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억압된 삶 속에 자유로운 나를 찾는 과정을 만나다. 니키 드 생팔展 마즈다 컬렉션

글 입력 2018.08.1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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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드 생팔 전시를 보러 갔습니다. 전시를 처음 접하게 되었을땐 생소하기만 했는데 전시장 전체를 관람 하고 난 후에 보니 요코 마츠다 시에즈가 말 한 “1960년대 니키가 쏜 총이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내 가슴에 꽂혔다” 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위의 사진처럼 전시장을 들어서기도 전에 가벽에 총을 든 여인이 아마 관객들을 반겨줍니다. 처음엔 아무런 생각 없이 들어갔지만 전시를 끝나고 나와 보는 이 사진은 처음 들어갔을때랑 나왔을때의 그 감명이 새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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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 관련된 글을 쓸때면 감명을 받고 쓰는건 무척 오랜만인것 같아요. 아마 작가의 삶 속에서 같은 여성으로서 동질감을 느꼈을수도 있었을거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여성적이고 순종적인 태도를 강요당하며 성적 학대까지 당하던 유년시절, 결혼 후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역할을 강요당하며 항상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의문을 가지며 살아가던 이 작가는 정신병원에 입원하여 미술을 접하게 됩니다. 치료로서의 힘을 가진 예술을 통해 그녀는 관객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전부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미술 치료에 관해 배우면서 내가 무엇이 문제인지, 어떤 상처가 있음을 깨닫고나니 저 스스로를 발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는데 작가 또한 그랬던것 같습니다 작가의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을 한번 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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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격회화


작가의 유명한 기법인 사격 회화의 작품들 입니다. 총을 쏳아 흘러내리는 물감을 작가는 피를 흘리는것처럼 표현 했다고 합니다. 사격하는 과정을 공개 하기도 하고 제작하는 모습을 남기기도 하며 상처를 받은 피해자로서 작품이 표현 됩니다. 당시만해도 파괴, 폭력은 남성성의 상징이였죠. 이를 여성인 작가가 표현 함은 곧 고정된 성을 탈피하는 시도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관습적인 관념을 넘는 그녀의 퍼포먼스는 오브제들과 더불어 이런 멋진 작품들로 탄생이 됩니다. 사격회화는 처음엔 행태가 없었으나 점차 형태가 생기게 됩니다.

바로 위의 붉은 마녀라는 작품은 여자에 관해 스스로에 질문을 하던 니키는 중앙에 성모 마리아, 왼족 다리엔 아기의 형상으로 어머니라는 역할을 가진 여성이지만 그와 동시에 성기에 닿은 손과 벌린 다리 등으로 남성을 유혹하는 매춘부로 표현 합니다. 하나의 인물이지만 두개의 뜻을 가지고 있는것은 그 당시사회에서 바라보는 여성은 그 여성이 짊어진 고통, 아픔들을 보여주는 것으로 읽혀집니다. 강요되는 여성의 슬픈 삶을 표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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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의 나나(백색의 춤추는 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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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나 시리즈


나나 시리즈 입니다.이 나나라는 연작에서 작가만의 여성을 담았습니다. 화려한 색체, 뚱뚱한 몸매, 이는 남성이 원하는 고정적인 여성의 모습을 탈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친구인 클라리스의 임신으로 인해 나나 시리즈는 전과는 다른 여성의 모습을 나타내는데 잠재적으로 임신을 한 여성의 모습을 암시합니다. 다리를 벌리거나 춤추거나 활동적인 나나를 만들고 전통적 서양 여성과는 반대되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나나였습니다.

작가의 작품중 유명한 작품이 바로 샘의 나나 입니다. 혹시 레스퓌그의 비너스, 빌렌도르프의 비너스와 같이 구석기 시대의 조각상을 나나를 제작한 후 알게된 작가는 무척 놀라웠다고합니다. 움직임이나 중력에서 벗어난 움직임, 활동적인 모습등으로 작가의 자화상처럼 만들어 진 나나 입니다. 여성으로서 당당함을 드러내고 있어요. 그래서 그웬돌린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하고 나나에게 자신 주변인물의 이름을 붙이기도 합니다. 가슴보다더 부풀어 오른 배를 표현한 작품은 임신한 여성처럼 보입니다. 균형적이지도 않고 곡선이며 비대칭적 이미지들은 곧 불완전함이 생동감을 준다고 생각 했다고 합니다.

여성 차별 말고도 인종차별에도 관심이 있던 작가는 가장 많은 희생을 당했던 흑인 나나의 모습을 표현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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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대한 얼굴 작품은 비대칭적이며 슬퍼보이기도 기뻐보이기도하는 오묘한 모습입니다. 음과 양 복잡함등을 상상하게 됩니다. 실제 크기는 무척 큰데 오른쪽으로 보는 모습 왼쪽으로 보는 모습들이 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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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위에 티비가 있는 이 커플 작품은 앞 뒤로 되어 있습니다. 서로를 생각하는 모습으로 친말한 관계인지 거리감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서로가 생각하는 서로의 모습이 어떤질 알 수 있었어요. 티비에서의 모습은 평면적이지만 실제 인물은 입체적입니다. 현실의 인물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해요. 작가의 의도가 매우 와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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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랑과 우정


이곳에선 작가의 사랑과 우정을 알 수 있는 공간이였습니다. 스위스 조각가 장 팅겔리 그리고 열렬한 후원가 요코 이 둘로 인해 소중한 사람을 만나고 인간적인 감정을 회복하게 됩니다. 특히 후원가인 요코 마즈다는 작가와 서로 나누던 편지들을 보면서 얼마나 서로에게 믿음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던 공간이였습니다. 위의 작품은 사랑하는 장 팅겔리와의 콜라보 작품과 사랑의 과정을 표현한 타일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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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인해 동양에 대해 알게 된 작가는 불교에 대해 알게 되고 부처라는 작품을 만들어내기에 이릅니다. 엄청난 크기, 규모 그리고 서양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동양의 모습을 작가 자신만의 특징을 살려서 표현 합니다. 작가와 후원자의 우정이 이런 동서양을 떠난 멋진 작품을 완성 하기에 이릅니다. 그 외에도 인도, 이집트 등 다양한 문명에서 영향을 받아 만들어낸 작품들도 있으니 찾아 보는것도 좋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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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극복의 상징


상처의 극복을 위한 상징으로 작가에 있어서 뱀과 새가 대표적으로 나타나는것 같습니다. 새는 자유로움을 상징하는 동물이면서 자신의 아버지와의 추억의 상징입니다. 아버지는 새를 무척이나 좋아하셨다고 해요. 작가 자신은 이 새들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지배자로부터 날아가고 싶어했습니다. 애증의 존재인 아버지. 성적 학대와 엄격하게 굴던 남성성을 아버지로 표한 하는것 같습니다. 이는 또다른 표현으로 뱀으로 표현이 됩니다.

오빠의 장난으로 침대 위에 있던 검은 뱀 시체, 그해 여름 당한 아버지로부터의 성적 학대, 이 경험이 작가의 작품에 자주 등장 합니다. 어떤 작품에선 아버지를 상징 하기도 하지만 팅겔리에와의 작품 속에선 사랑하는 남성의 상징하죠.  뱀은 작가에게 있어 공포와도 같았지만 이후 이 공포를 승화시켜 기쁨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작가의 상처가 곳곳이 보이는 뱀의 행태를 주목해서 보는것도 좋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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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타로공원


마지막 타로공원 입니다. 구엘 공원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타로공원의 실제 모습이 담긴 영상도 있으니 보면 좋을것 같습니다.



6. 느낀점


이번 니키 드 생팔 전시를 보면서 떠오르는것은 작가의 삶에서도 보인 여성으로 태어나서 받는 차별과 억압. 즉 그녀의 삶은 바로 현재 우리의 사회의 여성상이였습니다. 거이 7~80년전에 겪은 그녀의 아픔은 아직 현대 사회에서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전시를 다 보고 깨달은것은 지금 모습이나 과거나 달라진게 없는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까웠습니다.

지금 한창 논란에 서 있는 우리 나라는 성적으로 평등한 사회가 아니라는것을 여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시작한 여러 운동들은 그 본질이 변질되어 가고 서로 헐뜯고 비난하면서 양극적으로 변해버린 사회 모습이 문득 생각이 납니다. 이분법적인 논리와 배려없는 사회가 현재 상황으로 되어가는것 같아요. 존중 해주는 사회. 배려해주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서로의 이기심과 이득만 보려고 하기 때문에 분쟁이 일어나는것 같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입장을 뒤바꿔 생각해주는게 참 어려운 일인것 같아요. 그 이유는 아마도 가해자는 피해자의 마음을 모르기 때문인것 같아요.

피해 받아오고 억울한 사람만이 느끼는 그 감정을 이해하고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 가짐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것 같아요. 그것이 작가가 자신의 아픔을 극복해온 과정처럼 우리가 겪은 이 아픔은 모두가 인정하고 받아들여 승화 시켜 낼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박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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