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죽음 앞에서 인간이란

글 입력 2018.08.18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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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jourd'hui, maman est morte. 오늘, 엄마가 죽었다.
Ou peut-être hier, je ne sais pas. 아니 어쩌면 어제인지도, 모르겠다.
 
소설의 첫 문장은 매우 간결하다. 그리고 너무나 단도직입적으로 사건을 설명하는, 그래서 첫 문장으로는 보기 드문 문장이다. 나는 첫 문장에서 약간의 충격을 받았고 그 다음 문장을 읽고는 소설 전체에 대해 강렬한 호기심이 생겼다.
 
어디에선가 들어봤던 카뮈라는 이름과 이방인이란 소설은 전공을 선택한 후 더 이상 흘려보낼 수 없는 것들이 되었다. 문화 초대를 받고 이번 기회에 말로만 듣던 이방인을 정면으로 바라보자는 다짐을 했다. 너무나 유명한 고전이기에 책을 펴기까지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지만, 소설 이방인은 대단한 흡인력으로 나를 끌어당겼다.
 
독일군 점령 당시 프랑스 출판물 검열 수석고문이었던 게르하르트 헬러가 이 원고를 받은 즉시 읽기 시작했는데, 새벽 4시까지 손을 떼지 못했고 날이 밝자마자 출판사 사장에게 전화를 한 것이 이해가 갔다. 무엇보다 글이 대화보다 뫼르소의 생각에 집중되어있어 마치 내가 뫼르소가 된 듯 그의 시선을 따라, 그가 지었을 법한 표정을 지으며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아직 잘 파악하지 못했지만 알베르 카뮈는 뫼르소라는 캐릭터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정해 놓았음이 틀림없다. 책을 다 읽고 솔직히 혼란스러웠다. (상식이라는 말을 붙여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상식적인 감정체계가 뫼르소의 초연함에 흔들렸기 때문이다. 내가 받아들이기에 뫼르소는 감정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풍부한 것 같고 무기력한 것 같으면서도 뜨겁다. 이건 뫼르소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말을 한 번 더 해본 것이다.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두세 번은 더 읽어야겠다.

이 소설은 크게 3가지 사건으로 나눌 수 있다: 뫼르소 어머니의 죽음, 뫼르소의 살인, 그리고 뫼르소의 죽음. 뫼르소가 이러한 죽음들에 대응하는 모습은 개인으로서의 인간의 자유와 책임, 주체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준다. 연극 속에서 뫼르소는 어떤 눈빛과 말투로 메시지를 던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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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번 연극의 시놉시스다.


알제의 선박 중개 사무소에서 일하는 뫼르소는 어느 날 양로원에 있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전보를 받고 장례를 치르고 돌아온다. 그는 예전 직장 동료였던 마리를 다시 만나 유쾌한 영화를 보고 해수욕을 즐기며 사랑을 나눈다.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뫼르소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 레이몽과 친해진다. 레이몽은 변심한 애인을 괴롭히려는 계획을 세우고, 뫼르소는 레이몽의 뜻에 이끌려 이 계획에 동참한다.

며칠 후 뫼르소는 레이몽과 함께 해변으로 놀러 갔다가 그들을 미행하던 아랍인들과 마주친다. 그 아랍인들 중에는 레이몽 옛 애인의 오빠가 있다. 싸움이 벌어져 레이몽이 다치고 소동이 마무리되지만 뫼르소는 답답함을 느끼며 시원한 샘으로 간다. 그곳에서 우연히 레이몽을 찌른 아랍인을 다시 만난 뫼르소는 자신도 모르게 품에 있던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는데….


극단 산울림이 연극 <이방인>을 오는 8월 21일부터 9월 16일까지 소극장 산울림 무대에 올린다. 연극 <이방인>은 극단 산울림의 2017년 신작으로 전석매진을 기록하며 많은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작년 초연 당시, 태양을 상징하는 원형 무대를 해변과 주인공의 집, 재판장과 감옥 등 전환 장소에 걸맞게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무미건조한 무채색의 조명들과 클래식 기타선율을 기반으로 한 음악 등을 통해, 원작의 이미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공연에서는 더욱 수정 보완된 무대효과로 극단 산울림만의 원작 이미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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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번 공연에 출연하는 배우들도 주목할 만하다. 작년에 이 작품을 통해 제54회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을 수상하며, 압도적인 ‘뫼르소’ 역할로 극찬을 받았던 전박찬 배우가 또 한 번 뫼르소를 연기한다. 레이몽 외의 역을 맡은 정나진 배우, 초연 때도 출연했던 검사 외의 역의 박윤석 배우, 변호사 외의 역을 맡은 문병주 배우 그리고 마리 외의 역의 강주희 배우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앙상블은 2018년 더욱 탄탄한 호흡으로 극의 완성도를 높일 것이다.

이미 다수의 작품에서도 입증된 연기력과 노련함을 갖춘 다섯 명의 배우들을 통해 관객들은 더욱 생생한 연극 <이방인>의 무대 언어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방인
- L'Étranger -


일자 : 2018.08.21(화) ~ 09.16(일)

시간
평일 20시
주말 15시
월요일 쉼

장소 : 소극장 산울림

티켓가격
전석 40,000원

주최/주관
극단/소극장 산울림

관람연령
만 15세이상

공연시간
105분




문의
극단 산울림
02-334-5915





알베르 카뮈
Albert Ca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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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인간의 정의를 탁월한 통찰과 진지함으로 밝힌 작가."

-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


<이방인>의 저자 알베르 카뮈, 그는 1913년 11월 7일 알제리 몽드비에서 태어났다. 대학시절 연극에 흥미를 가져 직접 배우로서 출연하고, 초기의 작품 《표리(表裏)》(1937)와 《결혼》(1938)에서 그의 시인적 자질을 뚜렷이 보였다. 이때 이미 인간의 조건에 대한 고민, 존재의 부조리성(不條理性) 문제 등을 서정적인 에세이풍으로 서술하였다.

그 후, 카뮈는 1942년 《이방인》을 발표했다. 젊은 무명 작가였던 알베르 카뮈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이 작품은 현실에서 소외되어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이 죽음을 앞두고 비로소 마주하는 실존의 체험을 강렬하게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프랑스인들의 생각을 지배한다는 출판사, 갈리마르에서 매 해 베스트셀러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여전히 부조리함이 가득한 세상 속, 이 같은 사실을 부정하지 않고 직시하면서 삶에 대한 반항과 자유와 열정을 고수하는 그의 철학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의미를 전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알베르 카뮈의 작품이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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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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