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내 멋대로 나눈, 니키 드 생팔 전 감상 포인트 [전시]

글 입력 2018.08.0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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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더위를 뚫고 도착한 예술의전당, 시원한 에어컨을 갈망하며 쏙 들어간 전시장은 눈이 탁 트이는 듯 했다. 넓은 공간에 그림으로는 다가오지 않았던, 볼륨감 넘치는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큼직한 조각품들이었지만 다가가서 봤을 때 조그마한 디테일이 놀라웠다.

공간은 큐레이터가 나눴지만 전시 안내는 내가 새롭게 해보려 한다.



01 다른 각도로 감상하기


관람의 대상이 회화가 아니라 조각일 때의 매력은 다각도로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사람들이 정면을 볼 때 나는 주로 뒷모습을 관찰했다. 고대 그리스가 꿈꿨던 완벽한 몸매가 아니라 몸체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나나들의 매력인 만큼 위, 아래, 옆, 뒤 꼼꼼히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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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의 발랄함이 뒷면에는 다른 형태로 나타났다. 미묘한 차이지만 더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 사람들이 잘 보지 않는 모습을 봤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공연 무대를 좌석에서 볼 때와 무대 뒤편에서 보는 것이 다르듯이 말이다.

초기작과 이후 작품에서는 공통적으로 태양 무늬가 드러났다. 원형과 태양은 이전부터 니키에게 중요한 형태임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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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나나는 아니지만, 2부 공간 말미쯤에 가면 커다란 부처상이 나온다. 검은 벽면에 홀로 조명을 반사하며 아우라를 풍긴다. 그러나 이것 역시도 슬금슬금 끝 쪽에서 바라보면 등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음을 볼 수 있다.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었지만 줄이 쳐져있어 접근은 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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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니키의 생각 따라잡기


니키는 지인들과 교류할 때 고전적인 편지 대신 그림일기 같이 톡톡 튀는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했다. 연인인 장 팅겔리와는 서로 작품으로 영감을 나눴고 친구이자 지지자 요코와는 그림이 그려진 편지로 소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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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 장 팅겔리, 우 : 요코)


의외로 재밌었던 것은 가족으로 추정되는 로라에게 부치는 편지글이었다. 프랑스식 영어에 필기체라 몇 번 헷갈리기도 했다. 내용은 과거나 지금이나 결혼한 여성들에게 주어지는 의무들에 지친 니키가 “어떻게 해야 여유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문제 분석 12가지와 + 해답 2가지로 풀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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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1번 : 하루에 아이들과 4시간 놀아주기
2번 : 1.5시간 요리하기
3번 : 0.5시간 운동하기
4번 : 0.5시간 명상하기
5번 : 주 5회 6시간 일하기
6번 : (최소) 0.5시간 청소하기
7번 : 0.5시간 장보기
8번 : 2~3~4시간 침대에서 남편과 함께하기
9번 : 1분 다림질하기
10번 : 친구와 최소 30분 통화하기
11번 : 20분 머리하고 화장하기
12번 : 최소 2시간 책 읽고 음악 듣기

Help!

해결 – 새해계획 

1번 : 육아에서 벗어나자. 아이들도 8살, 10살이니 요리하는 것과 자기들 옷을 빨래하고 다림질 하는 것을 가르치겠어. 살아남아라!
2번 : 남편이 더 많이 돕게 하고 그가 투덜대는 것은 적게 만들어야지. 친구 메리를 더 사랑해야지.



03 이탈리아 타로 공원, 바르셀로나 구엘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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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구엘공원)


타로 공원 이미지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익숙하다고 생각했다. 추후 설명을 읽어보니 니키의 타로공원은 안토니오 가우디의 구엘 공원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었다. 작년 바르셀로나에서 가우디 투어를 했을 때를 떠올려보며 타로공원과 한번 비교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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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서의 공원 작품들은 하나하나 기이하면서도 아름다웠다. 메이저 아르카나를 기반으로 하여 니키만의 세계가 작품으로 형상화되어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공원’이라는 맥락에서 벗어나 감상의 수단으로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실제 공원이었더라면 앉아보고 만져볼 수 있었던 것들을 눈으로만 보아야 한다니.. 구엘 공원에서의 느긋함을 즐겼던 관광객(?)으로서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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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페미니즘 전시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 갔지만 감상하는 중간부터는 니키라는 한 여성의 생애 자체에 집중했다. 한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변화해왔는지를 예술이라는 매개를 통해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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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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