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엄청난 무언가를 부르다 [음악]

글 입력 2018.08.03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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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너무나 유명해서 멤버를 일일이 설명하기에도 민망한 그룹이 있다. 약 10여 년의 활동 기간 동안 약 16억 장의 앨범 판매와 빌보드 차트 최장기간 1위 아티스트 등 쉽게 범접할 수 없는 기록을 세우며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남아있는 그룹, 바로 비틀즈다. 내가 관심을 갖게 된 비틀즈의 노래 2곡을 소개하며 활동 당시의 사회상과 비틀즈의 음악이 가지는 힘에 대해 말하고 싶다.



1960년대 유럽


비틀즈는 1963년에 데뷔해 1970년에 해체했다. 비틀즈가 활동했던 1960년대 유럽의 사회상은 그들의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데 당시 사회상을 알기 위해선 제 2차 세계대전부터 살펴봐야 한다. 1945년에 제 2차 세계대전이 종전하고 전쟁의 참담함을 맛 본 50~60년대 유럽 사람들은 정의와 진보 같은 껍데기만 화려한 장밋빛 이념에 환멸을 느끼며 진정 중요한 것은 개인의 삶과 자유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개인의 체험과 자유를 강조하는 실존주의가 유행한다. 이에 맞춰 성해방운동, 반전 시위, 학생 운동, 소수자 인권 운동 등등이 많이 일어나 개혁적이고 진취적인 분위기가 사회를 휩쓴다. 또 종전 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60년대에 10대가 되어 경제력을 갖게 되는 것도 비틀즈 음악에 무시 못 할 영향을 미친다. 10대가 경제력을 갖는 것이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전쟁에서 많은 청년들이 목숨을 잃었고 20~30대의 젊은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공장에서 10대를 고용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렇게 혁신적이고 급진적인 시대에 젊은 청소년들이 소비의 주체가 되었으니 문화예술 또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새로운 소비주체가 기성세대와 다른 문화를 열망하며 새로운 시대를 모색하는 동안 실존주의가 예술에까지 확대되며 전통적인 예술형태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예술적인 실험이 매우 풍부하게 시행되어 주제나 제작기법상, 혹은 표현양식상 새로운 작품들이 많이 제작되었는데 이러한 변화의 키워드는 바로 ‘대중’이다. 예전에는 예술적 감각을 가졌다고 판단되는 소수의 엘리트만이 예술을 향유할 수 있었다면 일반 대중으로 예술 소비층이 옮겨지며 대중예술이 크게 발전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비틀즈가 활동한 이 시기의 유럽은 대중소비문화의 시대라고 불린다.



Revolution


비틀즈가 이러한 사회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했는지는 Revolution을 통해 가장 잘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우선 Revolution은 세 가지 버전이 있다: Revolution, Revolution 1, 그리고 Revolution 9. 하드락인 Revolution과 슬로우 블루스 락인 Revolution 1, 이 두 곡에서 주목해야하는 건 가사 수정에서 나타나는 존 레논의 사상변화다. 레볼루션 1에서는, ‘너가 혁명에 대해 얘기할 때, 나도 끼워줘(Count me in)라는 가사 뒤 'Out'을 붙였다.

반면 더 이후에 녹음한 그냥 레볼루션에서는 ‘너가 혁명에 대해 얘기할 때, 나는 빼줘(Count me out)'만 쓴 것이다. 이것은 존 레논이 폭력투쟁에 참여할 수도 있고 참여안 할 수도 있겠다는 애매한 태도에서 이로부터 한 달 후에 폭력투쟁에는 절대 참여하지 않겠다는 반전주의, 평화주의적인 생각을 가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1960년대 후반은 전세계적으로 페미니즘, 반전 시위, 소수자 인권운동, 학생시위가 일어날 때인만큼 존 레논은 혼란해진 사회상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어서 레볼루션을 작곡한 것이다. 두 번째 녹음본(레볼루션)의 가사에서 폭력투쟁을 반대하며 사람들에게 혁명정신은 좋지만 폭력은 아니지 않냐는 메시지를 주려고 하고 싶었던 것 같다.




Revolution 9을 들어보면 노래라는 느낌보다 몽환적이고 정신없는 소리의 집합체라는 느낌이 든다. 이 곡은 일반적인 노래 형태를 띠지 않고 아방가르드파나 전위적인 음악가들이 사용하는 기법인 사운드 콜라주, 즉 이질적인 음이나 리듬을 삽입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는 음악이라고 한다. 이 또한 혼란스러운 사회를 표현하기 위함이라고 존 레논이 밝혔다.




레볼루션은 노래를 통해 사회를 표현하고 자신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예술가로서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틀즈를 존경할 수 있게 된 노래다.



Yesterday


사회상과는 직접적인 상관은 없지만 두 번째 소개하고 싶은 곡이 있다. 바로 “Yesterday”이다. 이 노래에서 비틀즈는 과거를 그리워하며 Yesterday를 부른다. 많은 사람들이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예전 그 때를 추억하는 오늘이 나중에 추억하게 될 날이 될 것도 모르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이 노래에서 역설적이지만 ‘현재를 소중히 아끼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주구장창 얘기를 늘어놓는 게 아니라 반복되는 간단한 가사와 멜로디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노래인 것 같아 감명이 깊었다.





팝의 고전


고전문학이든 고전음악이든 ‘고전’이라는 수식어를 앞에 붙이려면 엄청난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 무언가는 수십 년, 수백 년이 흘러도 대중을 사로잡을만한 것이어야 하며 고로 웬만한 깊이로는 얻기 힘들다. 하지만 비틀즈에게 고전이라는 수식어는 전혀 과분하지 않다. 해체한 지 50년이 지난 현재에도 이곳저곳에서 그들의 음악이 종종 흘러나오며 사람들은 그 노래들을 아직도 많이 아끼고 사랑하고 있다. 그들만의 색깔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표현하며 어떤 이들에게는 영감을 주거나 추억을 소환해주고, 어떤 이들에겐 힘든 하루를 극복하는 힘이 돼주는 비틀즈의 음악은 진정한 팝의 클래식, 팝의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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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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