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디자인 매거진 CA 2018 JUL/AUG #239

여름과 디자인
글 입력 2018.07.3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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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MAGAZINE
 CA 
2018 JUL/AUG
#239


올해 서울 국제 도서전에는 특별기획으로 독립잡지 코너가 등장했다. 이미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한 잡지부터 마이너한 잡지까지, 다양한 종류의 독립 잡지가 등장했다. 알고 있는 것과 들어본 것, 처음 본 것들을 구경하다 발길을 돌렸다. 나에겐 잡지란 '특정 취미나 취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나와는 접점이 없는 장르였다. 대중적이고 뚜렷한 취미나 취향이 있거나, 특정 업계 종사자였다면 그곳에서 새로운 만남이 가능했겠지만, 그렇지 않다 보니 거리감을 느꼈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트인사이트에서 문화 초대로 디자인 매거진 CA가 선정된 것을 보고 타인의 세상을 들여다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바로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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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 BOOKS
Since 1998. 우리의 관심은 딱 한 가지. 한 사람의 좋은 디자이너가 탄생하고 성장하는 것을 돕고, 지켜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시간과 공간을 넘어 잡지와 단행본과 컨퍼런스를 퍼블리싱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 그 모든 일이 창조적인 작업(Creative Artworks)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우리 삶의 외연을 넓히는 이야기.

CA Magazine
세계의 디자인을 보는 창, 디자인 매거진 CA. 세계 곳곳에서 탄생하는 놀라운 작품과 디자이너의 생각, 그리고 창의적인 통찰력을 담아냅니다. 디자인계의 최신 트렌드와 실용적인 인사이트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을 전합니다. 여유와 깊이를! 연 6회 발행.

책소개
"여름을 기쁘게 맞이하고 누릴 수 없다면 다가오는 겨울도 차갑고 두렵게 느껴질 것입니다. 이번 에서는 눅진한 여름이 아닌 뜨겁고 건강한 여름을 드리고자 합니다. 투명한 잔 속 얼음이 챙그랑 거리는 소리, 모래를 부드럽게 적시며 다가오는 파도의 촉감, 짙은 푸르름이 못 견디게 눈부신 여름이 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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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자의로 선택해 읽게 된 디자인 매거진. 사실 외관부터 익숙하지 않았다. 중간에 사진이 있고 위아래로 하얗고 까맣다. 7-8월호에 맞게 바다 이미지가 삽입되었다. 하얗고 까맣고 큼직큼직한 가운데 다소 어두운 바다의 모습이다. 여름과 바다하면 으레 떠오르는 밝은 아니었지만, 여름이고 바다였다. 디자인 잡지라서 따사로운 햇살과 에메랄드 빛 바다를 넣지 않았나보네 싶었다.

보통 서적류는 하얀 바탕에 까만 글씨가 기본인데 여기에는 분홍글씨와 파란 글씨도 등장했다. 글씨의 크기도 내가 읽던 것들 보다 컸다. 이것도 디자인의 영역일까, 나에게는 살짝 낯설었다. 가까이 하고 봐도 느껴지는 타인의 세상, 거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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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를 선택했을 때부터 있었던 시각적 기대는 금방 충족되었다. 표지를 넘기고 목차가 나오기 전 등장하는 사진을 보고 이대로 뜯어서 벽에 붙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여름에 어울리는 눈이 시원해지는 순간도 있었다. 새파란 바탕에 까만 글씨로 소개하는 서프보드 코너는 색채와 대비감으로 시원하고 동적인 느낌이었는데, 보통 잡지에서 만나기 힘든 장면이다 보니 그 자체로 신선하게 다가왔다.

눈을 시원하게 만든 건 비정기적 패션 잡지 '쿨'의 편집자 및 디자이너 양민영을 다룬 'Cooler than COOL'. 눈을 시원하게 만든 건 키워드가 summer인 '쿨 2호'의 하와이안 셔츠들과, 아이스박스 그래픽 화보.

파랑파랑했던 건 'Your wave is coming'이란 타이틀로 현대 디자인과 예술, 대중문화에 짙게 스며있는 서프 문화를 조명했다. 서프보드 쉐이퍼부터 서프보드 디자이너, 서퍼, 디자이너 등 서프 문화를 소개하는 여러 인물의 인터뷰와 자료가 실렸다. 막연히 여름 이미지 중 하나라고 생각했던 서프문화가 그 자체로 문화를 형성하고 다른 문화들과 섞여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줄 몰랐다. 내가 모르는 곳에서 여름의 파도가 거세게 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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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는 잡지의 세계가 궁금해서 잡지를 받아봤는데 독립 잡지에 대한 코너가 있었다.'무작위로 독립잡지를 배송해주는 서비스 스택Stack'의 창업자 스티븐 왓슨의 추천 잡지들과 CA 추천 잡지들이 소개되었다. 런던 빛 취리히에서 출판되는 이주민 문제로 창간된 잡지 '마이그런트 저널'이나 '사이버 센슈얼리티'나 '합성 자아'라는 생소한 주제를 다루는 'NXS'등 전혀 생각하지 못한 장르의 독립 잡지들이 있었다. CA 에디터 추천 잡지는 덕후의 습성으로 구성되는 'The Kooh', 사회 통념상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져 왔떤 것들을 바라보고자 하는 '파사드', 그리고 무감각해진 사람들의 감각을 깨울 '누땡'.

이 잡지에서 의외의 발견은 '전국투표전도 2018: 나의 선택을 돕는 지방선거 가이드'였다. 각 지역을 분석하며 유권자의 선택과 판단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만한 내용을 책으로 써보자는 취지로, 글이 지루하지 않도록 타이포와 레이아웃, 인포그래픽에 신경 썼다고 한다. 디자인과 정치/시사교양 서적의 모호한 경계에서 거둔 성공적인 프로젝트. '세상에 이런 것도 있었구나'하는 신기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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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를 덮으니 영수증이 떠오르는 하얗고 까만 뒤표지가 나왔다. 인물 및 단체 찾아보기가 가나다순으로 정렬되어 있었다. 잡지에 찾아보기가 있는 것도 신기하고, 그 찾아보기가 뒤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것도 신기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형태의 마지막이 맘에 들었다.

이 잡지가 내게 재밌었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재미의 측면으로 슬렁슬렁, 한가하게 읽어 넘기는 잡지가 아니었다. 화려하고, 신선하고, 낯설었다. 관심이 가지 않는 이야기도 있었고, 남의 전공 책을 들여다보는 느낌도 들었다. 이 잡지는 내게 그렇게 생소하고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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