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 일간 이슬아 > 나만 볼 수 없다 [문화 전반]

글 입력 2018.07.2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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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 이슬아(日刊 李瑟娥)
꾸준한 연재 노동자의 멋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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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슬아 작가 인스타그램 (@sullalee)


올해 2월 첫 글을 받은 후, 반 년 동안 <일간 이슬아>를 읽으며 생각했다. 혼자 보기엔 너무 아까운 글이다. 나만 볼 수 없다. 그런 마음으로 글을 쓴다.

메일로 매일 다른 글을 받아볼 수 있다니. 기발하다고 생각했다. 4주 동안 평일마다 한 편씩, 총 20편의 글을 단 돈 1만 원에 누릴 수 있다. 동료 만화가인 잇선 작가에게서 형식을 빌려 왔다고 하는데, <일간 이슬아>는 어떠한 웹 플랫폼도 거치지 않는다. 매일 신선한 글들을 메일로 직접 발송해준다.

글의 주제는 무한정이다. 새롭기도 하고 익숙하기도 하다. 작가와 주변인들이 실제로 경험했던 일을 글로 옮겼을지도 모른다. 혹은 ‘응픽션(픽션과 논픽션을 얼버무리듯이 애매하게 발음한 것)’답게 그럴듯하게 덧붙여낸 글일 수도 있다. 때로는 대부분의 사람이 공통적으로 경험해봤을 일이 주제가 되기도 한다.





2월에 첫 구독료를 내기 전, 나의 생활비 1만 원과 <일간 이슬아> 두고 잠시 저울질했다. 에이, 할까 말까 할 땐 하자. 충동적으로 구독 신청을 했다. 처음 받아본 글을 읽으면서 '그거 만 원 아껴서 얼마나 큰 부귀를 누리려고 망설였나' 생각했다.

당시 나와 함께 구독을 고민했던 친구가 있는데, 결국 둘 다 열심히 구독 중이다. ‘간밤에 받아본 글’을 대화 주제로 삼으며 우리는 '어쩜 이런 말을 할 수 있는지' 감탄했다. 글이 참 다정하고 귀엽다고 말하면서. 소탈하면서도 섬세한, 종종 은은한 장난기까지 드러나는 글. 그런 글을 읽으며 우리는 울고 웃고 했다.

솔직함을 담백하게 표현하는 글은 사랑스럽다. 내가 언젠가 느꼈던 것을 딱 옮겨 놓은 것만 같은 문장들을 발견하면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표현은 왠지 담담하다. 그 때문에 글의 매력은 배가 된다. 마음속에 담은 매력적인 문장과 반복해서 읽어도 질리지 않는다.

사람은 언젠가 지치기 마련인지라 무언가를 꾸준히 이어 가기는 쉽지 않다.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며 매일 성실하게 무언가를 하는 사람이 있다. 그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그가 해낸 결과물이 보인다. 이슬아 작가의 <일간 이슬아>를 구독하며 나는 글만 본 것이 아니다. 꾸준한 연재 노동자의 멋짐을 보았다.

사람이 직접 창작하고 메일을 발송하는 일이다 보니, 메일이 몇 시쯤 도착한다고 단언할 수 없다. 때로는 자정이 되기 훨씬 전에 도착하기도 하고, 자정에 가까워 도착하기도 하고. 그 예측 불가능성도 왠지 스릴(?) 있다. 오늘은 어떤 글이 올지 선물처럼 궁금해진다. 과연 오늘 안에 도착할 것인가 가끔씩은 조마조마하지만, 언제나 마음속으로는 한결같이 응원하게 된다. 기다리는 시간마저 즐겁다.





주로 잠들기 전 몸가짐을 하고 난 후 편히 누워서 <일간 이슬아>를 읽는다. 글을 다 읽고 친구와 한밤중 메시지를 주고받기도 한다. 글 읽기와 이야기를 마무리할 즈음, 졸음이 몰려오다가 천천히 잠에 빠져드는데, 좋은 글을 읽은 직후 단잠에 빠지는 느낌은 아주 행복하다.

<일간 이슬아>의 매력을 어떻게 해야 잘 전달할 수 있을지 조바심을 냈다. 그동안 받아보았던 <일간 이슬아>를 다시 읽으며 글을 마무리하는 지금, 글쓰기는 역시 쉽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된다.

내가 참 좋아하는 콘텐츠라는 말을, 꾸준히 재밌게 읽고 있다는 말을, 나만 볼 수 없으니 우리 같이 보자는 말을, 나는 이만큼 부산스럽게 한다.

아래는 지금까지 봐왔던 <일간 이슬아>의 글들에서 발췌한 것이다. 매 편 마음에 드는 구절이 꼭 있었지만 그중에서 고르고 또 골랐다. 개인적으로 매우 좋았던 부분을 함께 나누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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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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