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샤갈 러브 앤 라이프展

글 입력 2018.08.0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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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의 또다른 모습
석판화 & 스테인드글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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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람미술관 3층을 가득 채운 줄이 마르크 샤갈을 기다려왔던 시간만큼 길었습니다. 평일관람에도 불구하고 샤갈전의 열기는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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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그의 작품중 기대했던 '생일 Birthday'이 전시에 빠져있어서 아쉬웠지만, 긴역사를 살아낸 한 화가의 다양한 스토리와 풍부한 작품활동에 다시한번 샤갈의 작품집을 뒤적거리는 하루였습니다. 그의 환상적인 그림들은 초현실주의의 선조격으로 숭상되기도 하지만, 샤갈은 자신의 작품이 비이성적인 꿈을 그린 것이 아니라 실제의 추억들을 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는데요, 기대했던만큼 풍요로운 전시였습니다.

전시구성은 모두 일곱섹션으로 나뉘어 전시되었는데요, 샤갈의 자화상과 그의 가족, 친구들의 초상화를 만나 볼 수 있었던 첫 공간을 지나, 두번째 샤갈의 자서전 '나의 인생'에 수록된 판화 작품 20점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샤갈의 회고에 따르면 스승 바크스트는 그에게 진정한 유럽의 숨결을 느끼게 해주었으며, 샤갈로 하여금 러시아를 떠나 파리로 가라고 권했다는데요, 이 시기 샤갈의 작품은 신야수주의적인 요소를 비롯하여 러시아의 성화와 민속예술의 성향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연인'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세번째 섹션을 장식하고 있었고 샤갈은 파리에 머문 이 시기에 야수주의, 입체주의, 오르피즘 등 새로운 작업방식에 영향을 받아 환상적이고 공상적인 요소가 지배적인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만들어냈다는데요, 익숙했던 샤갈의 그림들이 많았던 공간이었습니다.

다음은 앙브루아즈 볼라르로 부터 성서를 위한 삽화 시리즈를 외뢰받아 제작한 작업들을 볼 수 있습니다. 1944년 9월 아내 벨라가 갑자기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사망하자 샤갈은 큰 충격에 빠진 샤갈은 9개월간 붓을 들지 못했지만 이듬해 딸 이다(Ida)의 소개로 버지니아 해거드(Virginia Haggard)를 만나며 다시 그림과 판화작업을 해나가게 되었답니다.

1952년 발렌티나브로드스키(Valentina Brodsky)와의 결혼은 그에게 새로운 활력을 주었고 다시 성경 삽화작업을 시작했으며 예루살렘의 하다사-히브리 대학 의료센터에 있는 유대교 회당에 설치할 스테인드글라스 작업을 의뢰받는 등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갑니다. 대표작으로는 메츠 대성당과 랭스 대성당을 위한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디자인이 있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의 벽화, 니스의 샤갈 성서메시지미술관의 대규모 모자이크 벽화 등이 있습니다.

다섯번째 구성은 러시아 근대 리얼리즘 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니콜라이 고골의 대표작 '죽은 영혼들'에 수록된 샤갈의 에칭 작품, 연이어 프랑스 시인 장드 라퐁텐의 우화 속 샤갈의 삽화를 볼 수 있습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과의 마찰로 샤갈은 1922년 가족과 함께 러시아를 영구히 떠나 베를린에서 다시 파리로 옮겨가며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도 라 퐁텐(Jean de La Fontaine) 우화의 삽화, 서커스를 주제로 한 판화 연작 등 새로운 작업들을 멈추지 않았다고 합니다.

마지막은 샤갈의 부인 벨라의 저서에 삽입된 샤갈의 애정이 담긴 삽화들을 볼 수 있습니다. 두개의 저서를 가진 작가였던 아내 벨라는 유대인의 박해를 보고 유대인들의 문화가 없어질 위기라고 생각이 들어서 책으로 그것들을 남기기로 했고, 그 책의 판화 그림을 샤갈이 했다는데요, 아내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겨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성경, 라퐁텐우화, 샤갈 자신과 부인 벨라의 책속 삽화등 판화류가 대부분이었고, 비록 축소된 모작이었지만 스테인드글라스 12점을 느껴볼수 있는 다양한 샤갈의 작품을 두루 만날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샤갈의 익숙한 작품중에는 연인들, 연인들과 꽃, 비테브스크 위에서.. 등 소량만이 전시되어있어 퇴장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세기 유럽화단의 가장 진보적인 흐름을 누비며 독창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자신의 미술 세계를 발전시키고, 러시아의 민속적인 주제와 유대인의 성서에서 영감을 받아 인간의 원초적 향수와 동경, 꿈과 그리움, 사랑과 낭만, 환희와 슬픔 등을 눈부신 작품들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샤갈 러브앤 라이프 展'은 2018. 6. 5 ~ 2018. 9. 26 일정으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애호가분들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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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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