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영감 사이를 유영하다 "CA BOOKS" [도서]

우리가 "CA BOOKS"를 봐야하는 이유
글 입력 2018.08.0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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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매거진 CA BOOKS*


영감의 파도라고 불러야 할까. 잡지를 보는 내내 정보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디자인에 대해 무지했던 난 모든 것이 새로운 지식이었다. 그래서 나보다 몸집이 큰 파도를 크게 입을 벌려 삼킨 느낌이었다. 그다음에 들은 생각은, ‘다음 호는 어떨까?’, ‘어떤 걸 다룰까?’ 에 대한 기대와 조바심이었다.

CA BOOKS로 디자인의 현주소와 세계동향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아마 국내기사와 해외기사가 적절히 섞여 나왔기 때문이지 않았나 싶다.

또 이번 7/8월 기획기사인 “your wave is coming” 부분은 쨍한 파란 색깔로, 같은 책이지만 다른 독립적인 책의 느낌도 있어 색달랐다. 이 잡지가 너무 두껍게 느껴진다면 뭐 이 부분만 읽어도 재밌으니 무관하겠다. 다만, 두껍다고 이야기했지만 지루하고 어렵지 않다. 오히려 속 꽉 찬 게장같이 내용전달에 충실하고 문장이 간결했다. 쉽고 친절하며 어떤 것들인지 금방 속을 알 수 있었다. 그 속에서 재치 있는 말투는 취향 저격이었다.



축하해요!


-새로운 변화를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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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

이번 CA 7/8월에는 로고에 밑줄이 하나 생겼다. 학창시절 빨간펜이나 형광펜으로 교과서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밑줄을 직직 그었다. 솔직히 나의 밑줄은 중요하지 않은 내용까지 교과서를 도배해 그 기능을 상실했었지만, 밑줄은 평소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친다. 이 밑줄을 로고에 사용함으로써 CA BOOKS는 어떤 것에 밑줄을 긋는지에 따라 새로운 CA+ 무엇이 될 수 있다는 아이덴티티를 부여한다. 앞으로 그들이 어떤 것에 주목하고, 밑줄을 그어낼지 기대가 된다.

또, CA 7/8월의 디자인은 디자이너 양민영이 참여했다. 양민영은 1인 출판사 불도저프레스 운영자로, 비정기적 패션 잡지 <쿨> 편집자 및 디자이너이자 선주문-후생산 ‘스와치’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녀의 일에서 느낄 수 있듯이 책과 옷을 좋아한다. 이번 호 디자인은 로고에 밑줄이 생긴 것에 힌트를 얻어 표지와 내지에 선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한다. 실제로 표지에 선이 많이 들어갔지만 답답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깔끔하고 시원한 느낌이 물씬 난다. 더불어 푸른 바다의 이미지까지 합쳐져 당장이라도 차가운 물 속으로 풍덩 빠지고 싶게 만든다.

*스와치 서비스 : 원하는 색상을 고르면 그 색상으로 옷을 제작해주는 서비스



정보의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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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 BOOK"는 WHAT'S UP, SHOWCASE, VOICES, INTERVIEW, FEATURE, PROJECT, INDUSTRY ISSUE, CA SERIES, INSPIRATION 총 9개의 섹션으로 나눠진다. 지금소개할 "Your wave is coming"은 FEATURE에 속해 있다.

본격적으로 읽기 전, 종이를 들춰보다 쨍한 파란색 속지를 발견했다. 누가 봐도 ‘난 이번 호의 기획기사야!’라고 자기주장을 하는 듯한 첫인상이었다. 굽이치는 듯한 WAVE 활자들은 보기 전부터 괜스레 설레고 신나게 했다. 그리고 ‘서핑’이라니! 파도와 서핑의 문화 이야기를 숨 가쁘게 넘기며 읽어 내려갔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흥미로웠다.

가장 먼저 서프보드 디자인의 변천부터 시작한다. 첫 서프보드는 긴 하와이 전통 보드를 2m쯤으로 잘라서 들고 다니는 정도였다. 디자인도 아무렇게나 페인트를 칠하거나 이름을 칼로 새겼다고 한다. 그러다 스티로폼-폴리우레탄 등으로 몸통을 만들기 시작했고 디자인과 함께 제작 기술이 발전해가며 지금의 서프보드가 되었다.

다음 장은 서프음악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중 익히 알려진 가수는 ‘비치보이스’! 비치보이스를 모르더라도 자동으로 몸을 흔들거리게 만드는 노래 “Surfin Us”까진 모르지 않을 테다. 비치보이스와의 만남을 뒤로하고 서핑에 관한 정보와 디자인, 예술을 담은 <서퍼 매거진>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 매거진에 영혼을 부여하는 디자이너와 만화가를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서퍼들의 집에까지 초대하여 그들의 삶과 인테리어를 엿본다. 그들의 인테리어 중심에는 바다가 있다. 서핑을 주제로 이토록 많은 이야기를 확장해 나갈 수 있다니! 정말 서핑은 하나의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중간중간 서프보도를 만드는 쉐이퍼 류창수와의 인터뷰, 서퍼매거진에서 일했던 그래픽 디자이너 데이비드 카슨과의 인터뷰, 서프 아티스트 러셀 크로티 와의 인터뷰 등을 알뜰하게 실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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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

‘공감각 커피 그래픽 아이덴티티’, ‘셰익스피어스 글로브 리브랜딩’, ‘DTF 온라인 데이팅 앱의 참신한 변신’. 내 눈길을 끈 것들. 이들의 공통점은 브랜드의 브랜딩이었다. 어디에서 봤냐 묻는다면 PROJECT이다.

브랜딩은 브랜드의 이미지와 느낌, 아이덴티티를 불어넣는 과정을 말한다. 그것이 작은 명함이든 홈페이지든 활자체든 말이다. 현재는 브랜드의 이미지가 브랜드를 결정하는 시대다. ‘맥심 카누’ 하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에 사는 남자 공유를 떠올리고는, 짙고 깊은 커피의 풍미를 상상한다. ‘에이스 침대’ 하면 스프링부터 탄탄하고 안락한 이미지가 펼쳐진다. 그와 함께 지성과 이보영 부부도 함께 떠올리며 ‘그래, 첫 신혼가구엔 에이스지!’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올 것 같다.

“브랜드 목표를 만드는 방법”에서 앤 헨리는 브랜딩은 원래 이름을 붙이거나 한 상품을 다른 상품과 차별화하는 행위를 의미했지만, 지금은 더 이상 이러한 역할만을 뜻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흥미로웠던 내용은 원형 극장 ‘셰익스피어의 글로브’의 리브랜딩이다. ‘셰익스피어의 글로브 극장’은 영국 런던에 소재하고 있으며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공연했던 17세기 극장을 재현한 곳이다. 슈퍼유니언은 이 ‘셰익스피어의 글로브 극장’ 로고를 새로 만들었다. 실제 극장 건물에 사용된 목재 중 일부를 이용해 이십각형 모양의 프린트 블록을 만들고, 붉은 잉크를 칠한 뒤 종이를 문질렀다. 또 초기 출판에서 빨강, 검정, 흰색만 사용한 것에 영감을 얻어 이번 출판도 세 가지 색만 사용했다. 로고는 ‘셰익스피어스 글로브’의 확실한 정체성이 될 것이다.

타이포그래피. 현재 화두에 오른 이슈인지, 타이포그래피 이야기가 많이 다뤄진다 느꼈다.

‘강호 서체 출시’, ‘초소형 타이포그래피’, ‘수제 타이포그래피’ 타이포그래피는 브랜드의 사용에 따라 변화되고 발전되고 있다. 브랜드의 이미지에 맞게 새로운 폰트를 만들기도 한다.

사실 그건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을 뿐이지 변화하고 있었으며 우리 주변에 흔히 있었다.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화면의 폰트도, 핸드폰에도, 길거리 광고판에도 존재한다. 눈에 빠르게 읽히지 않는 것은 외면당한다. 그것이 큰 글자든 작은 글자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기에 많은 브랜드가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활자에 공을 들인다. 시선이 더 머무는 곳엔 수많은 노력이 숨어있다. 예를 들어 빛이 나는 화면은 검정과 흰색의 대비를 증가시켜 눈에 피로가 빨리 올 수 있기에 좀 더 연한 검은색 텍스트를 사용한다는 색깔에 대한 고민. 보통 줄 간격은 넉넉하게 1.5 정도, 문단의 길이는 45-75자가 좋겠다는 고민. 리 캐롤은, 글씨체는 특정 브랜드에 대한 수많은 메시지를 담을 수 있고 활자체의 특징, 크기, 굵기, 대소문자 구분을 통해 브랜드 디자인의 기본을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디지털 타이포그래피 향상시키기’에서는 가독성의 핵심을 짚는다. 활자체가 예쁘다고 모든 크기에서 읽을 수 있는 건 아니며 정신없는 활자체, 압축된 스타일, 스트로크가 얇은 건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조바심의 정체

이런 브랜딩에 매력을 알게 되었다. 디자인을 구상해, 브랜드의 보다 정밀한 정체성을 만들어주고 형상화해주는 것. 그리고 그것이 사람들에게 더 잘 와 닿고 느끼게 만드는 것. 내 생각과 다를지 모르지만, 내가 느낀 브랜딩은 그랬다. 그래서 프로젝트 섹션을 읽고 나서 아트디렉터와 디자이너들이 가치 있고 멋있는 일을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힘들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잡지를 읽은 후 ‘이런 프로젝트가 있구나.’, ‘백미당이란 브랜드에도 많은 구상과 디자인이 담겨 있었던 거구나.’ 느꼈다. 그것을 이 잡지를 읽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을 과거의 나를 생각하니 느낌이 이상했다. 흐름에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감탄과 조바심. 그것이 내가 CA BOOKS를 읽고 느낀 감정이다.

그렇다. 이 매거진을 이제야 알았다는 아쉬움이다. 나에게는 적신호여도 그건 곧 이 잡지가 좋은 잡지라는 거겠지. 나에게도 영감을 준 CA BOOKS는 디자이너들을 위한 잡지만이 아니다. 모든 예술을 향유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감의 원천이고 넓은 바다다.

그래서 나 또한 다시 마음을 잡고 앞으로의 파도를 타려 한다. 내가 CA BOOK를 처음 본 것이 이번 달이라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며. 이제라도 파도를 타면 된다는 용기를 주는 것으로 생각하며. 다음 호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기다릴 것이다. 그러니 그 영감 사이를 여러분도 유영하길 바란다.



Beach Boys - Surfin Us
(아차, 비치보이스 노래를 첨부하며 정말 물러갑니다.)



사진 출처 : CA BOOKS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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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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