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인간의 욕망과 존재성,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영화 '블레이드러너(1982) '[영화]

글 입력 2018.08.17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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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에 만들어진 영화라곤 볼 수 없을 정도로 사실, 시대에 비하면 영상기술이 뛰어나다. 이 영화의 장르는 느와르 이다. 때문에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분위기가 음침하다. 어둡고 칙칙하다. 느와르 장르는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의 영향을 받았고, 냉소적인 문체로 쓰인 어두운 내용에 영향을 받아서 탄생했다. 그래서 영화 역시도 잔혹하고 폭력적이다란 수식어가 늘 '느와르 장르'에 따라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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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의 특징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블레이드 러너(1982)'이다. 이 영화는 마지막 끝나는 장면을 제외하곤 모두 다 어둡고 칙칙한 밤 씬이거나 어두운 공간에서 사건들이 진행된다. 특히, 길거리나 밤 씬 같은 경우엔 네온사인이 화려하게 보인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그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장면, 뉴욕을 배경으로 비행기 같은 것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장면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복제인간을 소재로 해서 인간의 욕망과 생명의 소중함, 시간의 유한함을 드러내고 있다.  복제인간들은 지구 밖에 쫓겨났으나 그곳에 있는 인간들을 대학살하고, 지우에 와서 인간인척하며 사람들을 죽이고 다닌다. 그런 복제인간들을 찾아서 없애는 자들이 '블레이드 러너'이다.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진 복제인간들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은 4년에 불과하다. 그들은 더 살기 위해서 사람들을 죽인다. 살고 싶은 욕망에 마지막 발악이었다.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로봇'이기에 무참하게 총으로 죽이고, 또 그 반대로 로봇들이 사람을 무참하게 죽이는 모습들을 통해 어둡고 칙칙한 폭력성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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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데커드와 레이첼의 모습


그다음으로 '팜므파탈적인 여인'이 나온다. 본능에 충실한 주인공 릭 데커드는 복제인간임에도 아름답고 매력적인 '레이첼'을 보고 서서히 빠져든다.  그 예로 영화 속에서 ‘릭 데커드’는 뱀의 비늘 조각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태비’를 찾아간 술집 같은 곳에서 뜬금없이 ‘레이첼’에게 전화를 건다. 왜 그때 집에서 말도 없이 나갔냐고, 자신이 매력 없었냐고 하며, 같이 술 한잔하자고 권유하는 릭 데커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결국에는 레이첼에게 퇴짜 맞았지만, 자신의 본능에 충실하다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느와르 장르의 특징으로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무력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있다. 세상을 바꿔보고자 하지만 안되는 걸 알고 포기하고 도망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인 릭 데커드가 자신이 직접 범죄 상황 속으로 빠져들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거대한 음모를 해결하려 하지만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세상의 거대한 힘과 룰에서 도망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 예로 마지막에 레이첼이 다른 블레이드 러너의 손에 죽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함께 멀리 도망치는 모습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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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새와 함께 있는 복제인간 로이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뽑으라면 복제인간 '로이'가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을 말하고 싶다.

로이는 자신의 수명이 4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때문에 더더욱 살고자 발악하며 인간들을 죽여왔다. 살고 싶지만 자신의 힘으로도, 의학의 힘으로도 도저히 살 수 없는, 자신에게 주어진 딱 ‘4년의 삶’ 그들은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발악했던 것이다. 창조주인 인간이 만들어놓은 ‘탄생’부터 ‘죽음’까지의 4년이라는 생명주기의 삶이 너무나도 가혹했을 것이다. 그 죽음 앞에 그들은 너무도 미약하게 사라졌다. 영화 속 마지막에 복제인간 ‘로이’가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머릿속에 심어져 있는 기억들을 말하며 “그 기억이 모두 곧 사라지겠지... 빗속의 내 눈물처럼.. 죽을 시간이야.”라고 말한 장면이 있다. 그 말 직후 그는 눈을 감고 죽었다. 그리고 동시에 그의 손에 잡혀있던 흰 새가 날아갔다.

이 장면을 통해서 내가 느낀 주제는 '인간 삶의 유한함과 회의감' 이였다. 블레이드 러너를 통해서 '지금 우리들의 삶은 어디로 가고 있나?' '우리의 삶은 무엇이고 왜 사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로이'가 죽는 모습을 본 '릭 데커드'가 한 대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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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원했던 건
우리도 알고 싶어한 대답들이었다.
우린 어디서 온 걸까?
어디로 가는 걸까?
 우리에겐 시간이 얼마나 남았나?


신기하게도 1982년에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또 그 당시에 했던 고민들이, 2018년인 지금에도 회자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린 여전히 똑같은 고민을 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나가고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 신기한 사실이다.

이 영화는 나에게 '옛날 영화'에 대한 편견을 깨준 작품이다. 때문에 시대를 막론하고 편견에 갖춰 영화를 가려보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보는 내내  좀 더 다양한 영화를 봐 볼 필요가 있다는 걸 느낀 유익한 시간이었다.


[권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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