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관에 부는 새 바람, 여성 영화 1 [영화]

글 입력 2018.07.31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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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숱한 남성 중심 영화만이 즐비하던 스크린에 하나 둘 여성 중심 영화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달라질 극장가를 기대하며 6월과 7월 두 달 동안 개봉한 여성 중심 영화들을 살펴보기로 했다.



1. '아이 필 프리티'

아필프.jpg


아이 필 프리티

코미디
미국
110분
2018.06.06


가장 먼저 새바람을 몰고 온 것은 <아이필프리티>였다. 롯데시네마 단독 개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4 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아이필프리티>는 '여성' 영화이기 때문에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를 훌륭하게 전달한다. 스토리 자체는 조금 유치하고 뻔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외적인 모습에 주눅 들어 살아가던 주인공 '르네'가 사고 이후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뽐내는 모습에 관객들은 울고 웃었고, 때론 여전히 외적인 모습을 중요시하는 그녀의 모습에 분노하기도 했다. 극의 후반부에 이르러 '르네'가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무대 위에서 당당하게 세상의 주인공은 여러분이라고 말하는 모습에 눈물을 흘렸던 관객이 나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물론 외적인 부분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외적인 매력의 기준은 누가 정하는 것인지, 어린 시절에는 당당하던 나의 모습이 어느 순간부터 외부의 시선으로 인해 주눅 들고 변해가지는 않았는지, 과연 그 기준에 맞추게 된다면 정말 행복해질 수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이 영화는 말하고 있다. 아름다운 것은 좋지만, 아름다운 것만이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름답지 않아도 괜찮다. 우리가 영화 속의 '르네'에게서 매력을 느낀 이유는 그녀의 외모였는지, 아니면 그녀만이 가지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었는지 생각해보며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이 영화를 통해 겪었으면 한다.



2. '오션스 8'

오션스.jpg


오션스8

액션, 범죄
미국
110분
2018.06.13
 

케이퍼 무비의 대표작인 오션스 시리즈(11~13)의 스핀오프 영화인 '오션스 8'은 전형적인 킬링타임용 영화다. 물론 뼈있는 대사들이 종종 등장하긴 하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는 본 시리즈들과 마찬가지로 팀업(team-up)을 기반으로 보석을 절도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뻔한 스토리의 범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오션스 8'에 열광한 이유는 이전까지 이런 종류의 오락 영화는 모두 남성들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2016년 개봉한 성별 반전 리부트 버전의 '고스트버스터즈'와 같이 남성들이 주축이 되던 이야기들을 여성들의 이야기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영화는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주고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3. '인크레더블 2'

인크.jpg


인크레더블 2

액션, 모험, 애니메이션
미국
125분
2018.07.18
 

14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인크레더블'은 역시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현재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인크레더블2'는 '아이필프리티'와 마찬가지로 메시지를 담고 있고. '오션스8'과 마찬가지로 관객에게 오락을 선사한다.

전편에서 남편인 미스터 인크레더블(밥 파)이 주로 활약하고, 엘라스티 걸(헬렌 파)이 그의 보조 역할을 했던 것과 달리 이번 영화에서는 엘라스티 걸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엘라스티 걸은 히어로로 활약하고, 미스터 인크레더블은 가사와 육아로 고통받는 모습은 전통적인 남녀의 역할을 뒤집고 있으며, 이를 보는 관객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그동안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히어로 영화에서 여성 히어로가 활약하는 모습, 그녀가 직접 "세상을 남자들에게만 맡겨둘 수 있나요?"라며 당신도 히어로가 되어야 한다 권하는 모습을 통해 10년 만에 '블랙 위도우'의 솔로 무비를 준비하는 마블이 그동안 얼마나 안일한 태도를 취해왔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여성 캐릭터 소비에 관객들은 지쳐버렸고, 영화관으로 발길을 끊은 관객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들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고, 관객들이 열광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더 많은 여성 영화가 필요하다.


[정욱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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