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일상 속의 선명함, 사울 레이터 [도서]

평범하지만 선명했던, 찰나의 순간들을 담아내다 - 사울 레이터 사진 에세이
글 입력 2018.08.09 20:0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내용 프린트
  • 글 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page 97.jpg

page 128.jpg


사울 레이터는
좋은 사진을 위해 여행을 떠나거나
이국적인 장소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평범한 일상 속에
삶의 핵심이 들어 있으며
아름다움이 그곳에 있다고 생각했다.


사울 레이터의 사진을 보고 있으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일상에는 많은 색들이 존재하는데, 나는 그동안 그 색들을 거의 무채색으로 여겨온 것 같다고. 분명 내 주위에는,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곳에는 본연의 색들이 자리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익숙해졌다는 이유로, 혹은 특별하지 않다는 이유로 내 일상의 색들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 같다. 당장 핸드폰만 켜도 세계 곳곳과 새로운 곳들의 특별한 색이 흘러  넘치니, 내 일상과 사소한 순간들은 심리적으로 ‘무채색’인 것 마냥 여겨지곤 했다. 그런 요즘이었다.

그러나 사울 레이터는 말한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 여행을 떠나거나 이국적인 장소에 갈 필요는 없다고. 그는 삶의 핵심과 아름다움을 주위 그리고 일상의 찰나에서 찾아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보이는 그의 사진들은, 다른 시공간의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결코 우리 주위의 일상이나 환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들은 걸어가고, 잠시 멈춰 있거나, 이런저런 날씨 속에 그에 맞는 발걸음으로 움직인다. 그의 사진에 담긴 모습들이 너무나도 일상적이기 때문이었을까, 오히려 나는 그의 사진들에게서 시선을 무심코 뗄 수 없었다. 평범하지만 선명하게 다가오는 색들은, 익숙해져 무채색처럼 여겨진 나의 일상 속 색들까지도 다시 불러일으키는 듯했다.

특별함은 멀리 있다고, 멋지고 이국적인 곳에서 마주할 수 있을 거라 여기며 그저 그렇게 여겨졌던 내 일상을 다시금 돌아보고 싶어졌다. 다시 그들을 찍고, 일상의 순간들을 마주하고, 그렇게 평범하지만 결코 의미 없지는 않은 나의 순간들을 보고 싶어졌다.
 

page 7.jpg
 
page 45.jpg
 

활기차고 컬러풀한 순간을
포착한 화가적 감성.
사울 레이터는 화가이자 선각자였다.
– 하퍼스 바자

레이터의 컬러 사진들은
우리에게 거의 모든 도시에서 나타나는
시각적인 걸작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 뉴욕 타임스


캐롤.png
영화 <캐롤>의 한 장면


중대한 역사적 순간보다는 평범한 뉴욕 거리의 일상을, 유명 인사가 아닌 그저 길을 걷는 평범한 이들의 순간적 모습을 담아낸 사울 레이터. 평범한 뉴욕의 거리에서, 유명한 이들의 모습을 찍었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가 평범한 이들을 담아냈다는 점 역시 좋았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색감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영화인 <캐롤>의 감독 토드 헤인즈가 레이터의 사진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마치 레이터가 담은 평범한 사람들의, 때로는 얼굴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 그들의 포착된 발걸음이 마치 영화에서 새로운 주인공의 걸음으로 재탄생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찰나의 순간을 만들어내는 평범한 이들의 모습이, 그들이 만들어내는 뉴욕의 배경이 다시금 영화 속의 발걸음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세상에 알려지기보다는 드러내지 않은 채 지내는 것에 만족했다는 사울 레이터. 강요나 평가, 혹은 목적 없이 그저 피사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았다는 그의 말은 내가 그의 사진들을 바라보았을 때 느낀 편안함과, 평범하지만 그렇기에 따뜻했던 이유에 대한 대답이기도 했다. 어쩌면 내가 가장 무심히 지나쳤던 내 주위의 사물과 거리들, 그리고 사람들. 익숙함에 내가 무채색으로 여겨온 것들이 지닌 선명한 색감과, 평범하지만 결코 영원하지는 않을 찰나의 순간들을 담아낸 그의 또 다른 사진들이 궁금해진다. 또 어떤 구도와, 사람들의 모습이, 그리고 평범한 순간들이 담겨 있을지. 평범함과 특별함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드는 요즘, 200점이 넘는 그의 대표작과 그가 남긴 말들 모두를 담아낸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 All about Saul Leiter>이 내게 많은 의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과연 평범함, 그리고 특별함은 무엇인지. 우리의 일상에는 어떤 숨겨진 모습들이 있고, 내가 놓쳐온 사람들의 모습은 어떨지.
 




page 272.jpg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
- All about Saul Leiter -


사울레이터_입체700px.jpg
 

원제 : All about Saul Leiter

지은이 : 사울 레이터

옮긴이 : 조동섭

펴낸곳 : 도서출판 윌북

분야
사진집
사진 에세이

규격
148*210

쪽 수 : 312쪽

발행일
2018년 7월 31일

정가 : 20,000원

ISBN
979-11-5581-149-8 (03660)




문의
도서출판 윌북
031-955-3777








[남윤주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아트인사이트 (ART insight)
E-Mail : artinsight@naver.com    |    등록번호 : 경기 자 60044
Copyright ⓒ 2013-2018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