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노라이즘 [공연]

글 입력 2018.08.02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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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회 페미니즘 연극제
-노라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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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노라이즘>은 은행장이 될 남편은 자신의 아내 노라가 현모양처 자격으로 충분한지 프로그램에 신청을 한다. 노라는 아무것도 모른채 일상 생활이 대중들에게 TV 프로그램으로 공개가 된다. 패널들은 멋대로 노라가 현모양처가 맞는지를 운운하며 평가하고, 최종화만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노라의 친한 친구가 이혼하고 와서 편하다고 진짜 노라에 대해 얘기를 하고, 노라를 사모하던 남자는 끝까지 자신을 위해 이야기를 한다. 평온해보이지만 사실은 기이하고 비정상적인 일상이 흔들리며, 노라는 마침내 문제를 깨닫고 혼돈을 느끼며 극이 마친다.

노라는 (아빠같은) 남편에게 용돈을 받고, 남편이 골라준 옷을 입고, 항상 예뻐보이게 화장을 하고, 존댓말을 쓰고, '노라' 자신의 모습 없이 인형처럼 지낸다. 하지만 아무 문제 없다고, 행복하다고 믿으며 만족하며 지낸다. 

하지만 이혼하고 온 고등학교 친구는 잊고 지내던 노라의 어린시절, 춤추고 즐거웠던 자유로웠던 모습을 상기시킨다. 힘들면 도움을 청하라고 끝까지 강조한다. 또한 남편을 찾아오던 남자 선생님은 노라를 끝까지 연모하다 병으로 죽는다. 죽음으로 노라를 각성시키게 하고, 또한 극 중 방해꾼을 맡은 사채업자는 노라에게 돈을 갚으라고 독촉한다. 남편 몰래 돈을 어디다 썼는지 압박을 준다. 여기서 반전은, 노라가 아이 낳기 싫어서 낙태를 했다는 것이다.

사실 극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공감이 잘 안되기도 하고. 좀 더 디테일한 설명이 추가가 됐으면 더 와닿았을 것 같다. 1)노라의 아버지가 어땠길래, 노라가 이렇게까지 의존적인 성격이 됐으며 2)남편은 밑도 끝도 없이 무조건적으로 '사랑한다'는 말만 하면서 노라를 회유하는데, 그 이유도 있었으면 좋았겠다. 남편이 원래 이런 비정상적인 성격인지 혹은 사회 환경에서 답습이 되었는지. 3)친구는 왜 이혼을 했으며 한 마디라도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4)남자 선생은 왜 노라를 계속 좋아하는지 5)방해군은 뭐라도 될 것처럼 하면서 독촉만 하고 웃는데, 더 강력한 역할이 있었으면 6)노라가 각성하는 계기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인물의 감정선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 이입도 힘들고 공감도 없이 소외된 감정으로 연극을 봤다. 너무 그들만의 이야기라서 이해하고 싶었다. -혹은 이러한 불친절함이 의도된 것일까?

연출이 너무 좋았다. 1)라이터 소리와 종이 날리는 소리로 점차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 2)그리고 동시에 기둥을 치며 소리치는 친구와 읊조리며 노라를 혼내는 남편 소리의 대비 3)노라의 강박을 보여주는 똑같은 택배 박스를 쌓는 습관 4)벽에 TV 스크린 화면처럼 영상을 즉석에서 찍는 것 5)패널들이 앞에서 쇼처럼 보여주고 진행하는 점도 재미있었다. MC들이 그대로 조연이 되는 것도 능청스러웠다. 6)갈등 극대화된 장면에서 가운데 책상에서 앉아서 울부지는 노라와 근처를 배회하는 남편, 멀리서 소리치는 친구, 마지막 카메라를 들키는 장면까지.

좋은 점도 있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던 연극이다. 인물에게 이입이 안되서 이해가 안된 점이 제일 아쉬웠다. 이해가 되지 않으니 공감도 되지 않았고. 각 인물들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단서라도 있었다면 좀 더 가깝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방송 윤리와 사생활 침해, 낙태문제까지 다 더해져 주제가 많아서 더 복잡한 느낌이었다. 연극의 내용보다는 '페미니즘 연극제'라는 첫 시도에 응원을 드린다.

내용이 깊지는 않았어도, 와닿지는 않았어도, 아쉬운 점이 많아도 괜찮다. 사실 비정상적인 연애와 부부 관계는 이미 주변에 많으니까. 남자친구에게 옷차림을 허락맡는 것도 우스운 일이고. 사회적으로 경제적불평등이 슴해서 여자는 남자의 경제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이 또한 가부장제의 폐해인데 여성상위를 운운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고. 왜 쓸데 없는 일로 자존심싸움을 하고 기싸움을 하는지. 단지 이 불편함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같이 문제를 해결하면서 찾아가면 될 것이지 왜 그렇게 다들 발작인지. 여성보다는 같은 인간으로, 동일한 인간답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사람들은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 성평등한 사회를 꿈꾸며- 페미니즘 더 흥해라! 페미니즘 연극제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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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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