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60분간의 짜릿한 두뇌 게임, 방탈출 [기타]

60분간 펼쳐지는 특별한 몰입의 경험

글 입력 2018.08.26 22:35

tvn에서 방영 중인 ‘대탈출’은 방송 최초의 ‘방탈출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매 회차마다 사설 도박장, 폐병원, 유전자 은행, 귀곡산장 등으로 다양하게 꾸며진 초대형 밀실에 갇힌 멤버들이 문제를 해결하며 탈출의 단서를 얻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 공간에서의 탈출을 위해 멤버들은 주변 사물을 건드려 보고 숨겨진 암호를 찾아내며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해나가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신기한 장치와 공간에 얽힌 비밀, 실감나는 인테리어 등은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사실 방탈출 문화는 대탈출 이전에도 수많은 방탈출카페와 마니아층을 토대로 성장해왔다. 대탈출 프로그램만큼의 스케일은 아니겠지만, 우리 주변에서도 양질의 인테리어와 스토리, 연출력 등을 고루 갖춘 고퀄리티 방탈출 테마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방탈출 문화는 이제 단순한 유흥거리가 아니라, 하나의 서사를 위해 영화 같은 연출, 상상을 뛰어넘는 신기한 장치들을 도입하며 플레이어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선물하는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방탈출의 매력 포인트 셋

1. 문제 풀이

방탈출은 메인 이벤트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보통 ‘문제’라고 하면 수학 문제나 수수께끼만을 상상하기 쉽지만, 방탈출 콘텐츠 안에서의 문제는 그 방만이 가진 스토리의 일부이다. 문제를 해결하여 나온 답이 그 다음 문제를 푸는 단서가 되고, 그 단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그 방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방탈출의 문제는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한다. 단순한 수수께끼부터 논리, 추리 문제, 몸을 이리 저리 움직여 가며 푸는 문제, 협동해서 푸는 문제 등 그 테마에 가장 걸맞은 방식의 문제들이 있으며 답을 입력하는 방식도 자물쇠를 맞추는 방식, 전자식 입력 방식, 인테리어의 일부처럼 되어 있는 장치를 작동시키는 방식까지 다양하다.

플레이어는 이처럼 공간에 맞게 짜인 문제들을 해결하며 그 공간이 가진 서사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된다. 모든 지식과 감각을 총동원하여 문제를 풀어나가는 즐거움과 문제를 통해 그 방이 가진 비밀을 파헤치는 흥미로운 경험. 방탈출만의 특별한 첫 번째 매력 포인트이다.

2. 체험형 콘텐츠

킹스맨과 해리포터를 컨셉으로 한 방탈출 테마

방탈출은 플레이어가 60분간 직접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체험형 콘텐츠로, 영화에서는 영상으로, 책에서는 텍스트로 구현되던 하나의 스토리, 즉 가상현실을 인테리어와 장치를 통해 현실로 이끌어낸다. 실제로 방탈출 테마 중에는 킹스맨, 해리 포터 등의 영화를 토대로 만든 테마가 있는데, 이 방 안에는 영화 속에 나오던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장치와 인테리어를 통해 실제로 구현되어 있다. 60분간 방 안의 모든 요소를 직접 만져보고 작동시켜 보면서 색다른 몰입감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 방탈출만의 특별한 두 번째 매력 포인트이다.

3. 다양한 콘텐츠

다양한 컨셉의 방탈출 테마

‘대탈출’에도 매주 새로운 컨셉의 장소가 등장하는 것처럼, 방탈출에는 정말 수많은 종류의 콘텐츠가 있다. 테마의 장르만 해도 공포, 스릴러, SF, 멜로, 코믹 테마 등으로 많고, 문제의 난이도와 유형, 답 입력 방식과 방의 개수까지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개인의 취향에 맞추어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아주 많으며, 지금도 새로운 유형의 방탈출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비슷한 스토리더라도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테마가 되기도 하고, 인테리어가 비슷하더라도 문제에 각기 다른 스토리를 녹여낼 수 있는 방탈출의 특성 덕분에 플레이어들은 방탈출을 한 번 할 때마다 색다른 경험을 해볼 수 있다. 방탈출에서 느낄 수 있는, 세 번째 매력 포인트이다.

방탈출 선택, 어떻게 할까?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방탈출 테마는 정말 수도 없이 많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인기가 많은 테마를 예약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아무리 인기가 많은 테마라도 내 취향에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내 취향에 맞는 좋은 테마를 고르기 위해 미리 고려해보면 좋을 요소들을 몇 가지 소개한다.

난이도

가장 기본적으로 고려해보아야 할 요소이다. 아무리 좋은 테마라도 자신의 실력에 비해 난이도가 너무 낮거나 높다면 그 방탈출을 온전히 즐기기 어려울 것이다. 사람들의 후기와 방탈출 카페에 표시되어 있는 자체 난이도를 고려하여 적절한 난이도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포도

방 안이 아무리 무섭더라도 곳곳을 자세하게 관찰하고 이것저것 만져봐야 하는 방탈출의 특성 때문에, 무턱대고 공포도가 높은 테마에 도전했다가 아예 진행하지 못하거나 중도 포기를 선언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겁이 많다면 상대적으로 공포도가 약한 테마에 먼저 도전하거나, 겁이 없는 사람을 일행으로 섭외해서 가보도록 하자.

인테리어

인테리어는 방탈출 서사를 구현해놓은 공간 자체이다. 아무리 스토리가 좋더라도, 이것을 구현해놓은 인테리어가 실감 나지 않는다면 몰입도는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적절한 소품과 공간 배치를 통해 서사를 인테리어에 잘 녹여내는 것은 방탈출의 질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문제 유형

넌센스나 수수께끼가 주가 되는 방이 있는 반면 수리 문제, 암산 문제가 많은 방이 있고, 추리 능력을 주로 요하는 문제가 많은 방도 있다. 아무리 난이도가 쉽더라도 나와 문제 유형이 맞지 않으면 어렵거나 재미없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쉬운 난이도를 실패했다고 해서 너무 낙심하지 말자.

방탈출 문화는 문제와 연출, 인테리어, 장치 등의 다양한 요소들을 통해 제작자의 의도를 전달하는 복합 문화 콘텐츠이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60분간의 짜릿한 두뇌 게임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이번 주말 방탈출 약속을 잡아 보는 것은 어떨까.

[황혜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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