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돼지 코 아가씨, 페넬로피 [영화]

글 입력 2018.08.0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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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처음 본 건 약 10년 전 아주 어렸을 때로 기억된다. 그 때 봤던 이 영화를 다시 꺼낸 계기는 문득 주인공 페넬로피가 입고 있었던 목도리가 생각이 났다.

처음 봤을 땐 어려서 그랬는지 깊은 생각은 하지 못하고 그저 돼지 코를 갖고 태어난 부잣집 딸의 백마 탄 왕자 찾기 정도까지 밖에 느끼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보았을 땐 우리 사회에서 잘 표현되고 있는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하고 있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페넬로피는 가문의 저주로 인해 태어날 때부터 돼지 코를 갖고 태어났다. 꽤나 유명한 집안의 아이가 태어났을 때 많은 기자들이 취재를 하러 왔지만 부모님은 그녀를 감추려고 부단히 노력해왔고 특히 페넬로피의 엄마는 밖의 사람들의 시선과 말로 페넬로피가 상처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녀를 집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다. 그녀가 어느덧 성인이 되었을 때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녀의 저주가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 엄마는 남편 찾기 대작전을 벌이기도 한다. 돈 많은 집안의 외동딸과 결혼하려는 속물이 남자들은 많았지만 그녀의 얼굴을 보고 나면 모두 도망가기 바빴다. 에드워드도 그런 남자들 중 하나였다. 그녀와의 결혼을 위해 헌신을 다한 그도 페넬로피의 얼굴을 보자마자 도망쳐 기자들에게 그녀의 외형에 대해 과장하고 지어내어 그녀를 괴물로 묘사한다.

에드워드를 보면서 요즘 사회에서 문제로 자주 언급되는 악성 댓글이 생각 났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치명적이며 당사자는 피해자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주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한다. 심지어 도가 지나친 표현들을 사용하여 피해자가 자살하는 등 점점 그 피해가 갈수록 커지는 추세이다.

에드워드의 아버지도 페넬로피가 대중들에게 공개되고 나자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것을 보고 그녀와 결혼할 것을 강요한다. 겉모습만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하고 진짜 그 사람의 진가를 알아보려 하지 않는 주변인들은 우리 사회를 풍자하는 모습으로 느껴졌다.

페넬로피의 엄마도 딸을 위해 노력하는 것 같지만 현실은 극성 엄마에 지나지 않는다. 또 딸의 돼지 코가 공개되면 사회가 자신의 딸과 가족을 바라볼 시선과 비판들에 걱정이 앞선다. 그녀의 엄마는 항상 남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가 고민이고 주제인 사람으로써 페넬로피는 그런 엄마한테서 도망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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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걱정과 달리 사회에 그녀가 공개되자 대중들은 그녀에게 열광하기 시작했다. 돼지 코가 마스코트가 된 그녀는 더욱 유명해지고 팬들이 생기면서 자신감을 되찾는다. 그리고 그녀는 항상 콤플렉스였던 돼지 코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고 있는 그녀 자신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게 된 그녀는 오랜 저주가 풀리고 코도 정상적인 코로 돌아온다. 여기서 또 한가지, 나를 가장 많이 사랑하고 아껴줄 사람은 ‘나’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 영화는 크게는 외모지상주의, 세부적으로는 낮은 자존감, 사회적 지위에 대한 욕심, 루머 확산 등 다양한 사회 문제들을 한번씩 보여준다. 얼핏 보면 아이들을 위한 동화 같은 이야기라고 밖에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영화 페넬로피는 우리 사회 속에서 자주 회자되는 근본적인 문제들을 잘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이러한 주제를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노출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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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작품들은 언제나 볼 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니 다시 봐도 새롭다는 말이 왜 나왔는지 십년이 지난 최근 이 영화를 보면서 알 것도 같았다.


[안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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