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여행을 일상처럼_스페인 마드리드 그리고 남부 [여행]

글 입력 2018.08.0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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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여행, 마드리드


마드리드는 호 불호가 갈리는 도시라고 한다.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가 넘치는 바르셀로나와 비교해 본다면 확실히 지루해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곳에서 5일이라는 긴(?)시간을 보낸 나에게는 확실히 “호”였다. 나는 마드리드부터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다. 비앤비는 게스트하우스나 호텔 등의 숙박업체와 다르게 현지인의 집에서 머물 수 있다. 그 안에서도 다양한 옵션이 있지만, 내가 선택한 것은 “아파트의 개인실”이었다. 나만의 공간을 가짐과 동시에 거실이나 욕실, 부엌 등은 호스트의 공간을 이용하는 것이다. 사실, 모르는 사람과 한 공간에서 지내야 하는 불편함이 걱정되었지만, 저렴한 가격에 개인실을 쓸 수 있다는 이점은 나와 같은 학생, 자유여행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그렇게 만난 나의 첫 호스트. 그들은 내가 고민했던 ‘불편함’을 한방에 없애 주었다. 최대한 게스트를 배려해주려는 마음이 느껴졌고, 영어를 잘 못하는 나를 위해 천천히 기다려주었으며  먼저 다가와 주었다.

현지인의 집에서 머물며 여행을 한다는 것은 매우 색다르다. 마치 내가 이 곳에 사는 듯한 기분이 들고, 짧은 기간이지만 나만의 ‘집’이 생긴 것 같았다. 사실 마드리드가 즐거웠던 이유는 ‘사람들’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호스트를 비롯한 많은 여행자를 만나면서, 그들을 통해서 사람들로 인해 여행지의 인식이 뒤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난 정말 운이 좋게도, 마드리드에서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었고 덕분에 그곳 에서의 시간이 더 풍부하고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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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에는 세 곳의 유명한 미술관이 있다. 규모가 있고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프라도, 개인적으로 가장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티센, 그리고 ‘게르니카’가 있는 소피아까지. 미술관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마드리드에서는 미술관을 가고 정처없이 걷고, 공원에서 음악을 들으며 여행 중 가장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사실, 이전의 나는 여행하면서 숙소에만 있거나, 목적지 없이 걷거나… 이런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 멀리 온 만큼 남들이 가는 유명한 관광지는 다 가보고 싶었고, 알찬 하루를 보내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목적지가 없어도, 하루 종일 숙소에만 있어도 정처없이 걸어도 나만의 여유로운 여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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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스페인 남부_세비야, 론다, 그라나다


바르셀로나를 기점으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았던 스페인 여행의 종착지, 남부지역에 도착했다. 플라멩고의 지역 세비야, 장관이 펼쳐지는 “누에보 다리”를 볼 수 있는 론다, 맛있는 먹거리와 동화 같은 마을이 있는 그라나다까지. 약 열흘동안 세 지역을 여행하며 각양각색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스페인에 왔으니까 플라멩고는 봐야지’라는 생각으로 보게 된 공연. 플라멩고는 안달루시아(남부지방)의 전통적인 무용이자 음악이다. 나는 세비야에서 가장 유명한 플라멩고를 볼 수 있었다. 세명의 연주자와 세명의 무용가가 있었는데 그들이 한 무대에 서면 꽉 찰 정도로 작은 규모였다. 한 명은 기타를 연주하고, 두명의 연주자는 손바닥을 악기 삼아 노래를 한다. 오직 박수소리와 목소리, 기타를 반주 삼아서 춤을 추는데,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들의 동작을 보며 울고, 웃고, 함께 환호하며 꿈 같은 한시간을 보냈다. 플라멩고는 ‘열정’ 그 자체이자, 음악과 동작 하나하나에 ‘스페인’을 담고 있었다. 글을 쓰는 지금도 그 여운이 가시질 않는다. 아마 공연을 보며 느꼈던 말 못할 감정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스페인 광장’은 내가 본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었다. 해질녘 즈음 노을을 봐도, 밝은 낮에 봐도 언제나 아름다웠던 스페인 광장. 나는 넓은 광장에서 췄을 플라멩고를 상상했고, 음악 소리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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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펼쳐지는 협곡 한 가운데 놓인 누에보 다리는 18세기, 약 40년 동안 지어졌으며 론다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구분 짓는 통로이기도 하다. 누에보 다리의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아마, 다리를 보자 마자 탄성이 터져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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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의 동화 같은 마을과 저렴하고 맛있는 타파스, 그리고 가장 유명한 “알함브라 궁전”을 만날 수 있는 그라나다. 이곳 레스토랑에서는 음료를 한잔 시키면 자연스럽게 타파스가 딸려 나온다. 말하자면 ‘맛보기, 안주’같은 개념인데, 그 퀄리티와 맛은 매우 뛰어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타파스 투어’를 한다. 오직 음료 값으로 뛰어난 타파스를 맛볼 수 있다니! 그라나다에서 식사 시간은 매우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한 “알함브라 궁전”은 그라나다의 상징이기도 하다. 궁전은 매우 아름다움에 틀림 없지만 개인적으로 “알바이신”이라는 곳이 더 기억에 남는다. 그라나다에서 가장 오래 된 지역이기도 한 “알바이신”은 가파른 언덕을 올라야 한다. 하지만 올라가는 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하얗고 동화 같은 집들, 그리고 높이 올라서면 한눈에 들어오는 그라나다의 전경. 힘든 것도 잊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스페인은 다양한 매력이 있다. 나는 분명 한 나라를 여행하는데 마치 세계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바르셀로나, 바스크 지방과 마드리드 그리고 남부까지. 하나같이 다 색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3주, 한 나라를 여행하는데 길 수 도 있는 시간이지만 스페인에서는 턱없이 부족했던 시간이었다. 여러 번 가도 지루할 틈이 없을 나라이다. 3주간의 스페인 여행은 꿈 같은 시간이었고, 언젠간 다시 꿈꾸고 싶은 곳이다.


[나정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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