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JP 덜레이니 장편 소설 『더 걸 비포』 [도서]

정교하고 압도적인 심리스릴러
글 입력 2018.08.1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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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집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신은 어떤 것까지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더 걸 비포
THE GIRL BEFORE


13.jpg
 

더 걸 비포
JP 덜레이니|문학동네

 



1. 당신의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유물을 빠짐없이 목록으로 작성하시오.

5a. 당신은 미켈란젤로의다비드상과 거리의 굶주린 아동 중 어느 한쪽을 구할 선택권이 있습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겠습니까?
○조각상
○아동

8. 주위에 지켜보는사람들이 없어도 일을 제대로 하려고 노력한다.
그렇다 ○○○○○ 그렇지 않다

 
심리상담지 같은 이 질문들은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 입주를 위한 신청서의 일부이다. 미니멀의 극치, 하나의 작품 같은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에 살기 위해선 신청서를 제출하여 건축가의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
 
이 집의 전 세입자는 에마라는 20대 여성이다. 얼마 전 집에서 강도를 당한 범죄 피해자이며 트라우마로 인해 안전한 공간을 찾고 있었다. 이사와 동시에 엠마는 새로운 시작을 다짐한다.
 
이 집의 새로운 세입자는 얼마 전 사산으로 아이를 잃은 제인이다. 아이와함께할 미래를 생각했던 공간이 의미를 잃자 새로운 장소를 찾는다. 제인에게 새로운 집은 어쩌면 ‘재탄생’이었다.

 
· 각종 금지조항이 가득한 200여 개의 규칙
· 삶의 방식까지 관여하는 철저한 통제
· 매력적인 집주인과의 연애
· 이전 세입자의 원인 불명의 죽음
 

신청서를 제출하고 서류 심사를 통과하면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를 건축한 에드워드 멍크퍼드와의 면담이 진행된다. 면담을 통과하면 드디어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에 입주할 자격이 주어진다.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는 많은 것을 금지하는 대신 편리함을 제공한다. 열쇠나번호키는 스마트폰 디지털 키로 대체되고, 감광성 창유리가 커튼을 대신하며, 초음파 동작 감지 센서가 조도를 조절하는 탐지기와 연결되어 있어 전등을 켜고 끌 필요가 없다. 샤워부스는 사용자가 선호하는 수온을 기억해 물을 틀어주고, 겨울에는 전등이 추가로 자외선을 발산한다. 바깥 소음은 전혀 들리지 않으며, 15피트의 담이 둘러싸고 있다.

 
빈틈 하나 없이 너무나도 완벽해
보이는 이곳에서 에마가 죽었다.
 

원 폴게이트 스트리스테 입주한 제인은 친구들과 간소한 집들이를 연다. 그리고 그날, 며칠째 백합 다발을 놓고 가던 남자의 정체를 알게 된다. 전 세입자인에마의 남자친구인 사이먼은 제인에게 에마가 그 집에서 살해당했다고 얘기한다.
 
생활감이 묻어나지 않는,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완벽한 원 폴게이트스트리트와 까다로운 조항들은 세입자에게 집과 건축가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킨다. 에마는 건축가인 에드워드와그와 관련된 집의 비밀을 알아내려 했고, 현재의 제인은 집의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에드워드와 에마의주변 인물을 탐색한다. 에마와 제인은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의 세입자라는 사실 외에도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원 폴게이트스트리트의 살았던 에마의 삶은 이르게 찾아온 죽음으로 끝이 났다. 그렇다면 지금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에살고 있는 제인의 삶은 어떻게 진행될까?


무의식적으로 심지어 의식 수준에서도
사람들은 결과를 다시 쓰고 싶어해요.
이전에 잘못되었던 결과를 완벽하게
완성하고 싶은 거예요.

p.229


이 책의 띠지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긴장감이흘러넘친다. 놀랍도록 눈부시고 정교한, 압도적인 심리 스릴러!” 우아한 문체와 높은 밀도감은 책의 중심 소재인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와 미스터리어스한 분위기를 살려준다. 500페이지가량의 두꺼운 책이지만군더더기 없으면서도 촘촘한 진행으로 빠르게 읽어나가게 된다. 나는 2-3일매일 밤 일정 시간을 ‘더 걸 비포’를 읽는데 할애했다. 아직 무더운 여름밤, 긴장감 있는 스릴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책을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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