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말그대로 샤갈의 사랑과 삶. 샤갈 러브 앤 라이프 전 [전시]

글 입력 2018.08.0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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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 러브 앤 라이프 展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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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에 대한 전시를 접할수록 그는 사랑을 원동력 삼아 살았던 예술가라는 생각이 든다. 러시아혁명과 세계 1, 2차 대전, 스탈린 대숙청, 유대인 학살과 같은 잔혹한 사건들을 모두 겪은 그가 어떻게 사랑을 말할 수 있을지 조금은 궁금하기도 했다. 전쟁의 아픔과 불안은 오히려 인간을 염세적으로 비관적으로 만들 것 같은데 말이다. 지난 주 방문한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샤갈의 사랑과 삶을 접했고, 그 사랑의 원천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은 풀렸다.



샤갈의 영원한 뮤즈, 벨라

샤갈과 벨라는 샤갈의 고향 비테브스크에서 만났다. 둘의 만남은 전시의 첫 파트 '초상화 그리고 자화상'의 드로잉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먹선으로 거칠게 그린 스케치는 젋은 남녀의 마법과도 같은 만남을 표현하고 있었다. 그림에서 마치 둘이 있는 공간이 현실이 아닌 다른 시공간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초상화 그리고 자화상'에서 샤갈은 자신의 얼굴 주변에 항상 꽃을 그렸다.

전신이 나온 자화상은 꽃다발 위를 둥둥 떠다니기도 한다. 샤갈의 작품에는 많은 꽃다발이 등장한다. 이 꽃다발은 아내 벨라에게서 받은 꽃다발에서 탄생한 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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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연인들과 꽃(1949)


샤갈의 생일 날 아내 벨라가 선물로 준 꽃다발은 별 의미없던 하루를 샤갈에게 가장 뜻깊은 하루로 만들어준 것 같았다.

샤갈은 '내가 창문을 열기만 하면 벨라가 푸른공기와 사랑을 꽃들로 데리고 들어와'라고 표현했는데, 작품 <사랑하는 연인들과 꽃>(1949)을 보니 그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림에서 커다란 꽃병 속 꽃다발의 크기는 마치 샤갈이 느낀 벨라의 사랑 같았다.  서로에 대한 사랑을 주체하지 못한 연인들은 하늘위로 떠올라 푸른 공기 속을 둥둥 떠다닌다. 발 아래 마을이 아주 조그만하게 보일 정도로 높이 떠오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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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부유하는 연인들의 모습은 또 다른 그림에도 담겼다. 전시에서 실물 그림을 보지는 못했지만 미디어 아트로 구현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사랑하는 연인들과 꽃>이 행복감으로 차올라 공중을 배회하는 모습을 담았다면, 미디어 아트로 만나본 작품은 벨라에게 꽃다발을 받은 강렬한 순간의 감정을 담아낸 것 같았다. 스크린을 통해 사랑으로 떠오르는 샤갈과 벨라의 공중 부양을 감상한 뒤 등장한 다음 공간은 벨라에 대한 모든 사랑을 쏟아낸 '벨라의 책'파트였다.


'내 사랑 벨라, 그댄 세상을 떠났지만
내 그림 속에서 영원히 살아 숨쉬리라'


마지막 파트는 벨라가 샤갈과의 결혼 생활동안 2권의 책을 출간한 작가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곳이면서 그녀에 대한 사랑이 가득 담겨 있었다. 벨라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샤갈이 그린 삽화들은 그 어떤 삽화들보다 사랑이 가득한 느낌이 들었다.

벨라를 안고 있으면 아무것도 개의치 않았다는 샤갈. 짦은 기간이었지만 벨라로 구성된 세상에서 벨라와 함께 한 시간들이 샤갈의 사랑 가득한 그림들의 원천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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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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