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예술이 전하는 환경에 대한 메시지 [시각예술]

정크아트에 대한 이야기
글 입력 2018.07.3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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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문제에 관심을 기울인 적이 있는가. 요즘 가장 이슈가 되는 환경 문제는 아마 커피전문점의 플라스틱 컵 억제일 것이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악영향을 끼치고 있고, 이를 규제하게 된 것이다. 재활용하기 어렵고 썩는데 약 오백년이 걸리는 이 쓰레기들을 어떻게 다루면 좋을까. 명확한 해답이 없는 문제에 모두가 골머리를 앓는다.

이런 쓰레기들을 이용해 온전한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예술이 있다. 바로 ‘정크아트’라는 장르이다. 일상생활에서 나온 부산물인 폐품을 소재로 제작한 미술 작품을 의미한다. ‘junk’는 폐품, 잡동사니를 의미하는 단어로, ‘art’라는 단어와 합쳐져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냈다. 정크아트가 등장하게 된 배경은 산업혁명이다.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처분하지 못하는 폐품들이 늘어났고, 이러한 상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예술로 표현하였다.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폐품의 예술화는 ‘정크아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냈다. 대표 작가와 작품을 살펴보며, 정크아트가 던지는 메시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Robert Rauschen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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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nogram >, 1955-1959, 로버트 라우센버그


정크아트의 출발점에 선 작가라고 말할 수 있다. 그의 작품 < Monogram >을 살펴보면, 폐타이어에 염소의 몸통이 박혀있다. 이 형체는 과감하고 자유로운 붓질이 드러난 회화 위에 올라서 있다. 이 작품은 크게 두 가지를 보여준다. 첫째는 기존 예술 형식에 대한 도전이다. 기존의 회화는 2차원적이고, 안정적이었다면 이 작품은 이전의 틀을 깬 혁신성이 드러난다. 두 번째는 늘어나는 공산품과 폐품에 대한 인지이다. 기존의 완성된 상품을 작품에 그대로 가져옴으로써 무엇을 이용해 작품화 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라우센버그는 “예술가란 당대의 역사를 목격하는 자이다.”라고 말한다. 라우센버그는 그가 현존하는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냈다. 산업화 되어가는 사회를 도전성이 드러난 과감한 형식으로 비판하였고, 폐품을 이용함으로서 환경문제에 대해 경계심을 일으켰다. 그의 작품을 감상하며 정크아트가 시사하는 바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Paul Villins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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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tterflies >, 2009, 폴 빌린스키


그의 작품은 버려진 비닐 LP판과 턴테이블을 이용해 나비 떼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쉽게 버려질 수 있는 폐품들을 재활용하여 예술로 탄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색을 입히고 날아오르는 듯한 배열은 당장이라도 움직일 것 같다. 나비의 역동성과 폐품의 예술화는 현재는 어둡지만 앞으로는 밝은 지구를 만날 수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

그의 작품엔 희망이 느껴진다. 말하지 않으면 모를 것 같은 폐품 활용은 정교하고 섬세하다. 이러한 정교함을 담아 생명이 실린 것 같은 나비가 완성되었다. 비상과 변혁의 의미를 품은 나비는 우리의 미래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선사한다. 정크아트가 보여주는 또 다른 가능성이다. 예술로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음을, 문제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음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Alejandro Du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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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otes >, 2014, 알레한드로 두란


그의 작품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멕시코에서 가장 큰 보호구역인 시안 카안의 바다에서 6대륙 50개국에서 쓸려온 플라스틱들을 색깔별로 나눠 예술 작품을 만들어 냈다. 마치 풀밭에 핀 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다양한 색의 칫솔들이 있다. 자연과 어우러져 폐품이 가진 색의 아름다움을 더욱 극대화 시킨다. 이들이 버려진 것들이 맞나 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설치예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평소 우리가 무심코 버렸던 쓰레기와, 플라스틱 컵과 페트병 등을 쉽게 이용했던 행동을 반성하게 된다.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에 주목하게 되어 무감각했던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쓰레기를 버리지 맙시다.” “환경보호를 생활화 합시다.” 라는 수많은 문구보다 더 강한 한방을 던지는 것 같다. 정크아트가 가진 강력한 메시지가 많은 이들의 머리를 깨우고 있었다.

*

로버트 라우센버그, 폴 빌린스키, 알레한드로 두란의 작품을 살펴보았다. 그들의 작품은 정크아트라는 장르로 분류되어 사회를 일깨우는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우리가 현존하는 사회의 모습과 문제를 마주하게 했고, 폐품이 예술이 될 수 있는 가능성과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고, 환경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다. 예술은 우리에게 항상 끊임없이 질문하고 성찰하게 한다. 이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무심했던 일상을 되돌아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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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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