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한국의 문화 공룡 CJ에 대해 아시나요? [문화전반]

글 입력 2018.08.2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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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어느 자취생이 잠에서 깨어났다.

밥 해먹기 귀찮아, 전자레인지에 돌린 햇반을 먹으며 TV를 켰다. tvN에서 스튜디오 드래곤이 제작한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보다가 반찬이 밍밍해서 백설 설탕을 뿌렸다.

초인종 소리가 들리고, 대한통운 기사 분에게서 택배를 받았다. 김비서가 끝나 무엇을 마저 볼까 하다가 채널을 돌려 몇 년 전 유행했던 ‘베테랑’을 튼다.


평범한 주말 아침 속에 숨은 CJ의 흔적은 얼마나 될까? 의도한 PPL 대로 위에서 언급된 모든 회사명, 콘텐츠명, 브랜드명은 모두 CJ의 계열사들과 관련이 있다. 이미 대기업들의 문어발 확장에 여기저기서 비슷한 로고를 보는 것이 익숙한 한국 소비자들에게 CJ는 방향을 바꿔 일상 속으로 침투한다.

어느 날부터인가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 대기업이 된 CJ가 추구하는 문화는 무엇일까?

문화라고 하면 클래식 같은 고급문화가 곧바로 떠오르지만, 그것은 아주 좁은 범위에 속한 것이다. 영국의 인류학자인 에드워드 타일러는 1871년에 문화에 대해 명확한 학술적 정의를 시도하였다.

“문화는 지식, 신앙, 예술, 도덕, 법률, 관습, 그리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간이 학습한 여타 모든 능력과 습관들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총체이다.”

우리가 인간 사회에서 고립되어 홀로 살아가지 않는 이상, 태어나는 순간부터 어떤 체계에 속한다. 그것으로부터 밥 먹는 법, 예의를 차리는 법, 수학 및 과학적 지식, 작품을 감상하는 법 등을 배우고 성장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체화한다.

CJ는 총체적인 인간 문화의 한국 문화라는 영역에서 자신만의 문화집합을 구축했다. CJ 음식과 유통과 인프라와 콘텐츠로 이어지는 여기저기 얽혀있고 긴 줄기를 말이다. 이들은 전쟁 후 척박한 땅에서 설탕제조회사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대표적인 한국의 문화기업 중 하나이다. 디즈니처럼 화려하진 않아도 소소한 일상 속에서 소비자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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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ONLYONE 제품과 서비스로
최고의 가치를 창출하여
국가사회에 기여한다.

비전
건강, 즐거움, 편리를 창조하는
글로벌 생활문화기업

핵심가치
인재, ONLYONE, 상생


CJ 브랜드들을 모두 접해본 것은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들은 하나같이 특징이 뚜렷하다. 미션에서 추구하는 바대로, 이곳만의 익숙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이 있다. 프랜차이즈 카페를 가고 싶다면 디저트가 맛있는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 ‘투썸 플레이스’를 선택하고 만두가 먹고 싶을 때 ‘비비고 새우만두’를 고른다. 드라마는 말할 것도 없다. 요즘 드라마 제작사들이 제일 먼저 문을 두드리는 곳이 지상파가 아니라 tvN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인재를 채용할 때의 캐치 프레이즈는 “당신이 문화를 만듭니다.”이다. 이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사람 설레게 하는 말인 것은 확실하다. 내가 한국의 문화를 만들고 선도하며 그 결과물을 나의 지인들이 누리는 것이다. (엄청난 임직원 할인율은 말할 것도 없다.)


유통 쪽을 제외한 확장의 역사는 다음과 같다.

1953년 제조업 제일제당공업 주식회사
(국내 최초 설탕 생산 -> 밀가루 생산 -> 조미료 생산)
1995년 엔터테인먼트&미디어사업 진출
1996년 CGV 설립 및 멀티플렉스사업 진출
1997년 음악방송 케이블TV Mnet 인수
1999년 헬스&뷰티스토어 올리브영 1호점 개점

2000년 CJ엔터테인먼트 설립, 39쇼핑 인수(현 CJ 오쇼핑)
2002년 CJ 미디어 출범
2003년 공연사업 진출
2006년 CJ 문화재단 설립, 종합오락채널 tvN 개국
2007년 CJ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2011년 CJ E&M 출범
2016년 CJ E&M 드라마 전문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 설립
2018년 CJ E&M과 CJ 오쇼핑 합병, CJENM 출범


어린 시절부터 부엌 한편에 있었던 고향의 맛 다시다와 백설 설탕, 놀러갈 때 꼭 챙기는 햇반은 CJ의 시작과도 같다. 요즘은 잠잠한 가정 소매시장 대신, 가지고 있는 푸드 브랜드들을 도시락과 가정간편식 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작년부터는 사내 구조개편이 줄줄이 이어지고, 제일제당 측에서는 미국 냉동식품 업체와 큰 규모의 인수합병을 준비하는 등 다시 도약할 준비 중이다.

우리가 CJ를 문화기업이라고 인식하게 해준 tvN 채널, Mnet, CGV, CJ 엔터테인먼트 외에도 CJ가 열심히 활동 중인 CSV 영역이 있으니..

바로 CJ 문화재단이다.


업로드용cj문화재단.png
 

미션
문화산업의 저변확대 및
문화생태계 조성을 위해
대중문화 소외 영역에서
문화키움과 문화나눔 실천

비전
젊은 창작자들의 꿈을 함께 실현하여
문화산업의 미래를 만드는 대표 문화재단


주로 후원을 목표로 하는 곳으로 일반인들에게 자주 노출되는 재단명은 아니지만 2006년부터 꾸준히 음악, 영화, 공연 분야에서 창작자들을 지원한다. 이런 후원 재단으로 대중들에게 가장 익숙한 곳은 KT&G가 있다. 최근에 본 연극 ‘집에 사는 몬스터’가 아니었다면 CJ에서 이곳을 운영하는지도 몰랐던 것을 생각해보면 후원 프로그램이나 재단활동을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지는 않는 것 같다.


지원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튠업(TUNE UP)
음악 부문 지원 프로그램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총 112명의 뮤지션을 선정하여 27개 앨범을 제작지원

스테이지업(STAGE UP)
공연 부문 지원 프로그램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총 92명의 뮤지컬·연극 창작자를 발굴, 육성하였으며 48개 작품의 제작지원

스토리업(STORY UP)
스토리텔러 지원 프로그램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총 94명의 창작자를 지원하였으며 극영화·다큐멘터리 총 7편의 작품이 극장개봉





CJ 그룹이 여러 분야로 확장한 만큼 다 다루기는 어려워 ‘문화’라는 키워드로 살펴보았다. 언젠가 이 기업에 대해, 저번에 잠깐 말했던 카카오와의 협업이나 넷플릭스에 대한 견제, 식품업 확장과 영화산업 점령 등 다른 주제로 다시 다뤄보고 싶다.


[배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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