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클래식 음악 연표, To be continued

글 입력 2018.08.21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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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아저씨에게 연락이 왔다. 어서 택배 받을 준비를 하라는 그 분들의 연락은 언제나 반갑다! 그런데 나한테 올 것이 있었던가? 기억을 더듬어 본다. 하지만 기억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곧 포기한다. 설레는 마음 가득 집으로 가서 포장을 뜯어보니 책이었다. 이름하여 클래식 음악 연표! 이 책은 내 왼손보다 약간 큰 정도로, 책 치고는 아담한 사이즈다. 약 140페이지라 두께도 얇아 들고다니기 좋겠다.

책에 손편지가 하나 따라와있었다. 엽서에 쓴 글씨를 찬찬히 읽어보며, 독자의 사소한 감동까지도 신경써 챙겨주는 엮은이 김동연님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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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고 가벼운 책을 한장한장 넘기면서 (책의 크기 때문인지, 재질 때문인지, 내용 때문인지 이상하게도 더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한 장씩 넘겨보며 읽게 되었다)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초반의 약 30페이지에 달하는 '아카이브' 부분이었다. 페이지마다 한 장의 컬러 사진과 제목 그리고 짤막한 설명이 따를 뿐이지만 서양음악사에서 의미있게 다뤄지는 듯한 그 사진들을 들여다보면서 속에 담긴 시공간을 상상해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나를 그곳으로 데려주는 사진의 힘에 찬사를!

아카이브에서 슈베르트의 즉흥곡 친필 악보 사진을 보면서는 밤중에 방 안의 희미한 불빛 아래 의자에 앉아서 악보를 그려나가던 슈베르트를 상상하게되고, (그가 실제 야행성 작곡가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코트를 입은 채 서서 담배를 물고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푸치니의 사진을 보면서는 그가 그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궁금해졌다.(하지만 알 길이 없지) 여태 이름 몇 자와 음악을 벗어나서는 그 존재를 상상해본 적 없었던 바르톡과 드뷔시와 스트라빈스키가 살아있을 땐 이렇게 생겼었구나, 생각했던 이미지와 전혀 다른 모습들이라 더 흥미롭게 들여다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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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acomo Puccini (1858 - 1924)


짧았던 아카이브 페이지의 마지막을 넘기며 아쉬운 마음을  진정시키며 연표를 보기 시작했다. 연표에서 단연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음악가들의 출생사망. 누군가 태어나고 누군가 죽고, 다시 누군가 태어나면서 끈끈하게 이어져온 클래식 음악의 역사. 마치 꽃이 피었다 지고, 불이 타올랐다가 사그라드는 듯이 살다 간 많은 음악가들과 그들의 삶을 관통한 음악을 이 작은 책의 페이지를 넘기며 조망하는 것은 묘하게 슬픈 일이다.

엮은이는 연표에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가들의 활약도 충실히 담으려 한 느낌이다. 연표를 보며 새롭게 알게 된 이들이 많다! 나와 같은 하늘 아래서 지금도 반짝이며 빛나고 있는 음악가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이 책이 내 관심의 범위를 더 넓힐 수 있도록 도와준 셈이다.

이 책에 기념비가 새겨진 사람들 외에도 클래식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높은 산봉우리가 있으려면 넓은 산자락이 필요하다는 구절을 얼마 전 '음악 본능'이라는 책에서 읽었다. 500년이 넘는 시간동안 클래식의 세계에서 수많은 위인들이 반짝일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음악을 반기고 즐기며 행복해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왔기 때문일 것이다. 클래식에 대한 탄탄한 관심의 토대 위에서 이 음악 연표가 더욱 풍성하게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클래식 음악 연표
- 1500년부터 현대까지 -


엮은이 : 김동연

펴낸곳 : 프란츠

분야
예술 > 음악

규격
110x180mm

쪽 수 : 140쪽

발행일
2018년 6월 29일

정가 : 9,500원

ISBN
979-11-959499-6-0(03670)




문의
프란츠
02-455-8442





[하수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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