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예쁘다'에서 '궁금하다'로 닿기까지 [전시]
< 갤럭시 오디세이 展 >
글 입력 2018.08.0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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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다.
‘예쁘다.’ <갤럭시 오디세이 展>의 소개사진을 본 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저 세 글자였다.‘영화 스튜디오 같다. 사진 찍으면 예쁘게 나오겠네?’ 뭐 이런 상당히 단순하고 직관적인 이유에서, 나는 문화초대 신청란에 내 이름 석자를 입력하게 되었다. 일본 만화에 대한 ‘덕후력’ 같은 건 전혀 없었으며, 무엇보다 이 전시회가 소재로 삼는 <은하철도 999>라는 작품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머리에 둥둥 떠다니는 몇 개의 이미지 조각들이 전부였다. 밀짚모자 쓴 철이와 노란머리 휘날리는 메텔, 우주를 가로지르는 긴 철도. 끝. 이러한 일자무식의 상태로 나는 이 전시회를 만나게 되었다.좋은 공부가 되겠구나.
이 예쁜 전시회에게 가진 두 번째 느낌은, '교수님이 좋아하시겠다.'였다.저번 학기에 수강했던 '축제/전시 이벤트 기획론' 수업의 교수님께서 그토록 중요성을 부르짖으셨던 요소들이 이 전시회에는 다 들어가 있었다. 개성있는 소재. 고전과 신기술을 융합함으로써 <은하철도 999>에 대해서는 단 하나도 알지 못하는 96년생(나)까지 끌어들인 대중성과 포용력. 그리고 컨셉의 일관성. 이 마지막 요소는 < 갤럭시 오디세이 展 > 이 개최되는 독특한 장소와 연관된다.이 전시회는 용산 나진상가에서 개최되는 첫 번째 문화예술 전시회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용산 나진상가는 전시회가 열릴 만큼 예술적인 분위기가 아니다. 사방이 온통 회색빛인, 간혹 가다 보이는 조명가게가 색감의 전부인 전자기계의 성지, 그 곳이 바로 나진상가다. ‘여기서 전시회를?’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했으나 곧 이해할 수 있었다. 아하, 만화 자체가 SF적인 소재. 하여 전시회도 미디어 아트를 활용해 미래적인 분위기로 꾸몄고, 그 컨셉을 극대화시켜줄 수 있는 장소로는 나진상가가 적격이구나.전시 기획자 분들의 창의력과 도전정신에 물개박수를 보내던 문화콘텐츠 전공생은 문득 한 사진에서 스크롤을 멈추었다.궁금하다.
은하철도 999의 작가, 마츠모토 레이지의 작업실을 그대로 구현해놓은 공간에 나는 꽤 오래도록 시선을 박아놓고 있었다. 고상하게 수면 위를 가로지르는 백조. 그 우아함을 유지하기 위해 정신없이 휘저어대는 물 밑의 다리를 정면으로 맞닥뜨린 느낌이었다.경건해졌다. 그 경건함 속에서야 나는 비로소 궁금해졌다. 대체 그 < 은하철도 999 >라는 만화가 뭔데? 무슨 내용이고 어떤 가치관을 담고 있는데? 대체 그게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렇게 많은 아티스트들이 너도 나도 나서서 전시에 참여한 건데?예쁘겠다는 첫인상에 홀려 만나보기로 결심한 이 전시회는 이제 궁금증을 유발하는 매력적인 자태로 본인의 진가를 드러내었다. 이 친구를 만나러 가는 주말이 기다려진다. 이 친구는 과연 어떤 친구일까.
갤럭시오디세이展- 마츠모토 레이지의 오래된 미래 -일자 : 2018.06.15(금) ~ 10.30(화)휴관일9/24 (월), 9/25 (화)시간월, 화, 수, 목, 일요일 12:00pm~8:00pm(7:30pm 까지 입장가능)금, 토요일 12:00pm~9:00pm(8:30pm 까지 입장가능)장소용산 나진상가 12-13동티켓가격성인 (만19세~만64세) : 13,000원청소년 (만13세~만18세) : 11,000원어린이 및 미취학 아동 (만12세 이하) : 9,000원시니어 (만 65세 이상) : 9,000원주최(유)마츠모토레이지프로젝트관람연령전체관람가
문의(유)마츠모토레이지프로젝트070-8837-0999[박민재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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