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가 음악을 믿는 이유 「맘마미아!2」 [영화]
글 입력 2018.08.20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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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we go again !음악과 함께 한 추억은 쉽게 무뎌지지 않으며, 애써 떠올리지 않아도 생생히 재현된다. 영화에서도 그렇다. 영화의 줄거리는 흐릿할 수 있어도, 장면마다 조용히 흐르던 음악은 아주 선명히 기억될 때가 있다. 영화 <맘마미아>가 개봉한지 벌써 십 년이 지났고, 딱 그 시간만큼 영화에 대한 기억도 희미해졌다. 하지만, ABBA의 음악이 이따금 들려올 때면, 그 장면 장면이 순간적으로 또렷해지곤 한다.<맘마미아>가 돌아왔다. 전편이 가졌던 '음악의 힘'이 이번에도 똑똑히 발현됐다. 어쩌면 뻔한 전개에 진부한 줄거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지극히 평범한 순간도 특별하게 만드는 게 바로 음악이다. 이번 영화가 그랬다. 관객이 다음 내용을 예상할 무렵, 예상치 못한 음악이 등장했고, 그 음악은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를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도와주었다. 뮤지컬 영화를 즐기려면 그만큼의 준비가 필요한 법이다.How can I resist you‘소피’는 ‘도나’의 일기장에서 자신의 아빠일 수도 있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읽게 된다. 그리고 이제, '…'으로 축약된 그 일기장 속 이야기가 십 년 만에 펼쳐진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도나'에게 복잡하고도 알 수 없으며, 말 그대로 영화 같은 세 사랑이 찾아오는 내용이다. 아름다운 바다와 음악으로 무장했지만, 그저 아름답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사랑은 찰나였고, 어찌 됐든 결국 '도나' 곁에 남은 건 '소피'뿐이었다.<맘마미아>는 ‘소피’가 아빠를 찾는 여정을 담아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녀가 진정으로 찾은 건, 아빠가 아니라 그녀의 엄마였다. <맘마미아2>도 비슷하다. 1979년 ‘도나’의 이야기와 2018년 ‘소피’의 이야기가 서로 몹시 닮아있다. 아이를 갖게 된 ‘소피’와 ‘도나’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둘의 관계는 ‘모성애’라는 새로운 키워드로 연결된다. 딸이 누군가의 엄마가 되면서 비로소 그녀의 엄마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Mamma mia !한순간에 찾아온 사랑과 거짓말 같은 우연의 연속 …. 이것이야말로 정말 영화에서나 마주할 수 있는 판타지가 아닐까. 시간이 흘러 이 영화의 내용을 조금은 잊게 된대도, 쉽게 잊히지 않을 것만 같은 몇 가지가 있다. 영화를 수놓은 춤과 노래, 그리고 전경 같은 배경이 되어준 바다와 파도가 그렇다. 훗날 어디선가 익숙한 노래가 들려올 때면, 잠깐 잊고 있던 영화 속 그 장면이 번뜩 떠오를 것이다. 십 년 전, <맘마미아>가 우리에게 그랬던 것처럼.[서연주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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