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미학으로 감성과 예술을 향해 사유의 시선을 보내다

도서 서양 미학사의 거장들
글 입력 2018.07.2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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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과 예술을 향한
사유의 시선"


서양 미학사의 거장들
_하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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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아름다움'

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어쩌면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다. 사람이 인식하는 '아름다움' 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는 것. 생각해보면 인간이 감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말들 중에서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다르다. 대상을 보고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예쁘다' 혹은 '멋지다' 등의 표현과 나란히 하기에는 단순한 외면으로만 감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다른 방향으로 아름답다고 감각한 순간이 언제였는지 기억을 떠올려 봤다. 대상을 보고 직접 아름답다고 무작정 외친 순간은 거의 없는 것 같고 대신 어떤 '느낌'이 연상된다. 예를 들면 너무 멋진, 아니 경이롭다고 표현할 만한 자연의 모습을 볼 때 느껴지는 놀라움과 먹먹함 같은 것이랄까. 혹은 이따금씩 예술 작품을 보고 휩싸이는 어떤 '느낌'에 쉽게 발을 떼지 못하는 그런 경험이 떠오르기도 한다. 기억하는 대로 나열해보니 아름다움이라는 게 한눈에 인식하는 외면으로만 단순히 충족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대상의 내면에 함의된 무언가가 함께 인식될 때 감각할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하나씩 되짚어 보며 말하려니 다소 추상적이고 복잡한 말이 된 것만 같지만, 어떤 특정한 조건 필요 없이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나'라는 한 개인이라는 범위에서 생각해 볼 때 아름다움이라는 감정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어떤 이성적인 논리를 따지는 과정을 필요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느꼈을 때 아름답다면, 그 대상은 내게 아름다운 존재인 것이라 할 수 있지 않은가.

한편으로는 아이러니하다. 철학이라는 것이 인간에 대한 주제를 탐구하는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저 멀리 있는 것만 같고, 이해하려는 것조차 망설여지는 걸까.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철학이라는 단어가 친근하지 만은 않았었다. 누가 내게 철학에 대한 내용을 내민다면 무작정 망설이고 보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예술에 관심을 두고, 미술사를 공부하고 작품을 감상하는 입장에 서니 철학 중에서도 미학적 사유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었다. 작품을 볼 때마다 휩싸이는 어떤 '느낌'을 그대로 막연하게 어떤 것으로만 그대로 둘 수 없었다. 그 원인을 파악하고자 예술가의 작업 과정과 사유를 살펴보고, 당시 시대적인 상황을 알아보는 과정을 가지다가 작품을 파악하고 해석하는 미술사학자와 미술평론가의 글을 읽기까지 이르렀는데 미학에 대한 내용이 빠지지 않는다는 걸 무시할 수가 없었다. 사람으로부터 나온 대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존재를 탐구한 철학과 이 글에서 '어떤 느낌' 이라고 표현한 것을 탐구한 미학이 빠질 수 없음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된 것이었고, 이처럼 예술을 깊이 이해하려는 과정 중에 미학은 그저 지나칠 수 없는 것이었다.



미학 입문?


막상 미학을 공부하자니 어디부터 방향을 잡아야 하는지 너무나 막연했다. 하나의 이론이 아닌 사상가마다 다른 여러 이론들이 있었고, 무작정 처음부터 찾아서 읽어볼까 하니 그 양이 만만치가 않다. 무엇보다 모든 내용을 공부하는 미학자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우선은 지금 내게 필요한 만큼의 미학적 지식을 얻고 싶었다. 그렇게 미학 입문에 대해 방황하던 중에 찾은 책이 바로 『서양 미학사의 거장들』이었다.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배경 중 하나로 10년 이상 진행해온 미학 강의를 말한다. '서양 미학의 역사적 전개와 개별 사상가들의 탁월한 성취를 어떻게 하면 학생들과 흥미로우면서도 균형감 있게 공유할 수 있을까?', '어려운 미학 이론들의 핵심 내용과 사상적 의의를 그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고민 속에서 잉태된 사유의 작은 결실이 바로 이 책인 것이다. 관심은 있었지만 너무 어려워서 미학에 다가가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 책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 보도자료 中


어느 정도 눈치 챘겠지만 필자는 철학과 특별한 인연이 없다. 인연이 있다면 작년에 어설프게 겨우 수강한 듯한 미학 교양 수업과(안타깝게도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 그나마 지난 학기에 흥미롭게 배운 헤겔의 예술론뿐이다. 부끄럽지만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등등 유명한 사상가들의 '이름만' 알고 있는 사람이 무작정 미학이 궁금해진 것이었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 걱정되기도 했다. 이 책에 담긴 내용을 따라갈 수 있을지, 막연한 느낌에 휩싸이다가 관심을 놓아버리지 않을까라는 걱정들 말이다. 하지만 그런 걱정과 무색하게 오랜만에 지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도서 리뷰를 하기 전에 이 리뷰는 앞서 설명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미학 입문자'의 입장에서 풀어내는 리뷰임을 언급하고 싶다. 하지만 미학 입문서로서의 측면뿐만 아니라 저자만의 특별한 시선이 담긴 미학서로서의 가치 또한 놓칠 수 없는 도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두 가지 측면으로 리뷰를 하며 도서를 소개하려 한다.



미학 입문부터 서양 미학의 흐름까지


"좋은 미학 입문서 입니까?"라는 질문에 나는 YES를 외칠 것이다. 여기서 필자가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은 좋은 입문서라는 의미가 이 책으로 처음 미학에 대해 접해 보니 미학이 쉽게 느껴졌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앞선 인용에서 저자가 언급했듯이 미학은 쉽지 않은 학문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미학은 일상적인 내용이 아닌 깊은 탐구의 결과로서의 어려운 이론이라고 하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이러한 언급을 하는 이유는 저자가 미학을 설명하는 데에 있어 그 깊이를 놓치지 않았다는 필자의 생각을 말하고 싶었다. 입문서라는 특징이 기본적으로 기억해야 할 쉬운 내용을 다룬다는 의미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저자는 배경과 특징을 하나씩 짚어가며 미학 이론에 대해 정리와 설명을 반복하는 과정을 취하며 미학 이론의 깊이를 놓치지 않으며 내용을 정리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선 저자는 바로 미학 이론으로 내용을 전개하지 않는다. 1부로서 저자의 에세이 네 편으로 미학을 이해하기 위한 사유의 틀을 짓는 것으로 시작한다. 비유를 하자면 미학 수업의 오리엔테이션이라는 느낌이랄까. 필자처럼 처음으로 미학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 미학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하여 '미학에 대한 관심'이 내포하고 있는 소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음은 왜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과 예술이라는 것이 인간에게 필요한 것인지 설명한다. 1부의 끝에서는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감성과 감정'이라는 대상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이를 이해하기 위한 미학적 사유의 원형에 대해 말하며 본격적으로 서양 미학사의 거장들을 만날 준비를 한다.

2부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서양 미학사의 거장들을 한명씩 만나는데 그전에 미리 시기별로 당대의 배경과 그로 인한 미학의 흐름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준다. '고대와 중세 시기', '르네상스와 근대 초기', '근대 미학의 시기', '현대 미학의 시기'에 대한 상황과 특징을 언급하며, 이 시기의 미학을 살펴볼 때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을 짚어간다. 이처럼 미학을 이해하기 전 기억해야 할 내용을 미리 명료하게 정리하는 특징은 사상가의 미학 이론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도 이어진다.


사상가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소개할 때 중요한 원칙으로 삼은 것은 '구제하는 해석학'이다. 구제하는 해석학이란 전승된 텍스트의 진정성과 내적 체계를 존중하면서도, 문자적 의미를 해독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그 현재적 의미를 최대한 생생하게 되살리려는 이해의 노력을 말한다.

- 보도자료 


저자는 각 글의 처음에서 여러 방식으로 사상가에 대한 소개뿐만 아니라 현대 상황에 혹은 우리가 가진 인식이나 고정관념에 대한 내용을 함께 다루며 이 속에서 사상가의 미학 이론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는 부분으로 내용을 이끌어 낸다. 또한 각 글의 끝에서도 정리와 함께 사상가의 미학 이론이 지금도 유효한 이유와 그 가치에 대해서도 설명하며 도서를 미학의 현재적 의미를 되살리는 장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현재와 연결 짓는 시도와 함께 이어지는 내용의 구성은 미학이라는 이론적인 내용을 다루는 도서임에도 딱딱한 느낌보다 유연하게 생각해 보며 읽을 수 있는 도서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감성과 예술을 향한 사유의 시선


책의 표지에 적혀 있는 말이 있다. 감성과 예술을 향한 사유의 시선.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특징이자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미학자인 저자만의 시선으로 바라보기에 살펴 볼 가치가 있는 19명 사상가의 미학 이론들이 한 권에 담겨있는 책이다. 즉 서양 미학의 흐름을 시대별로 담은 책 혹은 미학 입문서라고 이 책의 소개를 단순하게만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모두 필자가 서양 미학사의 거장들을 읽고 스스로 해석하여 쓴 ‘사유의 초상화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글들에는 필자의 고유한 관심, 즉 ‘미학의 열정’과 ‘감성적 인간학’을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소망이 드리워져 있다.

- 들어가는 말 


저자의 시선이 글을 통해 필자에게 닿은 건지, ‘처음에 있던 질문인 인간이 느끼는 아름다움이라는 감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감성적 측면을 이해하는 과정을 놓칠 수 없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읽으며 어렴풋이 떠올랐다. ‘감성적 인간학’이라는 중심을 두고 전개되는 미학 이론을 읽다보면 지금 세상에는 사람을 이성적으로 이해하려는 시선이 다분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감성 혹은 감각이라는 것을 이성과 달리 그저 단순하게 갑자기 일어나는 것으로만 바라봐 온 것이 아닐까. 감성을 다루는 미학을 살펴보면 인간의 감성과 감각은 그 이상의 더 깊은 것이었다, 어쩌면 그 깊이를 깊이 바라봐 보지 못해 단순히 느낀 것이라고만 말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책을 만나기 전 어떤 ‘느낌’이라 표현한 것을 떠올려봤는데, 이 추상적인 호기심이 감성적 인간학이라는 저자의 시선과 만나게 된 것이 단순한 호기심 채우기 그 이상으로 의미를 가지게 된 것 같았다. 그 어떤 ‘느낌’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것이 내게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그것이 감성적 인간학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Epilogue


이 글을 마무리하며 필자가 글의 처음에 언급한 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에 대해 다시 돌아와 보고 싶다. 작품을 볼 때 휩싸이는 어떤 '느낌', 정확히 무엇이라 표현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예술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고 그것의 감상자가 되고 싶은 이들이었다면 다 느껴봤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누구에게도 설명을 요구할 수 없는 '내가 느낀 어떤 벅차오름'. 이것을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가 미학이 될 수 있음을 말하고 싶다. 혹시 이런 느낌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이 책을 만나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도서를 통해 얻는 미학의 흐름에 대한 지식은 두둥실 구름처럼 떠다니는 감각에 힘을 더해 주는 사색의 기둥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미학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책 전체에서 관류하는 저자의 ‘감성적 인간학’을 동시에 공유하는 경험은 감성을 중심으로 ‘나’라는 한 사람을 이해해보는 사유로 이끌어준다. 필자는 철학을 이해하는 것이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를 미학, 감성과 감각으로서 처음으로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아직 이 리뷰 글에서는 질문만 떠올려보고 마무리 하게 되었지만 미학을 통해 계속해서 스스로 성찰해볼 내용을 얻었다는 것이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이는 서양 미학사 거장들의 사유가 더 생각해보고 싶을 정도로 흥미롭게 다가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리뷰글의 전체는 입문자의 입장에서 이어졌지만 이미 철학 혹은 미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도 흥미로운 도서가 될 것 같다. 무엇보다 미학자인 저자만의 '미학의 열정'과 '감성적 인간학'이라는 두 이념으로 정리된 미학 도서이기 때문이다. 이성이나 지식이 아닌 감각과 감성의 측면으로 미학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이 될 것이다.





[도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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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하선규

출판사
현암사

쪽 수
376쪽

가격
18,000원

출간일
2018년 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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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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