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림으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 샤갈: 러브 앤 라이프展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그림으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글 입력 2018.08.04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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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샤갈: 러브 앤 라이프展
샤갈의 위대한 유산 국립 이스라엘 미술관 진품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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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내용에 앞서


이번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샤갈: 러브 앤 라이프展>전시를 관람하고자 한다면, 다음 네 가지를 꼭 기억하라는 도슨트님의 이야기를 적는다. 비테프스크, 샤갈의 첫 번째 부인 벨라, 성서 그리고 하시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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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 Chagall, The Lovers, 1937, Oil on canvas, The Israel Museum, Jerusalem by Avshalom Avital©ADAGP, Paris – SACK, Seoul, 2018, Chagall®



샤갈에게 있어서 벨라는


부유한 벨라의 집안에서는 가난한 샤갈과의 결혼을 반대했다. 결혼에 있어 난관에 봉착하게 된 샤갈은 예술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돌아오겠다며 그렇게 프랑스 파리로 떠난다. 이 시기, 1910~1914년가 샤갈의 첫 번째 파리 시절이다. 샤갈은 '천재성이 폭발했다'라는 표현에 걸맞게 '샤갈'하면 떠오르는 작품들, 예를 들어 <나와 마을> 등이 대부분 샤갈의 첫 번째 파리 시절에 모두 그려진 작품이다.

실제로 샤갈은 예술가로서의 입지를 다진 뒤 1915년, 그의 첫 번째 부인인 벨라와 결혼을 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샤갈이라고 하면 '사랑'을 많이 떠올리지만 벨라를 만나기 전 그의 그림에는 사랑이 없었다. 그 정도로 샤갈의 예술과 인생에서 아내 벨라를 빼놓을 수 없다. 샤갈은 벨라와의 만남 이후로부터 그의 그림이 밝아진다.

샤갈의 그림들을 보면 벨라와 서로 손을 잡고 하늘을 떠다니거나 혹은 벨라를 꽃 안에 넣어두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꽃다발이다"라고 한 샤갈의 생각을 엿볼 수 있을 정도로 샤갈은 항상 연인을 꽃과 함께 그렸다.위의 작품 <연인들>에서도 볼 수 있다시피 샤갈과 벨라는 하얗고 빨간 꽃다발 속에 편안하게 자리 잡고 있다.

아름다운 샤갈과 벨라 커플 그림을 보다 보면 독특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보통 여자가 남자한테 기대고 있는 그림이 많지만 샤갈의 그림에는 자신이 벨라에게 기대고 있다. 혹은 <술잔을 든 이중 초상>이라는 그림에는 벨라가 샤갈을 목마 태워주고 있다. 딸 이다를 의미하는 천사가 내려오는 그림도 볼 수 있다. 실제로 벨라는 젊은 나이에 병에 걸려 죽기 전까지 샤갈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와 모델, 조언자이자 '어머니' 같은 존재였다. 그가 얼마나 벨라를 사랑하고 그녀에게 의지하였는지를 알 수 있다.

다음은 샤갈이 사랑에 관하여 작성한 글 중 하나이다.


나는 많은 나라를 보았다.
나는 색채와 빛을 찾아
여러 길을 통해 세상을 돌아다닌다.
진정한 예술은 오직 사랑 안에 존재한다.


추가적으로 <연인들>이라는 이 그림을 대부분 아름다운 위쪽에만 집중을 하지만, 사실 이 그림의 아래 부분도 참 중요하다. 꽃다발의 아래를 보면 한 마을을 찾을 수 있다. 푸른색으로 우울해보이는 이 마을은 바로 '비테프스크'이다. 1937년에 그려진 이 그림은 샤갈이 그토록 원했던 프랑스 시민권을 얻은 해이기도 하다. 샤갈은 이처럼 프랑스에 기념비적인 일이 생기면 그림에 프랑스의 국기색을 그렸다. 그래서 빨강색, 하얀색, 파랑색이라는 프랑스 국기색을 찾아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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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이동함에 따라 색이 바뀌는 스테인드글라스


샤갈에게 있어서 스테인드글라스는 '빛으로 쓴 성서'였다. 샤갈은 성서에 대한 깊은 애정을 품고 있었는데, 샤갈은 이 스테인드글라스에 완전히 빠져버리게 된다. 1962년 이스라엘 예루살렘 하다사 대학에서 작업한 대형 스테인드글라스 열두 개의 스테인드글라스 재현을 통해 샤갈 작품의 중요 요소인 색상과 빛을 체험하고 신과인간 사이의 영적인 교감에 대한 그의 깊은 이해와 공감을 엿볼 수 있다.

유대교 회당 안에는 사람을 그릴 수 없기 때문에 성서의 인물들을 동물로 의인화하여 표현하였다. 샤갈이 믿는 하시디즘은 사람이 살면서 죄를 짓고 죽으면 그 영혼은 동물에게 들어간다고 믿기 때문에 동물을 인간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샤갈의 그림 속 동물은 인물을 표현하는 것이다.

한 예로 샤갈은 아버지를 청어로 그렸으며 청어는 아버지임과 동시에 유대교의 가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정욕 욕망 다산을 상징하는 수탉으로 보이거나 비테프스크에서 많이 키우던 것이 염소와 암소를 키웠던 기억을 담아 샤갈 자신은 수탉 혹은 염소로 그리기도 하였다. 그래서 비테프스크 마을 자체도 동물 혹은 암소로 그릴 때가 있는데 이는 비테프스크를 그리워 한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

스테일글라스 작품 중 한 작품에 담긴 사연을 도슨트님께서 설명을 해주셨다. <잇사갈 issachar>이라는 작품인데 이스라엘에서 중동 전쟁이 발발하며 한 군인의 사격으로 작품이 망가지게 된다. 하지만 샤갈은 새롭게 작품을 고치면서 지난 전쟁의 아픔을 잊지 말라는 의미로 염소 뱃속에 총알 구멍을 뚫어놓았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 구멍은 현재까지도 남아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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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침묵은 나의 것,
그녀의 눈은 나의 눈.
마치 그녀가 오랫동안 나를 알아왔고
나의 어린 시절과 나의 현재와 미래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알아보기 쉬운 그림으로 사랑과 삶을 계속 전달


샤갈의 첫째 부인 벨라는 1944년 9월 2일 때 이른 죽음을 맞이한다. 그녀는 짧았던 일생 동안 『타오르는 불꽃 Burning Light』와 『첫 만남 First Encounter』 이 두 권의 책을 저술하였다. 그 중 『타오르는 불꽃 Burning Light』는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매년 돌아오는 유대교 축일과 휴일에 맞춰 기록한 책이다. 유대인의 문화가 없어질 것을 걱정해서 유대인의 문화를 남겨두고자 쓴 책으로 유대인 축제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샤갈은 벨라의 의 죽음이라는 큰 슬픔과 상실감으로 한동안 붓을 잡지 못하였는데, 벨라가 남긴 두 권의 책의 삽화를 그리면서 제 2의 화가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책 한 장 한 장마다 사랑과 애정을 담은 그림을 곁들였으며 벨라의 단어와 문장들을 '캔버스 위에서 넘실거리는 색의 너울'이라고 비유했다.

그림으로 사람에게 행복을 전해주었던 샤갈. 그는 "내 그림을 보는 사람들이 그림을 보기 전 보다 사랑과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고말을 하곤 하였다는데 실제로 알아보기 쉬운 그림으로 사랑과 삶을 계속 전달해주는 희망적이고 따뜻한 화가이자 세상이 가장 인간답지 못하던 시기에 끝까지 사랑의 힘을 믿었던 순수한 화가였다고 생각한다.


[장혜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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