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전국 각지의 아름다운 미술관 [시각예술]

글 입력 2018.07.29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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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거주하면서 여러 미술관을 방문했었지만,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자 매번 가던 곳만 가게 되는 상황에 다다랐다. 또한 몇몇 전시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전시 관람에 불편을 겪는 경우가 꽤 많았다. 물론, 서울은 대부분의 중요 전시가 열리는 곳이었지만, 한적한 가운데 자연과 함께 작품을 느끼기에는 갈증의 공간이었다.

그렇다면, 서울을 떠나, 다른 지역의 미술관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전국의 아름다운 미술관 리스트를 뽑아놓고, 여러가지 핑계로 아직 아무 곳에도 발걸음 하지 못했던 지난날이 떠올랐다. 더 이상 미루다가는 안될 것 같았다. 영감을 주는 새로운 공간을 찾고 싶었던 나는 하나씩 전국의 미술관을 둘러볼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작성한 ‘정말 가고 싶은 미술관 리스트’ 중, 특별히 4곳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1. 뮤지엄 산



주소 : 강원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2길 260
운영시간 : 매일 10시-18시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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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 산 외부


‘뮤지엄 산’은 소개할 4개의 미술관 중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다. 유명한 건축가인 ‘안도 타다오’가 설계하여, 내부의 전시보다 미술관 건물 자체가 더 주목을 받고 있다. 2005년 안도타다오가 미술관을 건립할 부지에 방문했을 때, 그는 ‘도시의 번잡함으로부터 벗어난 아름다운 산과 자연으로 둘러 쌓인 아늑함’이라는 인상을 ‘뮤지엄 산’에 부여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곳에 방문한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건축뿐만 아니라 그 건축을 감싸고 있는 주변 풍경이 그렇게 아름답다고 한다. 다양한 날씨와 계절에 상관없이 자연과 어우러져 더욱 빛을 발하는 곳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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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터렐의 '스카이스페이스'
 

전시는 기획전, 상설전, 과 더불어 ‘제임스 터렐’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임스 터렐은 ‘빛'을 다루는 작가이며 작품 속에 자연이 녹아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개인적으로 세 전시 중 가장 기대된다. 서울에서의 유명 전시는 사람이 너무 많고,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피해를 주는 사람들 때문에 눈살을 찌뿌리게 되는 경우가 잦았는데, 이곳에서는 내재되어있던 여유를 되찾으면서, 자연과 예술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2. 구 하우스



주소 : 경기 양평군 서종면 무내미길 49-12
운영시간 : 평일 10시 30분-17시
토,일,공휴일 10시30분 - 18시
(월요일, 설/추석 연휴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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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하우스 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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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하우스 내부


구 하우스는 정말 재미있는 컨셉의 미술관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하우스(집)’의 형태로, 거실, 서재, 라운지 같은 생활공간을 미술작품으로 장식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미술작품을 위해 ‘미술관’을 따로 만든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집에 ‘소품’처럼 작품이 놓여 있다는 것이 새롭다. 구 하우스는 2014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 사자상’을 수상한 조민석 건축가의 매스스터디스를 만나 ‘다층적인 공간’으로 표현되었다.

집의 작품들은 매년 3~4회에 걸쳐 새로운 기획에 맞게 변경된다고 하니, 한번 가면 또 가고 싶은 매력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미술관 밖의 맑은 공기와 저 멀리 펼쳐지는 북한산을 온 몸으로 담아 오지 않는다면, 구 하우스를 충분히 즐겼다고 말할 수 없다고 한다.



3. 바우지움 조각미술관



장소 :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온천3길 37
운영시간 : 매일 10시-18시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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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지움 조각미술관 외부


바우지움 미술관은 2015년에 건립한 조각 전문 사립미술관이며 앞에서 본 건축물 못지않은 독특함을 자랑한다. 마치 돌산처럼 강렬한 분위기를 풍긴다고 하는데, 실제로 대관령 터널 공사에서 나온 돌 파편들을 모아서 미술관의 벽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특징 때문인지, 이곳은 ‘SPACE, INTERNI&DECO’와 같이 건축과 공간을 다루는 중요 잡지에 소개된 바 있다. 조소를 전공한 바우지움 미술관의 김명숙 관장은 여체에서 아름다운 선을 찾아  조각으로 표현해 왔으며, 그녀의 작품은 바우지움 조각 미술관에서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요즘 예술을 표현하는 매체가 다양해지는 반면, 조각 작품은 전보다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조각을 집중적으로 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바우지움의 가장 큰 매력 아닐까 싶다.



4. 수풍석 박물관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 762번길 79
운영시간 : 6월~9월15일 10시30분-16시
9월16일~5월 14시-15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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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풍석 박물관


‘이타미 준’의 세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14년 이후였다. 그때 당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이타미 준 : 바람의 조형 展>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그의 초기 작업부터 말년의 제주도에서의 작업까지, 약 40여 년에 걸친 그의 삶과 건축을 엿볼 수 있었다. 건축이라는 것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전시장 안에 실물을 들여놓지 않고 어떻게 기획될 것인가 궁금했었다. 하지만 관람을 하고 나니, 그의 건축을 실제로 보지 않아도 건축물이 있는 그 자리의 바람, 공기, 땅이 공감각적으로 느껴지는 듯하였다. 바다를 동경했던 이타미 준에게 제주는 제2의 고향이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그는 정점을 찍는 대표작들을 선보인다. 그 중 하나가 ‘수풍석 박물관’이다. 수(水)는 물, 풍(風)은 바람, 석(石)은 돌을 뜻하며, 이 요소를 통해 ‘자연’ 전체를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다.

흥미로운 점은 이 ‘박물관’은 어떤 유물이나 미술작품을 다루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자연자체, ‘수·풍·석’이 관람객이 마주하게 되는 경험의 대상으로 등장한다. 일반적인 박물관이 아닌 자연과 교감하는 ‘명상의 공간으로서의 박물관’을 제공한다는 점이 화이트 큐브의 전시 형태에 익숙해져 있었던 나에게는 엄청난 영감을 주었다.

*

인터넷으로, 책으로, 혹은 소문으로 듣던 전국의 아름다운 미술관들. 이렇게 하나씩 정리하며 계획을 세우니, 잠시 그곳에 다녀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긴 휴가를 갈 시간이 부족하여 이번 여름에는 당일치기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뮤지엄 산과 하루를 보낼 예정이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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