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샤갈 러브 앤 라이프 - 샤갈의 삶을 들여다보다 [전시]

글 입력 2018.08.0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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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 러브 앤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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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샤갈의 전시를 자주 관람하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예술의전당의 샤갈 러브 앤 라이프 전을 관람했다. 제목부터가 샤갈 러브 앤 라이프 전인 만큼 샤갈의 사랑과 인생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많은 지점들을 제공한 전시였다. 이번 리뷰에서는 샤갈을 나타내는 몇 가지의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전시를 돌이켜 보고자 한다.



#1 고향, 비테프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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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은 1887년 7월 6일, 벨로루시의 비테프스크라는 도시에서 태어났다. 이곳은 샤갈의 이후 작품에 대표적으로 등장할 만큼 많은 영향을 미친 장소이다. 이번 샤갈 러브 앤 라이프 전에서도 역시 샤갈의 고향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 많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작품은 「비테프스크 위에서」이다. 이 작품에는 샤갈의 고향 비테프스크를 배경으로 떠도는 유대인이 묘사되어 있었는데, 집집마다 떠돌아다니며 당시 어려운 상황이었던 유대인의 빈곤을 인상적으로 그려내고 있었다. 이러한 작품 이외에도 샤갈은 그의 작품에서 종종 비테프스크를 그리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비테프스크는 또한 샤갈에게 영혼의 사랑인 벨라 로센펠트를 만나게 해 준 곳이기도 하다.


그녀의 침묵도, 그녀의 눈도 내 것이다. 그녀는 마치 나를 오래전부터 알았고, 내 유년기와 현재, 미래도 알고 있는 듯하다. 그녀는 마치 전부터 나를 지켜보면서 내 가장 깊은 생각들을 읽고 있었던 듯하다. 전에 만난 적이 없음에도, 나는 그 사람이 바로 내 아내라는 것을 알았다.



이후 샤갈의 작품세계에 벨라는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샤갈이라는 화가를 떠올릴 때 ‘사랑’을  생각나게 할 정도로 중요한 인물이었다.



#2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


샤갈은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유대인으로서의 그의 정체성은 샤갈의 작품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샤갈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본 결과, 샤갈의 가족은 하시디즘 유대교라는 종교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하시디즘 운동은 1730년대에 시작되었는데, 정통 유대교의 합리주의, 지적 현학성, 엘리트주의에 반대하고 신과의 직관적인 교감을 강조했으며, 크고 작은 모든 사물과 선하고 악한 모든 사람에게서 ‘신성한’ 불꽃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하시디즘적 신앙 생활에서는 모든 사람, 사물에 대한 사랑, 그리고 신의 사랑이 중요하게 나타난다.

샤갈의 작품을 관람할 때 샤갈은 마치 ‘인류애가 넘쳐나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 그의 종교는 샤갈의 가치관과 작품 스타일에 근본적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대부분의 작품에 사람이 등장하거나, 그의 자서전에서 가족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등의 모티브는 많은 부분 그의 종교에서 기인했을 수 있다. 샤갈의 동물에 대한 사랑 역시 대단했는데,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었던 라퐁텐 우화에서는 샤갈만의 스타일로 표현된 다양한 동물의 모습과 자세, 표정등을 볼 수 있었다.



#3 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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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의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어요. 곱슬곱슬하게 자란 머리카락이 머리 위에 수북했고, 눈썹위로 뭉쳐져서 눈 위까지 드리워져 있었어요…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푸른 눈. 참 이상한 눈이었죠. 다른 사람들과 달리 길쭉한 아몬드 모양이었어요. 샤갈의 두 눈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었고, 마치 작은 보트처럼 제각각 항해하는 것 같았어요.“


벨라의 샤갈과의 첫 만남에 대한 묘사에서 보이듯이, 샤갈과 벨라의 애정은 샤갈의 인생에서 중요한 축이 된다. 샤갈의 작품 중 ‘연인’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테마는 대부분 벨라에 많은 영감을 받아서 그려졌다. 샤갈은 꽃과 함께 있는 연인들을 화폭에 주로 담았다. 풍성하고 화려한 색채로 그려진 꽃들은 연인 간 분위기를 한층 더 극대화시키며, ‘사랑’을 생각나게 하는 샤갈의 면모를 보여준다.

전시에서 알 수 있는 샤갈의 사랑에 대한 모티브는 이와 같이 꽃들에 둘러싸인 연인들, 연인들과 동물들, 거꾸로 서 있거나 머리만 떠다니는 모습들, 그리고 산책하는 연인들이다. 앞서 살펴본 「비테프스크 위에서」의 방황하는 비행의 모습과 달리, 비행하는 연인들의 모습은 사랑의 감정을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모티브로 종종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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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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