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샤갈의 삶을 보다, < 샤갈 : 러브 앤 라이프 展 >

글 입력 2018.08.05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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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과 그의 가족이 기증한 국립 이스라엘 미술관 컬렉션 展
<샤갈 러브 앤 라이프 展>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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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일요일, 뜨겁다 못해 따갑기까지 한 햇살을 받으며 예술의전당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이 많았다. 아마도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있어 그런 듯 했다. 주말 오전이었지만 대기는 따로 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사진 촬영이 전혀 불가능한 전시였는데, 포토존을 통해 SNS마케팅을 유도하는 요즘 다른 전시와는 조금 달라서 신기했다. 덕분에 그림에만 집중해서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전시는 <초상화 그리고 자화상>, <나의 인생>, <연인들>, <성서>, <스테인드글라스>, <죽은 영혼들>, <라퐁텐의 우화>, <멀티미디어>, <벨라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초상화 그리고 자화상 & 나의 인생


두 섹션은 샤갈의 삶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장소였다. 샤갈은 초상화와 자화상에 대한 연구를 계속 했다고 한다. 주로 아내인 벨라를 비롯한 가족들, 그리고 지인들과 지식인을 담았다. 그림들을 통해 그가 어떤 사람들을 주변에 뒀고, 그들을 얼마나 아꼈는지 알 수 있었다. <나의 인생>에서는 그의 자서전에 수록된 샤갈의 판화 20점을 만날 수 있었다. 얼핏 보면 추상적인 느낌의 그림들이 많지만, ‘이게 판화라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섬세한 그림들이 많아 놀랐다. 하나도 알지 못했던 그의 삶을 쭉 돌아볼 수 있는, 워밍업의 섹션이었다.
 


연인들


사실 샤갈의 작품에 대해 관심이 없기도 했고, 많이 무지했었다. 하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샤갈의 그림, 특히 샤갈이 그린 연인들의 그림을 많이 좋아하게 되었다. 그가 얼마나 아내를 사랑했고 또 사랑이라는 감정을 좋아했는지 그림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감정이 와 닿았기 때문에, 연인의 사랑이 담긴 그의 그림을 좋아하게 되었다. 전시 후 구매한 엽서 중 하나도 연인을 그린 작품이다. 이 잔잔한 감동은 엽서를 볼 때마다 계속 느껴질 것 같다.

부디 내가 느낀 이 감정을 직접 작품 감상을 통해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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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현장사진



성서 & 스테인드글라스


사실 나는 성서를 잘 알지 못한다. 성서뿐만 아니라, 종교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샤갈이 얼마나 종교를 사랑했고 성서에 애정을 가졌는지 짐작할 수 없었다. 다만 그가 그린 수많은 그림들을 통해 그 애정을 가늠해 볼 뿐이다. 이렇게 종교에 감흥이 없는 나지만, 감동을 받고 감탄을 한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스테인드글라스>섹션이었다. ‘아름답다’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 섹션이었다. 실제로 본다면 얼마나 감동적일까? 이는 종교를 떠나 느낄 수 있는, 예술에 대한 감탄이었다. 재현된 작품이라 아쉽지만,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이었다.
   


죽은 영혼들 & 라퐁텐의 우화


두 섹션은 샤갈이 그린 책의 삽화가 전시되어 있었다. 책의 이름에 걸맞게 <죽은 영혼들>의 그림은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책의 내용을 다 몰라도 책이 전하려는 느낌은 알 수 있었다.

전시 옆에 책 속 구절이 쓰여 있는데, 그림과 글을 조합하기에 조금 어려운 부분들도 있었다. 삽화에 해당하는 구절이 설명되어 있다는 점은 장점이었지만, 조금 불친절할 때도 있어서 오히려 헷갈리기도 해 아쉬웠다. <라퐁텐의 우화>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우화들도 있는 한편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었다. 설명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었다. 아이들도 많이 찾아 감상하던 전시였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을 써서 마무리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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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현장사진



멀티미디어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섹션이었다.

두 가지 영상이 들어져 있는데, 처음 들어가면 보이는 영상이 더 좋았다. 샤갈의 삶을 그림과 함께 짧은 영상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였다. 그냥 그림만 나오는 영상이었다면 그저 그랬겠지만, 마치 샤갈이 말하는 듯한 대사들을 함께 보여주기 때문에 더욱 이입하여 볼 수 있었다. 또한 전시에는 보이지 않았던 몇몇 그림들도 함께 나오기 때문에 놓치면 아쉬울 섹션이라고 생각한다.
 


벨라의 책


사실 조금 아쉬웠다. 워낙 샤갈의 삶에서, 또 그의 작품에서 벨라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사실 벨라를 표현하는 작품도 함께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나의 바람이었고, 벨라가 저술한 책의 삽화를 샤갈이 그렸기 때문에 그 그림들을 전시해 놓은 섹션이었다. 그림에서 벨라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긴 하지만 조금 아쉬웠다. 프리뷰에서도 밝혔듯, 샤갈의 뮤즈로서 벨라와의 사랑이 얼마나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을지 궁금했는데, 그 기대에는 못 미쳤던 듯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벨라라는 사람이 샤갈의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였고, 그 결과를 보여주는 섹션임에는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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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입구에서


<샤갈 : 러브 앤 라이프 展>은 그 이름에 충실한 전시였다.

샤갈의 삶을 전체적으로 보여주는 전시이면서, 사랑이라는 존재가 그의 삶에, 또 그의 작품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보여줬다. 벨라에 대한 나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에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벨라에 대한 섹션을 하나 만듦으로써, 그리고 전시 내내 벨라에 대한 언급이 계속 되면서, 그녀가 샤갈에 삶에 얼마나 큰 비중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알 수 있었다. 샤갈의 삶(인생, 초상화, 자화상, 판화, 삽화, 성경)과 사랑(연인들, 벨라) 잘 담고 있고 또 잘 알 수 있는 좋은 전시였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가 샤갈이라는 화가를 깊이 알게 되고, 그의 작품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의 작품 <연인들>은 앞으로도 나에게 큰 영감과 감동을 줄 것이다.


[김미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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