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예술로 당당히 맞서다,니키 드 생팔전 [전시]
글 입력 2018.07.16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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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혐오, 페미니즘, 미투, 몰카에 관련된 기사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포털사이트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걸 보면서, 같은 여성으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처음엔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같이 화를 냈다. 그 다음엔 내가 살아오면서 그냥 흘려보냈던 혹은 회피했던 말과 행동들에 대해 떠올렸다. 나의 신체에 대한 품평부터 성적희롱까지. 학교와 가족모임, 그러니까 아주 가까운 곳에서 그런 말들을 들었고, 너무 화가 났지만 참는 것 밖에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서 받은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그냥 묻어버렸다.살면서 종종 그 순간들이 떠오르면 화가나고, 왜 그때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못들은 척 피해버렸을까 후회가 됐다. 계속 봐야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말하지 못하는 건 어쩔 수 없다며 스스로 위안했던 날들도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러던 중 니키 드 생팔 전시가 한국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들고 찾아보게 되었고 , 자신의 아픔을 스스럼 없이 드러내고 예술로서 당당히 맞선 그녀의 작품들을 보며 꼭 가야겠다고 다짐했다.전시회에 가기 전에, 여러분도 이번 전시를 통해 각자 가지고 있던 상처를 치유하고,다시 용기를 얻길 바라며 전시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려 한다.사격회화(shooting painting) : 삶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하다니키 드 생팔은 보수적인 가정에서 태어나 여성으로서 순종적인 태도를 강요당했고, 11살이 되던 해에는 아버지로부터 성적학대를 당하기까지 한다. 자신의 울타리가 되어줄 것이라 믿었던 아버지에게서 받은 폭력은 그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다. 그러나, 그녀의 첫 결혼생활 역시 순탄치 않았다. 니키는 결혼생활에서까지 이어진 가부장적 억압때문에 엄마와 아내로서의 역할에 적응하지 못하고, 우울증까지 겪는다.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고, 여성성에 대한 억압에서 해방감을 드러내기 위해 총구를 겨누기 시작한다. 그렇게 니키는 물감이 담긴 깡통이 부착된 석고작품에 총을 쏴서 <사격회화>를 완성한다. <사격회화>는 니키가 총을 쏘는 순간부터 석고 사이로 색색의 물감이 흘러내리는 과정 모두가 하나의 예술작품이다.나나(Nana) : 존재 자체로도 아름답다니키가 다음으로 선보인 작품은 <나나>연작이다. 그녀는 남성들이 가지고 있던 관념적인 미의식을 뒤집기 위해 <나나>에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여성의 모습을 담는다. 사회적으로 굳어진 마르고 수동적인 여성의 모습이 아니라 풍만하고 자유분방한 동작을 취한 모습은 오히려 더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니키 드 생팔은 예술활동을 하면서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이번 전시는 그중에서도 그녀의 열렬한 콜렉터였던 요코 마즈다 시즈에의 소장품으로만 꾸며진다. 단순히 작가와 콜렉터 사이를 뛰어넘어 예술적 동반자로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 두 사람의 우정도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이다.타로공원(The tarot garden) : 환상적인 치유의 공간니키는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느꼈던 억압과 마음의 상처를 예술을 통해 치유하면서, 이를 대중들도 함께 느끼길 원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불안과 고통에서 벗어나 활력을 얻을 수 있는 환상세계인 < 타로공원 >을 완성시키고자 했다. 바로 이번전시에서 설화와 우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작업한 조각작품과, < 타로공원 >의 작품 일부를 감상할 수 있다고 하니 전시가 끝나기 전에 서두르자 !*니키 드 생팔展- 마즈다 컬렉션 -일자 : 2018.06.30(토) ~ 09.25(화)휴관일매월 마지막주 월요일7/30(월), 8/27(월), 9/24(월)시간11:00 ~ 20:00(입장마감 19:00)장소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티켓가격성인 (만 19세-64세) : 14,000원청소년 (만 13세-18세) : 10,000원어린이 (만 7세-12세) : 8,000원유아 (36개월 이상) : 6,000원주최예술의전당협력요코 마즈다 시즈에 컬렉션(Yoko Masuda Shizue collection)관람연령전체관람가
문의예술의전당02-580-1300[홍지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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