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 컬렉션: 샤갈 러브 앤 라이프展 - 한가람미술관

글 입력 2018.08.0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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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 컬렉션 : 샤갈 러브 앤 라이프展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러시아 태생 화가이자 판화가 마르크 샤갈의 가장 큰 특징은 폭 넓은 그만의 미술세계였다. 독창적인 색과 개성을 가진 그는 러시아의 민속적인 주제와 유대인 성서에서 영감을 받아 인간의 원초적 향수와 동경, 꿈과 그리움, 사랑과 낭만, 환희와 슬픔 등에서 그 개성을 맘껏 드러냈다. 다양한 주제만큼 다양한 시도를 했던 샤갈. 그는 순수미술을 넘어서서 판화, 그리고 삽화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예술관을 다채롭게 표현하는데 열정적인 예술가였다.

그 덕인지 전시는 무척 풍부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 시작은 스케치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그의 스케치다. 작가의 이름을 건 전시가 재미있는 이유는 바로 이 점인데, 명화나 온전한 작품 자체가 아닌 스케치를 감상할 수 있다는 거다. 개인적으론 무척 흥미로운 지점이다. 샤갈의 스케치는 그 형태가 완벽하거나 섬세하진 않았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담뿍 담아내려 한 것이 보였다. 이 그림에는 이것도 담아야 하고 저것도 담아야 하고 여기엔 이게 있어줘야 해. 그리고 제목은 바로 이거지! 하고 스케치들이 제각기 말하고 있는 듯하다. 죽 보다보면 순수하다는 느낌마저 드는데, 아마도 그건 제목과 부연설명에 꼭 맞는 그림이어서인 것 같다. 어린 아이가 제 의도를 표현하기 위해 이리저리 배치해놓은 듯한. 덕분에 설명과 대조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의 붓칠이 가득한 그림 속에선 역시나 그 색의 활용이 빛을 발했다. 선명하고 진한 색들. 대비를 이루는 색의 조화. 쨍-하거나 빠알-갛거나 푸른- 색들이 거칠게 종이에 엉겨붙어 더욱 그림의 의도가 돋보였다. 과감한 붓터치가 그 색들이 온전히 얹히기를 도왔다. 느끼기에, 샤갈 그는 그림에 모든 걸 가감없이 드러내고싶어하는 것 같았다. 아내 벨라면 벨라, 마을 풍경이면 풍경, 천사면 천사, 당시면 당시 그대로를 오롯이 표현하고 있었고, 그 모습이 무척 순수해 보였다. 골똘히 유추하기보다 '그랬구나-'하고 그를 이해하는 시간이 더 많았달까. :) 작가의 개성이므로 어느 쪽이든 좋아하는 편이지만 난해하고 의도가 숨겨진 작품들의 전시를 봐오다가 그의 그림을 보니 숨이 탁 트이는 듯, 개구쟁이 소년과 마주앉아 이야기하는 기분.

그는 아내 벨라의 책을 포함, 두 권의 명작에도 삽화를 넣었는데 이 섹션이 그의 순수미술과는 또 다른 보는 즐거움을 주었다. 그림의 옆엔 그 장면의 내용이 간략하게 적혀있다. 장면읽기를 하듯 그 장면에 담긴 이야기를 먼저 읽고, 그의 그림을 보았는데 거친 붓칠과 색감과는 또 다른 매력들이 속속히 숨겨져 있었다. 일단 재치있는 그림들. 아기자기하면서도 그 나름대로의 자유분방함이 분명히 있다. 비율이나 크기보다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들이 드러나있을 때 가장 크게 느꼈다. 굵고 얇은 붓의 선으로 장면을 담아낸 삽화들. 인물들의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몸짓이 특히 인상깊었다고 덧붙이고 싶다.


연인들(1937).jpg
연인들(1937)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그의 전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그가 그린 '사랑'이다. 연인, 사랑, 사랑으로 이루어진 삶은 그가 가장 애정했던 주제기도 하다. 그의 뮤즈는 주로 아내 벨라. 그는 주로 벨라와 보낸 시간을 화폭에 담았는데, 그 그림들이 무척이나 애틋하고 절절하다. 이 섹션에서 그의 순수함은 더욱 돋보여진다. 벨라와 함께 있으면 내내 하늘을 떠다니는 기분이었다는 샤갈. 그래서 그림에서 두 사람은 주로 하늘을 떠다닌다. 중력을 거스르며 몸이 붕 뜨는 것 같은 기분을 표현한 것이다.

자신조차 잊은 자신의 생일을 챙겨주려는 벨라와 그녀가 건넨 꽃다발을 받고 두 발이 뜬 샤갈 본인의 모습을 담은<생일(1915)> 이라던가 고향 비테프스크 도시 위를 함께 날고있는 모습을 그린 <도시 위에서(1918)>을 보면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을 녹여내려는 샤갈의 순수함과 천진난만함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이런 사랑꾼이 또 어디 있겠는가!

그림과 사랑을 향한 끊임없는 탐구, 올곧은 마음과 열정, 애정 어린 시선이 가득한 샤갈과 마주할 수 있었던 <샤갈 러브 앤 라이프展>. 찌는 더위가 잠시 잊혀질만큼 흐뭇-해지는 순수한 그와의 만남을 제안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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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1887~1985)




[김지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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