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캐나다] 우리와 다른 '여유의 문화'

글 입력 2018.08.30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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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의 '나' = 한국에서의 '나'

캐나다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끝내고, 한국에 돌아왔다. 작년 7월 캐나다 공항에서 부터 느꼈던 설렘, 신기함 이러한 감정의 과정이 모두 지나쳐 이곳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이제서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나에게 워킹 홀리데이가 아닌, 그냥 ‘캐나다’라는 곳의 좋은 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여유’이다.

한국에 있을 때는 계속 다음에 해야 할 일을 생각했다. 쉽게 생각하면 이런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하면 뭐하지? 대학 졸업하면 뭐하지? 퇴사하면 뭐하지? 심지어 밥 먹고 뭐하지? 이런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이곳에 와서 한 동안 큰 걱정 없이 살았다. 나의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분명 다른 부분으로 힘든 점이 있지만 한국처럼 앞으로의 한 시간, 오늘 저녁, 내일의 할 일을 걱정하지 않는다.


한국에서의 ‘나’는
걱정이 많은 삶을 살았다.


하루하루가 고민이었고 나중에는 미래를 고민하는 것도 나에게 하나의 즐거움이 되었던 날들이 있었다.

대부분 한국의 20대는 이럴 것이라 생각된다. 불과 1년 전의 나는 ‘걱정 없는 삶을 살면 행복할까?’ 라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걱정’은 일상의 소소한 걱정들이 아닌 ‘극치의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걱정’이다.



나 ≠ 여유로운 그들의 삶

처음 캐나다를 왔을 때, 이들은 정말 걱정 없이 사는 사람들 같았다. 이곳은 복지국가이고, 시민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복지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소득에 따라 복지혜택과 세금감면이 각기 다르지만 한국에 비해 많은 사람이 평등하게 살아가고 있다.

복지는 ‘캐나다 시민’을 위한 혜택이기 때문에 나와 같은 외국인에게는 다른 세상이야기일 수 밖에 없다. 작년 여름, 하루에 4시간씩 파트타임을 했을 때 내가 받았던 급여보다 홈리스가 정부에서 지원받는 돈이 더욱 많았으니 말 다했다. (그렇지만, 외국인이 갖고 있는 워킹 비자로 받을 수 있는 복지혜택이 몇몇 있다. 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음에 담아보도록 하겠다.)

여하튼 이들은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없으니 하루하루 여유롭게 사는 것처럼 보여졌다. 오후 4시면 대부분의 회사가 끝나고, 모두 오후 시간을 온전히 나만의 시간, 가족과의 시간으로 보낸다. 그렇기에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여유’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겨울이 긴 캐나다는 날씨가 조금이라도 좋아지면 짧게 2주, 길게는 한 달을 넘게 캠핑을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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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한 순간, 한 순간을 즐기는 모습을 다양한 상황 속에서 느낄 수 있다.

한국에서 나는 이러한 모습을 본 적이 없으니 당연히 이들은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구나, 한국과 다르구나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알았다. 어떻게 사람이 삶을 살아가는데 걱정이 없을 수가 있나, 이곳 또한 사람 사는 곳. 모두 걱정을 안고 살고 있었다. 내가 만나 본 캐네디언들은 대부분 ‘돈’에 대한 걱정, 일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 경기가 조금이라도 안 좋아지면 많은 노동자가 Lay Off를 당하고, 근무일수가 줄어들곤 하니까.



똑같이 사람사는 곳


그냥,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무엇을 우선순위로 두는가의 차이였다.


내가 바라본 한국사회는 회사를 위해, 무언가의 발전을 위해 개인의 삶을 포기하고 더욱 노력하고 이것에 대한 성과로써 개인의 삶을 보장받는 사회이다. 그러나 캐나다는 개인의 삶이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한 순간을 자신 혹은 가족을 위해 돈과 시간을 쓰는 것이고, 자신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었다.

이 차이를 크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 ‘경제관념’ 일 것 같다. Saving에 대한 개념이 우리와 많이 다르다고 해야 할까? 스무살부터 나는 조금이라도 돈이 생기면 계좌에 돈을 넣어두거나 통장에 돈이 넉넉히 없으면 불안했다. 나처럼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한국 대학생들이 통장에 여윳돈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된다.

캐나다의 30대 초반까지? 아니면 2030세대? 라고 말을 해야 할까? Saving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대부분의 젊은 세대는 한 순간을 위해 돈을 써버리는 것에 대해 거리낌이 없다. 그러곤 나중에 다가올 bills을 걱정한다. (당연히 모든 사람이 이렇게 사는 것은 아니지만, 꽤나 보편적인 상황이다.) 처음에는 이 부분을 대수롭게 넘겼지만, 꽤나 많은 사람이 이렇게 살아가는 것을 보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대책 없이 사는 모습이 답답했다고 해야 할까?

나는 ‘당장 내가 먹고 싶은 것, 놀고 싶은 것 등 여가생활에 돈을 쓰는 것보다 내가 이번 달 내야하는 bill을 걱정 하는 것이 당연하잖아? 특히 외국 애들은 독립도 일찍하고..’ 이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

미국 시트콤<프렌즈>에서 이것과 관련한 대사가 있었다. 챈들러가 룸메이트 조이에게 했던 말이었다. ‘우리 아직 29살밖에 안됬는데, Saving 할 필요가 있어!?’ 라고 하는데, 나는 이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알기에 이 장면이 나왔을 때 ‘정말 나와 다른 그들의 라이프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들은 순간의 여유를 통해서
나보다 더 많은 감정들을
느끼고, 즐겼을 것이다.


내가 앞으로의 일들을 걱정하고 순간을 즐기지 못하고 있을 때, 그들은 나보다 몇 배로 행복하고 그 순간의 모든 것을 좋은 기억으로 남겨둘 것이다. 나는 그들처럼 삶의 한 순간을 즐기지 못했고, 이후에 꼭 필요한 곳에 돈을 쓰면서도 그 만큼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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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준과 그들의 기준, 무엇이 옳다고 말할 수 없다. 부러우면서 그렇게 하지 못하는 답답한 내 모습을 발견할 때도 있다. 우리는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무엇이 내 삶에 있어 먼저인지 우선순위를 다르게 설정 했을 뿐이고, 자신의 기준에 맞게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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