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펴내는 글 [문화 전반]

곧 세 번째 잡지가 나옵니다. 감회가 새로워 한 번 끄적여 봅니다.
글 입력 2018.08.03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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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NERD 3호를 펴내며

* (NERD는 자신의 취미를 당당히 드러내자는 취지를 공유하는 친구들과 함께 만든 집단입니다. 현재 영화팀, 스트릿 패션 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팝업 스토어 주최, 잡지 발간 등을 하고 있습니다.)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음에
나의 생애를 인류 봉사에 바칠 것임을 엄숙히 선서하노라.
나는 인종 종교 국적 사회적 지위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

-<태양의 후예>, 히포크라테스 선서 중-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의사 강모연(송혜교)은 위기의 순간마다 의대 졸업식 때 했던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떠올립니다. 저도 입학식이나 졸업식을 거치면서 몇 차례의 선서를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쓸 데 없어 보이는 선서는 왜 하는 걸까요? 바로 첫 마음을 기억하기 위함입니다. 살아가다 보면 잊히고 흐려지는 첫 마음. 초심을 우리 마음에 되새기기 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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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초심이란 놈은 변덕도 심하고 도망도 아주 잘 가는 놈이라 잘 관리해야 합니다. 처음 우리 마음에 자리 잡을 때는 나를 넘어 세상을 바꿀 것처럼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이 때는 사람이 달라 보입니다. 일과 공부에 집중도 잘하고 의지도 투철하죠. 모든 걸 해낼 것만 같습니다. 바로 이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잠시 잘 풀리는 일에 한 눈이 팔려 첫 마음에 신경을 쏟지 않으면 이 놈은 금방 풀이 죽어 버려요. '이제는 내가 필요없나 봐.' 하고 도망가 버립니다. 한 번 집나간 사람 두 번 못나가란 법 없잖아요? 그 때부터 조금씩 흐릿해집니다. "내가 이걸 왜 시작했더라?"

2016년 9월 NERD를 만들 때 저희는 하나의 목표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주 작은 소모임이지만 나중에는 사람들이 취미를 공유하는 하나의 플랫폼이 될 거야.'는 희망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 바로 NERD입니다.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NERD는 성장했습니다. 구성원도 많아졌고 잡지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걸로 충분한 걸까요? 스스로를 취미 공유 플랫폼이라 소개하지만 글쎄요, 잘 이루어지고 있는 걸까요? 어느덧 '잡지를 만든다.'는 사실 자체에 매몰되어 있지는 않은지. 기사를 위한 기사를 짜내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각자 가장 좋아하는 취미를 다루었는지 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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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고 느꼈을 때, 그 때 변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 Magazine NERD 3호는 조금 다른 컨셉으로 여러분께 다가갑니다. 팀원 개개인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주제로 각자의 덕력을 뽐내는 기사들로 채워 보았습니다. 세 번째 잡지가 아닌 창간호를 펴낸다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했습니다. 앞으로도 NERD는 '각자의 취미를 당당히 공유하자!'는 첫 마음을 잊지 않고 나아가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도 '내가 왜 이 일을 왜 시작했지?', '이걸 배우려고 한 이유가 뭐더라?' 하는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면 저희가 그랬듯이 여러분도 첫 마음을 돌아보시길 바랍니다. 집나간 초심이 다시 마음 가운데 자리잡는 순간 여러분이 다시 반짝일 거예요. 그 때 같이 NERD도 떠올려 주시면, 복 받으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첫마음> -박노해-

한 번은 다 바치고 다시
겨울나무로 서 있는 벗들에게

저마다 지닌
상처 깊은 곳에
맑은 빛이 숨어 있다

첫마음을 잃지 말자

그리고 성공하자
참혹하게 아름다운 우리

첫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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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 무더운 여름날, 백광열 드림


[백광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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