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미술을 알아야 살까? [도서]

어벤저스와 아테나 학당, 몬드리안과 QR코드의 관계는?
글 입력 2018.08.03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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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 페이스북에서 ‘문화예술의 중요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득하는 책‘이라는 리뷰와 4차 산업혁명에 관한 관심으로 ’4차 산업 혁명의 전제-미술을 알아야 산다‘라는 책을 집어 들게 되었다. 저자인 정장진 교수님은 내가 대학교 1학년 때 수강한 ‘불문학 탐색’의 교수님으로 학점은 잘 받았으나 수업에서 좋은 인상을 받진 못했다. 대형강의 이기도하고 수업이 체계적이지 않고 맥락이 없다고 느껴져 수업시간에 집중을 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술을 알아야 산다_ 표지.jpg
 
 
그런 교수님에 대한 인상 때문인지 400페이지가 넘는 책에서 종종 맥락 없고 억지스러운 주장이라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긴 했으나 4차 산업 혁명 시대에서 예술이 어떻게 이용되고 있고 이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분야별로 알아볼 수 있었다. 또한 저자가 현대미술을 많이 다루는데 그중 초현실주의 미술에 대해 관심이 생겨서 관련 책을 읽어보며 또다른 지식을 쌓게 되었다 . 그 외에도 내가 흥미롭게 읽은 부분에 관해 얘기해보려 한다.



공간의 미래


이 책은 4차 산업혁명과 책, 영화, 공공 예술 등 전반적인 예술을 다루고 있다. ‘상업공간이 변화하고 있다’라는 오피니언을 썼을 때 이 책을 읽던 도중이었는데 파주 지혜의 숲과 별마당도서관같이 책과 관련된 공간에 대해 쓴 부분(1장 ‘책’ 부분)에서 글을 쓰는데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독서란 책을 손에 들 때 시작되고
독서는 내외부 공간으로부터
내용까지 영향을 받는 행위다.

(p29)


그러므로 오프라인 서점이라는 공간은 다른 상품을 파는 매장들과 비교했을 때 온라인 서점보다 우위를 가질 수 있고, 책을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 지혜의 숲과 별마당도서관은 오프라인 서점의 장점을 살린 좋은 아이디어였다는 것이다. 지식을 취득하는 방식이 변화했기 때문에 공간도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덕분에 책에서 언급된 서점들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유통공간들에 대한 오피니언을 완성할 수 있었다.



예술과 4차 산업혁명


이 책은 전반적으로 예술 장르 간의 융합, 더 나아가 IT와 예술 장르의 융합을 주장한다. 예를 들어 루브르 박물관에서 패션쇼나 삼성 전자의 콘텐츠 기반 플랫폼 TV인 <더 프레임> 런칭 행사를 개최하는 것처럼 다른 예술 분야도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함께 즐기면서  현대 문화와 예술을 종합적으로 향유하고 사고하게(p174) 하는 것이다.

혹은 디지털 큐레이팅을 통해 한국의 반가사유상과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같이 보여주거나 백남준의 <다다익선>을 경천사지십층석탑과 함께 보여주며 불(佛)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디지털 큐레이팅을 하면 시공간을 뛰어넘어 작품 간의 유사성과 본질을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연관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사성을 가진 작품을 함께 보여주고 분류 기준을 바꾸는 것만으로 새로운 콘텐츠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p181) 저자의 생각에 감탄했다.


[크기변환]Pensive_Bodhisattva_02.jpg
 
[크기변환]7774914-Rodins-T-nkaren-0.jpg
동서양이라는 거리와 시대차이를 뛰어넘은
유사성을 보여주고 있는 두 조각품.


현대사회는 #(해시태그)를 통해 사용자들이 직접 자신의 콘텐츠를 온라인상에서 분류하고 있다. 기업들도 이런 분류에 뛰어들고 있다. 구글과 파트너십을 맺은 세계 유명 미술관의 소유 작품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는 <구글 아트 프로젝트>도 아직 미숙하지만 여러 가지 기준(멜랑꼴리, 유혹 등 작품에 드러난 감정을 기준이나 재료, 화파로 분류하기도 하고 영상과 미술작품을 통해 베니스의 1575년 전염병에 대해 큐레이팅하기도 한다)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시도를 하고 있다.

<구글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모두가 평등하게 직접 뉴욕의 MOMA,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에 가있는 것처럼 마우스 하나로 전시관을 넘나들며 구경할 수 있다. VR의 발전으로 인해 더 현실감 있게 미술관을 체험할 수 있게 될 미래에서 어떤 방식으로 큐레이팅을 하고 문화산업을 발전시켜야 할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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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아트 프로젝트>로 본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


자 그럼 처음의 질문에 답해보자. 어벤저스와 아테네 학당, 그리고 몬드리안과 QR코드는 어떤 연관성을 가진 걸까?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에서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내고 여러 인물을 총집합시키는 기법이 어벤저스에도 이어졌다는 것이다. 몬드리안이 QR코드가 나오기 전 디지털 세계를 미리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흥미롭고 생각해볼 만한 주장이지만 우리가 직접 마블 제작자에게, 몬드리안에게 물어볼 수 없어 사실확인을 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저자의 주장을 납득하기 힘들다면 많은 명사가 인문학을 강조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모든 사람이 미술,예술을 알아야 사는 것은 아니고 그렇기에 책에서도 납득이 안되는 부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와 예술의 미래에 대해 궁금하다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저자의 여러 주장과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 중 자신에게 와 닿고 필요한 부분을 하나쯤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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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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