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산울림극단, 연극 '이방인'

인간의 본성을 읊다
글 입력 2018.08.1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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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異邦人), 문자 그대로는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이라는 뜻이지만, 이 말은 '사회에 융합되지 못하고 겉도는 사람'을 지칭하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한 공동체가 공유하는 언어와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지 못하기에 사회에 융화되지 않고, 떨어져 나가버린 이방인들은 흔히 사회부적응자라는 부정적인 편견을 입고 더욱더 사회와 고립된다. 이들은 대부분 사회에 무관심하고 성격이 이상하며, 정상적이지 않은, 적어도 사회에서 '정상'이라고 통용되는 규범을 벗어난 사고 체계를 가지고 있다. 아니, 대부분 그렇게 묘사된다. 여러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산되는 이방인들의 이미지는 모두 사회의 시선에서 그들을 바라본 결과다. 이 이미지들은 철저히 사회의 입장에서 사람들을 재단하고 효율성을 따져 생산되었다. 자연스레 사회가 공유한 가치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무쓸모한, 사회부적응자가 되어버리고만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이런 권력구조를 뒤집어 놓은 소설이다. 그의 소설은 미쳐버린 세상에서 미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사고체계를 담았다. 주인공 뫼르소는 굉장히 무신경하고 사회에 무관심한 성격이지만, 사실 이 성격은 그가 살아가는 어두운 면이 가득한 세상이 만들어낸 결과다. 소설 속에서 알베르 카뮈는 뫼르소의 시선을 빌려 미친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미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고립이 당연시된, 외로움과 허무감이 일상이 된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시시각각 변하는 뫼르소의 감정선을 따라가면, 인간의 바닥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극한의 상황에서 나타나는 감정의 폭포와 이를 더욱 강조시키는 죽음의 그림자.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극한의 상황설정을 통해 인간 본성을 처참하게 드러낸다.


알베르 카뮈.jpg
 

이 소설은 나에게 나름 큰 의미가 있던 작품이었다. 수능이 끝난 후, 20살이 되어 처음 읽었던 소설이 바로 이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이었다. 비교적 짧은 내용에 비해 소설 전반을 휘감은 묘한 기이함은 한동안 꽤 오래 20살의 나를 괴롭혔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이 소설의 주인공 이름조차 잊어갈 때쯤 아트인사이트에서 연극《이방인》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

도시의 비정함과 현대인의 공허감, 부조리함을 다룬 이 소설이 연극으로 찾아온다는 말에 호기심이 생겼다. 이 소설 자체가 애초에 뫼르소의 독백으로 상당부분 이루어져 있기에,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뫼르소의 생각과 극단적으로 치닫는 감정의 변화를 극으로 생생하게 보고 싶어졌다. 현대사회가 주는 공허감과 부조리함, 집단적 마녀사냥, 광기와 죽음에 대한 공포 등 이방인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감정들이 어떤 형태로 전달이 될지 기대가 된다.


이방인_포스터.jpg


이번 연극 《이방인》은
작년의 초연에 이어 산울림극단이 진행한다.
오는 8월 21일부터 9월 16일까지
소극장 산울림 무대에서 진행되며
2017 초연에서는 전석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놉시스]

알제의 선박 중개 사무소에서 일하는 뫼르소는 어느 날 양로원에 있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전보를 받고 장례를 치르고 돌아온다. 그는 예전 직장 동료였던 마리를 다시 만나 유쾌한 영화를 보고 해수욕을 즐기며 사랑을 나눈다.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뫼르소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 레이몽과 친해진다. 레이몽은 변심한 애인을 괴롭히려는 계획을 세우고, 뫼르소는 레이몽의 뜻에 이끌려 이 계획에 동참한다.

며칠 후 뫼르소는 레이몽과 함께 해변으로 놀러 갔다가 그들을 미행하던 아랍인들과 마주친다. 그 아랍인들 중에는 레이몽 옛 애인의 오빠가 있다. 싸움이 벌어져 레이몽이 다치고 소동이 마무리되지만 뫼르소는 답답함을 느끼며 시원한 샘으로 간다. 그곳에서 우연히 레이몽을 찌른 아랍인을 다시 만난 뫼르소는 자신도 모르게 품에 있던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는데….


2017 초연 사진1.JPG

 
“마치 좀 전의 커다란 분노가
내 고통을 정화시켜주고
희망을 비워내 주기라도 한 것처럼,
온갖 신호들과 별들로 가득 찬 이 밤에
나는 처음으로 세상의 다정한 무관심에 마음을 열고 있었다.“


짧지만 강렬하고, 강렬하지만 기이한 소설. 주인공 뫼르소는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다가 자신의 죽음이 다가오자 극한의 광기에 휩싸인다.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덮쳐올 때 바닥까지 치닫는 인간의 본성과 감정의 격동을 담담하고 무미건조한 어조로 전달하는 이 희한한 소설을 생생한 희극으로 만나본다.





이방인
- L'Étranger -


일자 : 2018.08.21(화) ~ 09.16(일)

시간
평일 20시
주말 15시
월요일 쉼

장소 : 소극장 산울림

티켓가격
전석 40,000원

주최/주관
극단/소극장 산울림

관람연령
만 15세이상

공연시간
105분




문의
극단 산울림
02-334-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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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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