맞는 건지 헷갈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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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심으로 '이야기의 이야기 시즌2'를 시작해본다. 쓰는 일은 무언가를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므로. 나는 알고 싶다. 내가 왜 문학을 좋아하는지, 읽고 쓰는 삶이란 어떠한지, 문학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시즌1이 나와 작품 사이에서 하는 둘만의 이야기였다면 시즌2는 더 범위를 넓혀 읽고 쓰는 일과 문학 전반에 대한 이야기가 될 예정이다. 경계에 갇히지 않기 위해 여백을 남겨 두려 한다.

다시, '여는 글'이라는 제목을 바라본다. 글의 말미에 가서야 알겠다. 내가 열려는 것은 상자다.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는 정체 불명의 작은 상자다. 이야기하는 주체는 분명 나이지만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는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모를 때가 많다. 이야기는 처음 마음먹은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다가 속마음이 드러나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마무리되기도 한다. 이야기를 마친 뒤에야 내가 어떤 마음으로 무슨 이야기를 하려 했는지 더 선명해질 것이다.

'이야기의 이야기 시즌2'도 그러리라 믿는다.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르고 그게 나를 어떻게 바꿔놓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열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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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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